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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 디지털 기술과 도서관의 발전 동향 (385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3. 2. 10:17

    미국 학교도서관저널(School Library Journal, SLJ)이 835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전역의 학교도서관에서 전자책 이용률이 일반 공공도서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에 대한 관심은 학교도서관의 사서들이 학생들보다 더 많다는 답변을 보였다. 전자책을 보유한 학교도서관의 비중은 지난 2013년 54%에서 올해 66%로 1년 사이 12%p 증가했다. 보고서는 2010년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를 이용해 전자책을 읽는 것에 대해 반응이 여러 가지로 엇갈렸다며 “그러나 이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스크린으로 무언가를 읽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도서관의 전자책에 대한 수요는 매년 44% 정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학교도서관의 60% 이상에서 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고, 이용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전자책 이용 디바이스의 부족과 관련 비용'이었다. 최근 미국 학교도서관의 주요 관심사는 학생 1인당 1대씩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응답자의 17%가 학교도서관에서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도서관에 비해 전자책 수요가 더 높다는 답변이 많았다. 학년별로 분석해보면 고등학교에서 전자책 수요가 가장 높았고, 초중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미국 학교도서관의 전자책 수요와 이용률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부족한 예산 충원 문제가 있지만, 사서들이 학교도서관 내 전자책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2019년까지 2014년대비 4배(총 예산의 13%) 정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학교도서관의 이러한 변화는 학생과 교직원들의 전자책 이용과 독서 환경의 변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교육적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공도서관 중 95%가 방문객들에게 전자책을 제공하고 있다. 종이책만을 소장하고 있는 나머지 5%의 도서관도 전자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예산상의 문제 때문에 디지털화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10년 애플이 처음으로 아이패드를 발표할 당시 전자책을 제공하는 미국 내 공공도서관은 전체의 72%에 불과했지만 2012∼2013년에는 그 비율이 89%로 증가했다. 각급 도서관이 제공하는 전자책의 양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0년 당시 공공도서관들이 제공하는 전자책 평균 장서수는 813권에서 2014년 1만484권으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책 장서수는 그만큼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작권의 공정이용에 주목하자 

    저작권 확보를 통한 디지털 도서관 구축 작업은 시간과 비용에 있어 큰 투자가 요구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도서관의 디지털 이용 권리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공의 권익과 지식정보와 문화의 보존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9월, 유럽 도서관은 저작자 허락을 일일이 구하지 않아도 장서를 자유롭게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유럽연합(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도서관이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드는 일이 ‘공정이용’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독일 출판사인 오이겐울머(Eugen Ulmer)가 담스타드공대를 상대로 낸 소송의 결과다. 담스타드공대는 오이겐울머가 펴낸 책을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만들었다. 이를 도서관 이용자가 도서관 관내에 있는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이겐울머는 담스타드공대에 자사의 전자책 이용허락을 해주지 않았다. 했다. 심지어, 담스타드공대가 전자책을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자가 기존의 전자책을 인쇄하거나 USB 메모리에 담아갈 수 없게 소송을 걸기도 했다. 

    통상적인 저작권 규정에 따르면, 저작권자는 자기 작품을 재생산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허가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공정이용’도 허락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는 일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지만 법적으로 허용된다. 왜냐하면 도서관의 목적과 부합하는 '공정이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도서관 이용자를 위해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일도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해당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지정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일은 저작권 보호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서관이 장서를 마음대로 디지털화하고 서비스를 자의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도서관은 반드시 전자책을 지정된 디바이스에서만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더불어, 이용자가 전자책을 인쇄 또는 복제할 수 없도록 기술적인 제어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법률적으로 허용하는 '공정이용'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디지털에 능동적인 도서관이 발전한다

    도서관의 전자책 시스템 구축과 확장은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다. 대부분의 전자 도서관은 아마존, 오버드라이브 등 전자책 콘텐츠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도서관은 '도서(圖書) ·회화(繪畵) 및 기타 자료를 수집보관하여,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기관'으로 정의되어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은 전자책뿐만 아니라 오디오북, 전자신문, 전자잡지 등 각종 문헌자료들의 디지털 아카이빙도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국립도서관 '영국도서관(British Library)에 보관하고 있는 600만건의 음성파일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은 이른 시일 내에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앞으로 인류가 이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도서관은 테이프의 디지털화 작업에만 1800만 파운드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을 위한 시설 마련에도 별도의 돈이 투입된다. 이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예산과 정책적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 그만큼 도서관의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을 위해서 초기 투자비용은 미래가치 측면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오랜 시간 함께해왔다. 도서관이 제공하는 풍부한 지식과 학습을 위한 간 지원은 안정적인 학교생활에 필수 요소다. 기술의 발달로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 예산 배정과 정책 지원의 우선순위에도 달라지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도서관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한 가치 증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미국의 많은 대학도서관들이 변화를 겪고 있다. 뉴욕 버나드칼리지(Barnard College)는 기존의 종이책 중심의 장서 구성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중점을 두는 ‘교육 및 학습센터(Teaching and Learning Center)’로 변화하고 있다. 전자책과 이러닝,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Temple University)는 최근 새로운 도서관 계획을 발표했다. 거대한 규모의 건물에 데이터 시각화와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적인 목적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장서의 확충과 독서 공간을 학생들에게 확대 제공한다.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와 피츠버그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는 협력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두 대학은 연구에 관한 협력방안을 발표했고, 학생과 교직원에게 전문분야의 지식결합을 시도한다. 


    공공도서관과 지역사회의 관계 

    2014년 10월, 미국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는 <떠오르는 도전: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지평(Rising to the Challenge: Re-Envisioning Public Libraries)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초고속 정보 접근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새로운 경제 환경에서 교육 시스템과 직업훈련 모델, 지역사회 서비스가 변화됨에 따라 공공도서관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그리고, 도서관은 디지털 시대의 성공과 발전에 매우 필수적인 존재로 '사람'과 '장소', '플랫폼'을 주요 자산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3가지 자산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인적 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①사람을 연결하고 관계를 만들고, ②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도서관의 물리적 공간과 가상공간을 모두 이용하고, ③아이디어와 지식을 보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양방향의 초고속 플랫폼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특히, 도서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4가지 성공 전략으로 ①지역사회의 목표를 지지하는 도서관 서비스 정비, ②모든 포맷으로 콘텐츠 접근 제공, ③공공도서관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 확보 및 ④리더십 구축을 제시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이 지역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획기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다양한 사례도 있다. 도서관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 지역사회 등 세 개의 이해관계자 그룹에게 행동 단계(Action step)을 알려준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작가로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 아스펜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사회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도서관은 책을 순환시키는 그 이상의 장소가 되었다”며 “도서관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협력하고 디지털 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도서관은 학습과 창의력, 혁신을 위한 플랫폼으로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고 지역사회가 경제적 격차를 좁히고 사회 분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디지털 시대에 공공도서관의 생존과 성장은 결국 책과 사람의 유기적인 관계구조속에서 만들어진다. 다양한 학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 내 지식문화의 플랫폼이 되어야한다. 

    최근 영국의 디지털 도서관 네트워크 활동이 시선을 끈다. 영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이 국민에게 WiFi 무료 이용 서비스와 컴퓨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 기술 발전과 함께 지역사회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 더욱 효과적인 서비스를 채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WiFi를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일부 도서관에서 WiFi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장벽이 되어 왔다. WiFi와 최고 사양의 컴퓨터 시설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도서관은 종종 현대 사회와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장소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러온다. 도서관은 교육과 오락, 자기계발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WiFi와 컴퓨터 시설 향상을 위한 도서관의 투자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지역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인프라의 확산은 더 많은 자원과 정보 접근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WiFi와 향상된 컴퓨터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도서관을 위한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의 구축을 강화할 수 있다. 영국의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은 2000년부터 도서관이 이용되어 온 방식을 변화시킨 <국민 네트워크(The People’s Network)>의 다음 단계로 검토되었다. 이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으로 단일 도서관 플랫폼과 국가 도서관 카드 및 목록(catalogue)을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정보와 정보, 사람과 사람, 정보와 사람간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네트워크는 도서관이 보다 효과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보다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도서관의 서비스를 향상시킬 것이다.

    디지털을 강조하는 것이 물리적 장서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은 쓰기와 말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문해력과 학습을 지원한다. 하나의 국가 디지털 네트워크로 현재의 장서가 넓은 범위에서 보다 더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 2015년 1월부터 영국국립도서관은 이용자들이 디지털 카메라와 태블릿PC,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하는 것을 허가했다. 단, 저작권 및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 영국 저작권법 하에 있는 자료에만 해당된다. 디지털 기술 활용에 익숙한 국민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영국 도서관의 적극성과 개방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디지털 시대를 바라보는 해외 각급 도서관의 전략적인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재 전세계 도서관은 ‘디지털 르네상스’와 직면하고 있다. 콘텐츠 관점에서 전자책, 오디오북, 전자신문, 전자잡지 등을 통해 물리적인 지속성을 이어주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들이 편리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가장 중요한 도서관의 설립 목적에 맞는 공공성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도서관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지식문화 플랫폼의 기반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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