55. 출판 콘텐츠의 발전을 위한 제언 (392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5. 26. 13:31

전자책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전자책은 출판시장에서 종이책과의 대칭 관점에서 논의되고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으로 촉발된 디지털과 모바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출판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에서 발생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와는 거리가 있다. 영미권 출판시장의 강세는 전자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언어권은 종이책이 80~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책은 생산 단계에서 지식과 감성이 정제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소리와 영상과는 달리 텍스트는 직관성뿐만 아니라 상상력까지 연결된다. 소비 단계로 말할 수 있는 독서 활동도 듣거나 보는 활동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다. 출판이 가진 기본적인 속성은 기술의 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 

물론, 종이책 편집과 제작에 있어서 디지털 기술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절감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이펍(ePub)3, 앱북, 클라우드, N스크린, HTML5 증강현실 적용 등 출판의 형태로 제작된 거의 모든 것을 전자책으로 구현하고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산업적 관점에서 전자책의 더딘 성장세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종이책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전반적인 출판시장의 침체와 축소는 다른 미디어와 콘텐츠의 경쟁에서 비롯되었다. 생산은 평균치를 이어가지만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10~20대 소비층의 축소는 다가올 출판시장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렇다고,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앞으로 자라날 세대는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맞을까? 예단하기 어려운 주제다.


일상화된 스마트 시대, 독자의 변화에 주목하자 

디지털 환경에 더욱 익숙한 세대지만, 독서에 있어서 그들이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찾을 것이라는 확신은 쉽지 않다. 독서력의 부족함으로 단편적인 지식 습득에 치우치고, 사색의 깊이가 부족함을 탓한다. 독서만이 그 모든 것으로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과도한 생각이다. 하지만, 출판의 근본적인 가치와 속성에 주목해보면 디지털 시대에 전자책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편집을 통해 가독성을 최대한 높인 텍스트의 품질은 각종 멀티미디어를 결합을 통해 다양한 이용층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 종이와 비종이를 넘나들면서 출판 콘텐츠를 이용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독서는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영역에서 이러한 하이브리드형 독서에 적합한 콘텐츠 기획과 제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단순하게 종이책을 전자책의 형태로 변환시켜 유통하는 것은 매력도에서 떨어진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큰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의미다. 종이책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거라는 생각으로 동일한 타이틀의 전자책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전략은 출판사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새로운 출판 콘텐츠 기획이 필요하다. 

전자책은 플랫폼을 통해서 콘텐츠와 디바이스가 결합되어 독서활동을 완성시키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플랫폼은 콘텐츠와 독자를 이어주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종이책은 대부분 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가능했지만, 전자책은 좀 더 복잡해졌다. 서점 외에 전자책 전문 유통사와 앱스토어 등 접점의 다양성과 특수성이 교차한다. 독자들은 스마트해지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에 대해 수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우선,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격비교와 OS 환경을 통해 자신에 편리한 전자책 포맷을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검색과 커뮤니티를 통해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골라낼 수 있다. 학습 교재가 아니면 대부분 충동구매의 형태를 많이 보인다. 전자책은 종이책대비 저렴한 가격대, 짧은 시간 내 구입과 이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킬링타임용 콘텐츠를 중심으로 충동구매의 양상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아마존 킨들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자책의 평균 가격대는 3~5달러 사이다. 베스트셀러 중 약 30%는 1시간 내에 완독할 수 있는 분량으로 전자책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 수 있는 결과다.

종이책처럼 헤비리더는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독가는 이미 독서 습관이 몸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에서 일상에서 책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자책도 함께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헤비리더가 자주 이용하는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인 이리더(e-Reader)의 판매량과 이용률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각종 지표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책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1인 1디바이스'의 시대는 모든 기기의 기능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이와 연결된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은 유용성이 더 높아졌다. 전자책 읽기에 집중된 이리더(e-Reader)는 또 하나의 불편한 디바이스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다. 

헤비리더층의 약해지면서 이리더(e-Reader)의 인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과 코보 이외에 대부분의 이리더(e-Reader) 메이커들은 시장 철수 또는 축소했다. 아마존과 코보도 기존 이용자가 재구매하거나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자책 독자들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을 콘텐츠 생산자와 유통사는 주목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일상에서 거의 매일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미디어와 콘텐츠 이용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밴드 등 SNS 이용, 사진찍기, 웹서핑, 모바일 쇼핑, 모바일 게임, 동영상 시청 등 사람들의 지식문화 소비와 공유 활동의 대부분도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과연 출판 콘텐츠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어떻게 들어가야할 것인가?


출판 콘텐츠, 스마트한 기획이 승부수다 

최근 언론사와 포털사를 중심으로 카드형 기사가 인기를 얻고 있다. 내러티브 관점에서 텍스트가 많은 분량이지만, 핵심 문장과 연관성이 높은 이미지를 결합한 디자인으로 3~5분 내에 이해할 수 있다. 시사성이 높은 주제에 대해 큐레이팅 방식으로 카드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문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다수의 출판사에서 책의 특정 문장과 이미지를 한 장으로 만든 모바일 향(向)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었지만 텍스트를 읽는 시간은 더 많아지고 있다. 분량과 깊이가 문제지만, 그 부분은 시대사적 관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책과 독서를 통해서만 사색의 깊이와 창조적 상상력이 만들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책은 오랫동안 인류의 지성과 심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온 최상의 매체인 것은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근거해서 접근 방식의 차이와 변화에 대해 출판 콘텐츠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시대를 주도하는 키워드를 뽑아내야 한다. 거시적인 아젠다를 논하는 출판은 이제 방송과 언론 매체를 통해 보다 빠르고 밀도있는 콘텐츠에 밀리고 있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는 학술출판 관점에서 상업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산업적으로 이런 부분은 공공과 기업의 도서관에서 기본적인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는 구입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양질의 출판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는 것은 가볍고 무거운 주제를 넘나들 수 있는 경험의 축적에서 시작된다. 가볍다고 해서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념은 버려야 한다. 디지털 독자들에게 가벼운 것은 관심을 집중시키는 1차적인 매력을 만들어준다. 짧은 분량에 미시적인 키워드를 완성도있게 만드는 힘을 갖추는 역량이 디지털 출판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더불어, 좋은 기획을 디지털 출판 기술과 접목할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출판기획 및 편집자가 전자책을 만들고 유통하는 것까지 전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 권장하고 싶은 구조가 아니다. 이 부분은 해당 전문 회사 또는 전문가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시키고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유통과 연결된 마케팅 활동에 있어서도 저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채널에 집중해야한다. 대부분 SNS와 유통 스토어의 광고면을 활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디지털 사업에 있어서 콘텐츠 오너십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네트워크는 저자와 출판사의 독자 접근성을 매우 간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기술적 접근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최근 2~3년 전부터 글로벌 대형 출판사들은 독자를 대상으로 직접 출판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과연 우리 출판사의 책은 어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제 구입하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아주 중요한 사항이다. 

그동안 유통은 서점과 전문 스토어를 가진 곳을 통해서만 가능했기 때문에 고객(독자)의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출판사는 독자를 직접 만나고 그들의 관심사를 수집해서 새로운 기획에 반영해야 한다. 한번이라도 커뮤니케이션을 한 독자라면 지속적인 관계성을 만드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오프라인 기반보다 훨씬 편리하고 비용대비 효과도 높다. 전자책은 이러한 관계 구축에 좋은 매개체가 된다. 정식 출간 전, 독자의 사전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축약본을 전자책으로 보낼 수 있다. 전자책 전용으로 제작해서 커뮤니티를 맺은 독자들에겐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도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인 커뮤니티 채널로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를 많이 활용하지만 든든한 기초는 자체 홈페이지를 권하고 싶다. 

물론,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생각되는 전용 블로그는 필수적으로 개설하는 것이 좋다. 최근 펭귄랜덤하우스의 홈페이지가 재구축되었다. 자사의 출판물과 작가 소개공간이 중심 카테고리인데 무엇보다 모바일 향으로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만든게 인상적이었다. 책 소개와 저자 인터뷰도 동영상 기반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기존의 서점과 콘텐츠 스토어에서 접할 수 없는 내부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서 커뮤니티의 만족도와 독자의 로열티는 올라갈 것이다. 

최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신조사(新潮社)와 함께 '무라카미 씨의 거처(www.welluneednt.com)'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라카미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고민, 사회 문제, 고양이, 야구 등 갖가지 질문이 쏟아졌으며 그 수는 지난 총 4만 여건에 달한다. 그는 질문들을 모두 읽은 뒤 이 가운데 몇 개를 직접 선정해 답변을 해왔다. 독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면서 사이트는 개설 3개월 반 만에 조회수 1억 건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오고 간 독자와 하루키 간의 질문과 답변으로 400~500개가 엄선해서 전자책과 종이책을 오는 7월에 출간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에 출판사와 저자의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 효과 외에 새로운 콘텐츠 기획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 


상업적 관점에서 벗어나 전자책은 세상을 바꾸는 노력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5월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저소득층의 교육기회 확대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DC 빈민가인 애너코스티어 공립도서관에서 이 지역 중학생들과 교육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얘기를 소개하면서 ‘커넥티드(ConnectED)’ 구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커넥티드는 미국 학생의 99%가 초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찬 교육 프로젝트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중학생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주요 도서관과 출판사들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 상당의 무료 전자책을 제공하고, 학생 1인당 도서관 카드를 하나씩 갖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모두 커넥티드 구상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살든, 소득이 얼마인지에 관계없이 세계의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전자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지식의 보편성을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멀리 그리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다. 자선단체인 월드리더(www.worldreader.org)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50개 이상의 후진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전자책 독서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 펭귄랜덤하우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작가들이 월드리더의 의미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의 성장 속도에만 매몰된다면 볼 수 없는 큰 시대적 흐름이다. 보다 건강한 출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전자책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생각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출판 콘텐츠를 만들고, 사고, 보고하는 모든 활동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필자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 총 55회 동안 <세계 전자책 시장 읽기>를 연재하면서 매주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책 시장의 현장과 의미를 짚어왔습니다. 거의 대부분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전달하면서 앞서가는 이야기와 성과들을 부러워했고, 실패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성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만 2년이 넘는 연재 기간을 통해 많은 공부와 단련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단행본(『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출간이라는 소중한 이정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혹시 그동안 필자의 연재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면 해량을 부탁드립니다. 매 호마다 한국 출판의 최전선을 이끌어가는 <기획회의>의 모든 관계자분들과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



posted by 류영호

51. 모바일 환경과 스낵컬쳐의 시대 (388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5. 26. 13:23

최근 해외 대형 출판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 2014년 4분기 전자책 매출은 하락하고 총 이익도 마찬가지다. 전년대비 사이먼앤슈스터(Simon&Schuster)는 5.6%, 펭귄랜덤하우스(Penguin Random House)는 12% 줄어 들었다.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종이책이 없었고, 전자책의 판매 부족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2007년 아마존 킨들 출시 이후 전자책 매출액은 매년 거의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과 미디어 매체들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 전자책이 종이책 시장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대형 출판사의 전자책 판매가 정체되면서 하드커버와 페이퍼백은 여전히 지배적인 판매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2013년 미국의 전자책 매출 성장률은 한자리 수로 둔화되었다. 

종이책이 있는 전자책은 평균 판매가가 하드커버보다 저렴하고 페이퍼백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나의 '포맷 전쟁'으로 비유되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시장점유율 비교는 정작 독자들에게는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 독자들은 종이가 아닌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더 많은 책과 독서 편의성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책과 전자책이 함께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전자책 시장의 축소 현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전자책은 모바일 시대가 일반화되면서 성장 잠재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물론, 게임, 비디오 등 타분야의 디지털 콘텐츠와 치열한 경쟁구도에 있다는 점은 그만큼 양립되면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이 촉발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국내·외를 불문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e-리더 등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률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1년 24%에 불과하던 스마트폰 보급율은 2014년 80%에 이르고, 2014년 9월 기준 한국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19분으로 2012년 3월, 91분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콘텐츠 생태계의 특성상 디바이스는 다양한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성장 요인을 차지한다. 종이가 아닌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한 읽기와 쓰기의 변화는 그만큼 전자책과 각종 디지털 콘텐츠의 성장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 패턴

매년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기 위한 사업 모델 수립과 시도는 매일 일어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Mobile contents)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하여 휴대용 디바이스로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이러한 모바일 콘텐츠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모바일 기기로 전송이 가능한 콘텐츠를 의미하며,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형태로 포맷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모바일 중심으로 인프라가 급속하게 구축되고 있다. 그 영향으로 고정된 장소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던 개인의 콘텐츠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실제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속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지식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용자에게 수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모델을 통해서 모바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기술 구현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출판, 음악, 교육,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획자들은 획기적인 기술 플랫폼 기반하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자책과 연결된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이 각광받는 이유는 독자가 작가의 경험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도 그대로 연결되는 사항이다. 일반 소비자가 콘텐츠의 생산자로 등장하고 유통하는 역할까지 확장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공간은 SNS(Social Network Service)다. 직접적으로 콘텐츠를 사고파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리하게 공유하고 있다. SNS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이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면서 거래 또는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전자책으로 제작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이슈화가 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상업적인 관점은 배제하더라도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는 소수에서 다수로의 파급 속도가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사업자 관점에서 이러한 모바일 플랫폼의 콘텐츠 유통력 확대는 경쟁의 심화를 불러왔다. 국내의 경우,  주요 포털사들이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출시하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대형 포털 사이트는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연결시키면서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는 디지털화, 모바일 기반, 융복합화로 요약할 수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도서, 신문, 만화, 음악, 게임, 방송, 지식정보 등 콘텐츠 이용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이와 연계되어 콘텐츠의 유통 행태 또한 이에 맞춰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의 변화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모바일 콘텐츠 트렌드의 변화는 프로슈머(Prosumer)적 성향이 강해지는 소비자로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 이용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 스카우트와 킥스타터의 크라우드 펀딩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들이 콘텐츠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다. 콘텐츠 생산에 있어 소비자들의 경험과 의견 반영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에 따라 콘텐츠의 다운로드 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언제(Any Time), 어디서나(Any where), 어떠한 디바이스(Any Device), 어떠한 네트워크(Any Network)인지 관계없이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Any Service/Contents)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확대될 것으로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디바이스, 플랫폼 등 인프라의 발전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디바이스별, 기능별로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스낵컬쳐의 시대

스마트폰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콘텐츠 소비 수단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은 각자의 이용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스낵컬쳐(Snack Culture)라는 키워드가 모바일 시대에 각광받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15분 내외의 짧은 시간동안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세태를 뜻하는 스낵컬쳐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웹공연 등 웹 콘텐츠 시장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원래는 문화생활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현대들이 지하철역, 병원 등에서 이뤄지는 작은 음악회, 직장인의 점심시간 등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이나 레포츠에서 시작된 단어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일상화되면서 스낵컬쳐의 개념은 확장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기의 기능을 넘어서 항상 손에 가지고 다니는 커뮤니케이션 및 상거래가 가능한 최상의 디바이스다. 이렇게 모바일 디바이스로 인해 우리의 문화 생활을 즐기는 방식과 콘텐츠의 형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면, 스낵컬쳐 시대를 대표하는 웹콘텐츠를 살펴보자. 우선 웹툰(Webtoon)은 단순히 기존의 출판 만화를 스캔해서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터넷을 통해 만화를 보는데 목적을 두고 제작된 만화다. 작가와 독자의 소통이 직접적이고 가까워지면서 독자의 취향이나 의견이 작품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기존의 만화와는 다른 시장을 만들었다. 웹툰은 모바일 환경에서 쉽고 간단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다. 그만큼 모바일에서 공유가 빠른 점도 웹툰의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웹툰 시장을 개척한 포털 사이트는 트래픽과 상관성이 높아서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OSMU(One Source Multi Use) 관점에서 종이책 출간, 드라마, 영화, 연극 제작 등 부가가치를 확장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윤태호 작가의 <미생>,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등이 있다. 국내 포털사와 레진코믹스 등 웹툰 전문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웹툰 독자 확보를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으며,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콘텐츠가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킬링타임용으로 선호되면서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간편하게 읽는 소설이라는 관점에서 웹소설도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종이책으로 출판된 책을 컴퓨터나 모바일로 그대로 변환한 전자책 형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읽기 좋은 소재와 분량으로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형태로 만든 콘텐츠로 웹콘텐츠와 전자책의 중간 단계로 볼 수도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스마트폰이나 디바이스를 통해 독서하는 경향이 있는 전자책은 장르 문학처럼 가볍게 읽기 쉬운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웹소설의 대부분은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장르 문학이 차지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웹소설에 일러스트 또는 웹툰이 적절하게 배합된 ‘웹툰 소설’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도 융복합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콘텐츠의 영역은 기존에 종이 위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것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스낵컬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콘텐츠로 웹드라마(Webdrama)가 급부상했다. 드라마도 짧고 즐겁게 시청하려는 청장년층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과 와이파이 환경 덕분에 대용량의 파일을 저장하지 않아도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미니 드라마’라고도 불리는 웹드라마는 출퇴근길에 손쉽게 볼 수 있는 10분 이내의 분량에 평균 5회에서 6회 정도로 구성된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고 TV가 아닌 웹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대들의 사랑과 취업, 일상을 다룬 문제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SF 장르까지 기존 TV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아마존, 넷플릭스 등 드라마 제작 및 방송과는 거리가 먼 사업자들이 웹드라마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드라마 대본 작가와 프로듀서, 배우들을 섭외해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시리즈 형태로 구성해서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을 자사의 플랫폼에 방문하고 콘텐츠 구입을 유도한다. 모바일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융복합 구조를 그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다음카카오와 KBS의 웹드라마 사업 제휴는 유통과 제작사의 강점을 결합해서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양한 주제와 포맷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포털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 확보와 구성 능력은 웹 콘텐츠에서 핵심적인 성공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형태가 많이 제작되고 소비되면서 사람들의 성향도 ‘스낵컬쳐’형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책을 멀리하는 이유도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에 해당되는 독서 현상이다. 그렇다면, 우리 출판계가 모바일 환경과 스낵컬쳐 시대를 주도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문자와 이미지의 편집을 통해 스토리의 원천을 발굴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웹 콘텐츠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제작 기술과 형태다. 결국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스토리는 모바일 콘텐츠 시대에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이다. 종이에만 한정하지 않고 확장성을 감안한 콘텐츠 기획 역량을 갖춘다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모바일 콘텐츠의 주도권은 나무의 뿌리처럼 원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곳이 선점하고 그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해외 출판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콘텐츠 사업에 방점을 두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 매출 중심의 성장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이익 확장에 전략적 목표를 둔다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모바일 환경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출판계의 변화와 성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독서의 방해 원인으로만 보지말고 출판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채널로 생각하는 전략적 시도가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끝>



posted by 류영호

50. 독자는 시장의 중심이다 (387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3. 2. 10:20

영국 작가 E.L 제임스(본명 에리카 레너드)의 3부작 에로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ay)>가 영화로 개봉되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2년 6월 이후 1년간 제임스는 9천5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미국에서 출간된지 8개월 만에 7천만부(종이책)가 판매되었고, 영화 판권은 5백만 달러에 팔렸다. 전자책은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서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에로틱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지만 전자책의 특성상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성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출판 콘텐츠의 영화 제작은 OSMU(One Source Multi Use)의 관점에서 더 많은 시도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자책 판매량의 절반 정도는 장르문학(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이미 장르문학은 킨들, 아이패드 등 스마트 디바이스 출시 이전부터 킬링 타임 콘텐츠로 독자층이 두텁다. 연재 형태가 많고 가격대도 저렴하기 때문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들어가면 안정적인 수익도 보장되는 편이다. 전자책을 즐기는 독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가격이다. 초기 재구매 단계에서는 마음에 드는 전자책이 가격도 저렴하다면 선택율이 높은 편이다. 장르문학은 이러한 독자의 속성을 주도하면서 성장력을 유지하고 있다. 킨들 스토어의 베스트셀러를 분석해보면, 독자들이 원하는 전자책 가격대는 $2.99~$5.99 수준이다. 대부분의 장르문학과 킨들 싱글즈(kindle singles)에 있는 간단명료한 이야기로 구성된 전자책들이다. 


전자책 독자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아마존 킨들이 출시된 2007년 이후 전자책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전체 출판 시장에서 20%를 넘었고,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도 10% 전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도 일본과 중국, 인도 등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 종이책 중심의 독서에서 전자책으로 확장되는 하이브리드(hybrid)형 독서가 일반화되고 있다. 전자책만 구입하고 읽는 독자층은 적은 편이나, 독서 접근성 관점에서 신규 독자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아직 전자책 시장은 공급자의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의해 시장의 성장이 좌우된다. 종이책만큼의 출간 종수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형태의 콘텐츠로 이를 채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한 전자책 독서는 콘텐츠 기획부터 달라져야 한다. 모바일 환경과 연결되면서 전자책을 이용하는 독자들의 검색-구매-활용 등 종이책 독서 패턴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전자책의 특징 중 하나인 이용편의성은 전자책 사업자들의 깊은 고민이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작가와 출판사도 종이책의 전자책 변환을 통한 출간에만 주력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이미 해외의 대형 출판사는 전자책만 출간하는 임프린트(imprint)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독자들이 전자책을 통해서 얻고싶은 다양한 가치에 집중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독자들이 선호하는 분야가 장르문학에 집중된 경향이 있지만, 비즈니스와 인문교양 분야의 성장세도 꾸준한 편이다. 대부분 페이퍼백 가격과 비슷한 편이지만 즉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셀프 퍼블리싱 서비스를 통한 전자책 출간 비율이 늘어나면서 독자들과의 연결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 상업 출판을 통해 출간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쉽고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장르문학 외에도 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시사점을 엿볼 수 있는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책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인 스매시워즈(Smashwords)의 CEO 마크 코커(Mark Coker)는 "이제 셀프 퍼블리싱은 세계적인 문화현상이 되었고, 중견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통 출판에서 계속해서 넘어오고 있다. 셀프 퍼블리싱을 통해 넘나드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넘나드는 작가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만큼 전자책을 즐겨읽는 독자들의 선택권도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자책 독자들의 현주소를 한번 살펴보자.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수행한 ‘전자책 시장과 소비자보호방안 연구’ 결과 소비자들이 전자책에 대해 보통(60점, 100점 만점 기준) 이하의 만족도(57.6점)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들은 이용편리성(66.9점)과 내용/품질(64.1점), 가독성(60.3점)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반면 전자책 가격(49.4점)과 전용단말기 가격(51.3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전자책 가격은 종이책의 평균 39.2%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시장에서 선호 장르는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문학이 28.4%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이어 일반문학(23.3%), 자기계발(8.8%) 등이다. 여기에서 독자의 선호도와 실제 구매와의 연계성에는 차이가 있다. 이는 지난 2~3년간 조사 발표된 해외 전자책 독자들의 이용 패턴과 큰 차이가 없다. 앞에서 언급했던 '이용편의성'과 '전자책 가격'에 대한 독자들의 민감도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부분이다.


니즈를 충족시키고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보면 최근 세계 전자책 시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의 목적을 이해할 수 있다. 제작 관점에서 디지털 온리 또는 디지털 싱글 형태의 전자책, 셀프 퍼블리싱이 대표적이다. 판매 모델에서는 무제한 정액제 방식인 서브스크립션과 종이책과 전자책의 패키지 형태가 있다. 하퍼콜린스, 맥밀란 등 대형 출판사들은 서브스크립션 플랫폼인 오이스터, 스크리브드, 북메이트 등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다수의 대중 독자들은 이미 음악, 방송, 영화, 신문, 잡지 등 여러 디지털 콘텐츠의 서브스크립션 모델에 익숙해져 있다. 책이라는 콘텐츠의 속성상 단권 중심의 판매를 벗어난 모델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독자의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한다면 다른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출판계 전체의 성장 감소에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외 출판계의 서브스크립션 모델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플랫폼이 아직 초기 단계로 회원 확보의 어려움과 이익 실현에는 기대 이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회원의 이용률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으로 인해 베스트셀러 콘텐츠에 편중되는 현상도 극복 요소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작가와 작품의 만족도에 따른 독자의 자유 선택이라는 점에서 강제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가와 출판사는 해당 전자책이 독자들에게 보다 더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자체적인 마케팅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서브스크립션은 종이책의 베스트셀러 또는 스테디셀러의 순위에 따라가는 현상을 보인다. 서비스 가입 독자들은 종이책으로 읽고 싶었던 책을 무제한 정액제의 강점인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권 구입 방식처럼 내 것으로 소유할 수 없지만, 회원 가입기간 동안 얼마든지 대여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10 정도 지불하면 60~70만종의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전자책 독자들의 만족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책 출간 방식에 있어서도 독자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독자가 출간 여부를 결정하는데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사례로 킨들 스카우트(scout)가 있다. 2014년 하반기에 '이야기 실험실'로 불리는 킨들 라이트온(write on)과 함께 개인 작가들의 작품 원고의 일부를 웹에 게시하고 독자들의 평가를 받는 시스템이 바로 킨들 스카우트다. 오는 3월부터 킨들 스카우트를 통해 최종 선정된 10개의 전자책이 아마존 킨들 프레스(kindle press)라는 브랜드를 달고 정식 판매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리젤 카슨의 <G1>(science fiction), 에이미 자레키의 <A Highland Knight’s Desire>(romance), 스티브 가넌의 <L.A. Sniper>(thriller) 등이 있다. 킨들 스카우트에 올라오는 분야는 픽션(fiction)을 중심으로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킨들 스카우트 페이지에는 20여개의 원고가 투표 진행중에 있다. 선택을 많이 받은 원고는 아마존의 담당 편집팀에서 내부 검토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 이후 선인세 $1,500를 지불하고 전자책 출간 계약을 체결하는데 종이책은 다른 출판사에서 작가와 직접 협의할 수 있다. 아마존이 킨들 스토어를 통해 전자책 판매를 전담 지원하고 인세는 판매액의 50%를 받는다. 

킨들 스카우트의 전자책은 독자들이 직접 원고의 일부를 보고 작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정한 작품들이다. 그만큼 전자책을 즐기는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마케팅에 유리한 측면을 확보하게 되었다. 작가도 그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제작 비용과 유통 과정에 있어서 비용 절감과 시장 대응력이 높다. 그런 점에서 독자의 니즈(needs)를 반영한 참여형 콘텐츠 기획과 제작은 매력적이다. 더불어, 전자책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출판사와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확산될 전망이다.


소셜 리딩은 디지털 독자의 기본이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 관점에 있어서 독자의 변화는 많은 사업자들이 제대로 읽어가고 있다. 여기에 병행해야 할 점은 바로 독서 습관을 알려주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스스로의 독서 형태를 분석하는 일은 전자책을 통해 보다 편리해졌다. 대부분의 전자책 서비스 업체는 내서재에 들어있는 분야와 완독율 등을 데이터화해서 독자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들은 다양한 독서 커뮤니티 서비스에 가입해서 전자책에 기록한 밑줄과 메모를 공유할 수 있다. 소셜 리딩(social reading) 플랫폼으로 유명한 굿리즈(goodreads)는 아마존에서 인수한 이후 이용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책에 대한 평가를 별점으로 매기고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서평을 등록할 수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형 독자층이 소셜 리딩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소셜 리딩을 통해서 생산되는 책에 대한 여러 이야기는 작가와 출판사,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어떤 분야, 어떤 책, 어떤 작가가 대중 독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채널이다. 

전자책을 활용하더라도 ‘읽는다’는 행위 자체의 변화는 없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매체의 속성에 따라 독자는 다양한 경험을 얻고 이를 공유한다. 전자책은 종이책 독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다독가의 경우, 종이책 대비 낮은 가격으로 책을 구입하고 편한 독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매력적인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다독가 중 출간 경험을 갖고 있거나 희망하는 예비 작가에게 셀프 퍼블리싱은 프로슈머(prosumer)의 관점에서 출판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의 형성은 기존의 종이책 중심 도서출판 시장의 가치사슬(Value Chain) 구조를 바꾸어 놓았다. 전자책 시장의 가치사슬 구조는 ‘콘텐츠 제작→전자책 출판→유통플랫폼→단말기→독자’로 중심축이 형성된다. 이용의 편의성과 타 콘텐츠와의 경쟁 관계를 감안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더욱 독자를 모든 결정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전자책 독자는 정보통신기술의 변화에 익숙하고 보다 역동적인 소비 형태를 보인다. 콘텐츠 가격에 민감하지만 마음에 들면 간편하게 구입하고 자발적으로 입소문도 낸다. 전자책 운영 플랫폼과 디바이스 환경은 모바일과 결합되어 독자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2015년에는 2주마다 한 번씩 새로운 책을 읽으려 한다. 다른 문화, 역사, 사상, 기술을 책으로 배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책의 해(A Year of Books)’라는 페이지를 직접 개설하고 자신의 페이스북 팔로워와 친구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는 첫 번째 책으로 모이세스 나임이 쓴 <권력의 종말(The End of Power)>를 선정했다. 발표한지 2~3일 후 아마존에서 종이책은 품절이 나고, 킨들 전자책 판매도 급증했다. 유명인의 책 추천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큰 역할을 차지한다. 독자들은 이를 빠르게 공유하고 전자책으로 단시간에 구입하고 읽기 시작한다. 초연결의 시대에서 전자책과 독자의 관계는 종이책에서 생각할 수 없는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종이책 독자가 전자책도 읽는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전자책을 통해 종이책이 주는 감성을 찾아가는 길을 발견할 수도 있다. 책의 활자와 독자가 몰입할 수 있는 독서 환경을 구축하는 일은 전자책 시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끝>



posted by 류영호

48. 디지털 기술과 도서관의 발전 동향 (385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3. 2. 10:17

미국 학교도서관저널(School Library Journal, SLJ)이 835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전역의 학교도서관에서 전자책 이용률이 일반 공공도서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에 대한 관심은 학교도서관의 사서들이 학생들보다 더 많다는 답변을 보였다. 전자책을 보유한 학교도서관의 비중은 지난 2013년 54%에서 올해 66%로 1년 사이 12%p 증가했다. 보고서는 2010년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를 이용해 전자책을 읽는 것에 대해 반응이 여러 가지로 엇갈렸다며 “그러나 이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스크린으로 무언가를 읽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도서관의 전자책에 대한 수요는 매년 44% 정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학교도서관의 60% 이상에서 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고, 이용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전자책 이용 디바이스의 부족과 관련 비용'이었다. 최근 미국 학교도서관의 주요 관심사는 학생 1인당 1대씩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응답자의 17%가 학교도서관에서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도서관에 비해 전자책 수요가 더 높다는 답변이 많았다. 학년별로 분석해보면 고등학교에서 전자책 수요가 가장 높았고, 초중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미국 학교도서관의 전자책 수요와 이용률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부족한 예산 충원 문제가 있지만, 사서들이 학교도서관 내 전자책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2019년까지 2014년대비 4배(총 예산의 13%) 정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학교도서관의 이러한 변화는 학생과 교직원들의 전자책 이용과 독서 환경의 변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교육적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공도서관 중 95%가 방문객들에게 전자책을 제공하고 있다. 종이책만을 소장하고 있는 나머지 5%의 도서관도 전자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예산상의 문제 때문에 디지털화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10년 애플이 처음으로 아이패드를 발표할 당시 전자책을 제공하는 미국 내 공공도서관은 전체의 72%에 불과했지만 2012∼2013년에는 그 비율이 89%로 증가했다. 각급 도서관이 제공하는 전자책의 양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0년 당시 공공도서관들이 제공하는 전자책 평균 장서수는 813권에서 2014년 1만484권으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책 장서수는 그만큼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작권의 공정이용에 주목하자 

저작권 확보를 통한 디지털 도서관 구축 작업은 시간과 비용에 있어 큰 투자가 요구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도서관의 디지털 이용 권리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공의 권익과 지식정보와 문화의 보존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9월, 유럽 도서관은 저작자 허락을 일일이 구하지 않아도 장서를 자유롭게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유럽연합(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도서관이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드는 일이 ‘공정이용’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독일 출판사인 오이겐울머(Eugen Ulmer)가 담스타드공대를 상대로 낸 소송의 결과다. 담스타드공대는 오이겐울머가 펴낸 책을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만들었다. 이를 도서관 이용자가 도서관 관내에 있는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이겐울머는 담스타드공대에 자사의 전자책 이용허락을 해주지 않았다. 했다. 심지어, 담스타드공대가 전자책을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자가 기존의 전자책을 인쇄하거나 USB 메모리에 담아갈 수 없게 소송을 걸기도 했다. 

통상적인 저작권 규정에 따르면, 저작권자는 자기 작품을 재생산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허가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공정이용’도 허락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는 일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지만 법적으로 허용된다. 왜냐하면 도서관의 목적과 부합하는 '공정이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도서관 이용자를 위해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일도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해당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지정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일은 저작권 보호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서관이 장서를 마음대로 디지털화하고 서비스를 자의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도서관은 반드시 전자책을 지정된 디바이스에서만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더불어, 이용자가 전자책을 인쇄 또는 복제할 수 없도록 기술적인 제어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법률적으로 허용하는 '공정이용'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디지털에 능동적인 도서관이 발전한다

도서관의 전자책 시스템 구축과 확장은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다. 대부분의 전자 도서관은 아마존, 오버드라이브 등 전자책 콘텐츠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도서관은 '도서(圖書) ·회화(繪畵) 및 기타 자료를 수집보관하여,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기관'으로 정의되어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은 전자책뿐만 아니라 오디오북, 전자신문, 전자잡지 등 각종 문헌자료들의 디지털 아카이빙도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국립도서관 '영국도서관(British Library)에 보관하고 있는 600만건의 음성파일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은 이른 시일 내에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앞으로 인류가 이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도서관은 테이프의 디지털화 작업에만 1800만 파운드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을 위한 시설 마련에도 별도의 돈이 투입된다. 이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예산과 정책적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 그만큼 도서관의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을 위해서 초기 투자비용은 미래가치 측면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오랜 시간 함께해왔다. 도서관이 제공하는 풍부한 지식과 학습을 위한 간 지원은 안정적인 학교생활에 필수 요소다. 기술의 발달로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 예산 배정과 정책 지원의 우선순위에도 달라지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도서관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한 가치 증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미국의 많은 대학도서관들이 변화를 겪고 있다. 뉴욕 버나드칼리지(Barnard College)는 기존의 종이책 중심의 장서 구성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중점을 두는 ‘교육 및 학습센터(Teaching and Learning Center)’로 변화하고 있다. 전자책과 이러닝,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Temple University)는 최근 새로운 도서관 계획을 발표했다. 거대한 규모의 건물에 데이터 시각화와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적인 목적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장서의 확충과 독서 공간을 학생들에게 확대 제공한다.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와 피츠버그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는 협력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두 대학은 연구에 관한 협력방안을 발표했고, 학생과 교직원에게 전문분야의 지식결합을 시도한다. 


공공도서관과 지역사회의 관계 

2014년 10월, 미국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는 <떠오르는 도전: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지평(Rising to the Challenge: Re-Envisioning Public Libraries)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초고속 정보 접근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새로운 경제 환경에서 교육 시스템과 직업훈련 모델, 지역사회 서비스가 변화됨에 따라 공공도서관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그리고, 도서관은 디지털 시대의 성공과 발전에 매우 필수적인 존재로 '사람'과 '장소', '플랫폼'을 주요 자산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3가지 자산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인적 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①사람을 연결하고 관계를 만들고, ②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도서관의 물리적 공간과 가상공간을 모두 이용하고, ③아이디어와 지식을 보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양방향의 초고속 플랫폼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특히, 도서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4가지 성공 전략으로 ①지역사회의 목표를 지지하는 도서관 서비스 정비, ②모든 포맷으로 콘텐츠 접근 제공, ③공공도서관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 확보 및 ④리더십 구축을 제시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이 지역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획기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다양한 사례도 있다. 도서관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 지역사회 등 세 개의 이해관계자 그룹에게 행동 단계(Action step)을 알려준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작가로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 아스펜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사회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도서관은 책을 순환시키는 그 이상의 장소가 되었다”며 “도서관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협력하고 디지털 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도서관은 학습과 창의력, 혁신을 위한 플랫폼으로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고 지역사회가 경제적 격차를 좁히고 사회 분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디지털 시대에 공공도서관의 생존과 성장은 결국 책과 사람의 유기적인 관계구조속에서 만들어진다. 다양한 학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 내 지식문화의 플랫폼이 되어야한다. 

최근 영국의 디지털 도서관 네트워크 활동이 시선을 끈다. 영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이 국민에게 WiFi 무료 이용 서비스와 컴퓨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 기술 발전과 함께 지역사회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 더욱 효과적인 서비스를 채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WiFi를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일부 도서관에서 WiFi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장벽이 되어 왔다. WiFi와 최고 사양의 컴퓨터 시설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도서관은 종종 현대 사회와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장소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러온다. 도서관은 교육과 오락, 자기계발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WiFi와 컴퓨터 시설 향상을 위한 도서관의 투자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지역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인프라의 확산은 더 많은 자원과 정보 접근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WiFi와 향상된 컴퓨터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도서관을 위한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의 구축을 강화할 수 있다. 영국의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은 2000년부터 도서관이 이용되어 온 방식을 변화시킨 <국민 네트워크(The People’s Network)>의 다음 단계로 검토되었다. 이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으로 단일 도서관 플랫폼과 국가 도서관 카드 및 목록(catalogue)을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정보와 정보, 사람과 사람, 정보와 사람간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네트워크는 도서관이 보다 효과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보다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도서관의 서비스를 향상시킬 것이다.

디지털을 강조하는 것이 물리적 장서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은 쓰기와 말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문해력과 학습을 지원한다. 하나의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로 현재의 장서가 넓은 범위에서 보다 더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 2015년 1월부터 영국국립도서관은 이용자들이 디지털 카메라와 태블릿PC,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하는 것을 허가했다. 단, 저작권 및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 영국 저작권법 하에 있는 자료에만 해당된다. 디지털 기술 활용에 익숙한 국민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영국 도서관의 적극성과 개방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디지털 시대를 바라보는 해외 각급 도서관의 전략적인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재 전세계 도서관은 ‘디지털 르네상스’와 직면하고 있다. 콘텐츠 관점에서 전자책, 오디오북, 전자신문, 전자잡지 등을 통해 물리적인 지속성을 이어주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들이 편리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가장 중요한 도서관의 설립 목적에 맞는 공공성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도서관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지식문화 플랫폼의 기반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끝>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