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설계자>(린다 힐 외 지음, 북스톤)를 읽고

나름대로 북리뷰 2016. 3. 14. 16:24




<보스의 탄생>의 저자인 린다 힐(Linda Hill) 교수(하버드 경영대학원)가 돌아왔다. 리더십 분야의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혁신의 깊은 통찰을 풀어냈다. 이들 '리더십 어벤저스'는 기업 현장에서 혁신을 실행한 다수의 실제 사례에서 성공의 본질을 찾아냈다. 최근 기업 조직의 최고 리더(대부분 창업자 또는 CEO)에 집중된 성공 사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리더 일인이 주도하는 조직의 변화는 불꽃처럼 빠르게 사라질 때가 많다. 주종의 관계처럼 형성된 조직 구조에서 혁신은 목표에서 자주 빗나간다.

디지털 경영 시대에서 혁신은 한 명의 천재가 아닌 조직(집단) 천재성이 그만큼 중요하다.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의 출발점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지시만하는 위치가 아닌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행동하는 리더가 조직의 천재성을 만들 수 있다. 조직은 상호 작용을 통해 성장한다. 조직원의 심리적 안정은 참여와 공유 등 자발적인 의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유형의 성과창출이 필수인 기업 조직에서 집단 문화의 DNA는 매우 중요한 성공요소다.

책에는 혁신을 설계한 리더의 사례 기업으로 픽사, HCL, 폭스바겐, 펜타그램, 디즈니, 이베이, 구글, 화이자 등을 들고 있다. 혁신의 최종 결과만 다루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진행된 실전을 압축해서 설명한다. 혁신은 내부의 치열한 토론과 가치 창출을 위한 협력, 민첩한 의사결정과 공동체 의식이 깊어질 때 완성도가 극대화된다.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속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조직에는 창조적인 역량과 성과가 만들어진다. 집단의 천재성은 혁신 의지와 함께 맞물리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확장된다.

기본적으로 혁신에 대한 의지는 단위 조직별 리더들의 마음과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 이것은 기획과 영업 현장에 있는 모든 리더(중간관리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이 때, 최상위에 있는 리더는 단위 조직의 리더십을 합리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즉, 설계 책임자의 위치에서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균형감있는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 탁월한 창조력을 갖추기 위한 조직 설계는 혁신적인 리더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픽사의 CEO 애드 캣멀(Ed Catmull)이 공저한 <창의성을 지휘하라>(Creativity, Inc.)를 읽은 독자라면 꼭 권하고 싶다. 연결형 독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조직의 혁신과 리더십 방법론에 관심있는 독자에게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완독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락을 남긴다.
"조직이 차세대 리더를 발굴해 키우려 할 때 대부분 어떤 자질에 주목할지 한번 생각해보라. '이상적인', '이론가', '관대한',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찾는 조직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러나 혁신 리더에게서 이러한 특질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p.260)


posted by 류영호

<토요티즘>(임해성 저, 트로이목마)을 읽고

나름대로 북리뷰 2016. 3. 7. 09:30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각종 매체와 연구결과에서 기업의 생존을 말할 때 1순위로 삼는 요소다.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빠르게 대응하고 더 강하게 재기할 수 있는 역량은 무엇일까. 바로 임직원 모두 공유하고 체득한 조직문화에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를 외치지만 상하간의 부조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대량생산의 원조인 포드의 시대를 넘어 생산의 혁신을 선도한 토요타는 경영 시스템의 변화 그 자체였다. 토요타는 가장 기본에 충실한 기업을 대표한다. JIT와 Lean 모델은 여전히 고유한 장점을 기반으로 디지털 경영의 한 축을 만들어가고 있다. 토요타가 숱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건 냉철한 전략적 판단과 독창적인 업무방식에 있다. 구글, 테슬라, 알리바바, 아마존 등 디지털 경영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본류에는 토요타의 경험이 많이 녹아있다. 생산과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기업에 토요타는 중요한 공부 대상이다. 이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다.


현장을 중심으로 개선하지 않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 그 흔적들은 가시화를 통해 모든 조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토요티즘에서 핵심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동양과 서양의 지리문화적 차이로 기업도 성향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디지털 경영 시대에 국경과 문화의 차이는 이미 무너졌다. 기업의 창립이념과 비전 아래 모든 전략과 시스템은 특별한 색깔을 내야한다. 이는 제품 생산에서 브랜드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기업 관점에서 토요타가 던지는 메세지는 여느 기업보다 선명하다. 글로벌 경제 환경을 보면 위기의 시대가 오래갈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한 기업 전략과 조직문화를 찾고 싶다면 토요타는 그안에 있다. 그 속을 들여다보는데 아주 편한 책이 바로 <토요티즘>이다. 토요타를 벤치마킹한 유명 기업들의 사례는 신선했다. 국내 최고의 토요타 전문가와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트로이목마


posted by 류영호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김성회 저, 북스톤 출간)를 읽고

나름대로 북리뷰 2016. 2. 15. 23:57
  • 요즘은 확실히 옛날보단 한자를 잘 안쓰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한자가 정말 중요하니까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쓰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런 이야기에는 반대해요. 지적장애인 등 특정 장애인들은 한자를 어려워해서 한자가 장애인 차별의 수단이 될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도 옛 우리나라에도 한자가 신분제도를 공고히 하는 데 악용되었던 전적이 있죠.

    Favicon of https://zoahaza.net BlogIcon 조아하자 2016.02.16 22:15 신고




거의 모든 조직에는 상하 관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말해도,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꼭 필요하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수직적인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그만큼 리더의 자격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급된다. 리더는 조직의 선두에서 이끌기도 하고, 후미에서 밀고 가야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보면 한없이 빛나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결정에 책임을 져야하는 의무감에 늘 외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양면성을 가진 리더에게 보편적으로 제기되는 자격이 있다.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는 백지 한장 차이로 구분되는 경우도 많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무장되었더라도 실제 조직 내에서 섣부른 언행으로 성패가 갈리는 사례는 다수의 리더십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인문학 관점에서 리더의 자격와 언행의 중요성을 한자로 풀이한다. 저자(김성회 소장, CEO리더십연구소)는 리더십 스토리텔러로 오랫동안 현장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미 저자가 쓴 전작을 몇 권 읽었고, 한문에 관심이 많아서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왜 한자일까? 한자는 기본적으로 그 '뜻'(의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글자다. 3천년 전에 만들어진 한자는 여러 변천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한 문자가 아닌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담고 변해왔다. 간결한 단어와 문장 속에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한자의 특징을 진정한 리더가 가져야할 품성으로 대입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가치가 높은 일이다.


늘 책을 볼때면 먼저 목차를 주목하며 읽는다. 이 책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한자를 통해 현대인들이 새겨야 할 인문학적 덕목을 49개의 한자로 정리했다. 이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연결시킨다.


1) 리더가 흔들림 없이 펼쳐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 리더의 정수리는 차가워야 한다. 
2) 리더 스스로 지켜야 할 좌표는 무엇인가? - 리더는 살피고 궁리하는 자다. 
3) 리더로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떻게 느낌표를 찍게 할 것인가? - 리더는 밥, 법, 북으로 움직인다. 
4)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하며 의문이 들 때 역경극복의 의지와 용기를 어떻게 북돋을까? - 리더는 스스로 불씨를 지핀다. 
5) 무엇보다, 늘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 삶에 정말 중요한 것들을 오히려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 리더는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다.


모든 내용을 소개하고 싶지만, 유난히 내 눈에 들어온 한자와 문장이 있다. 본문에도 있지만 앞표지에 적힌 내용이다.


"리더가 죽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한자가 있다. 바로 임금 군(君)이다. 임금 군은 다스릴 윤(尹)과 입 구(口)가 합쳐진 글자다. 윤을 다시 분석해보면 오른손 우(又)에 삐칠 별(丿)의 막대기가 합쳐져 있다. 여기서의 막대기는 구성원을 통제하고 장악하는 '처벌의 막대기'가 아니다. 분명한 방향, 비전을 가리키는 지휘봉이다. 여기에 입, 즉 소통이 더해져야 한다. 아무리 방향이 좋더라도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결국 군(君)이란 오른손에 막대기를 들고 입으로 소통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지금 혼란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어떤 리더를 뽑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운명은 한순간에 달라질 수 있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고 싶은가? 진심으로 따르고 싶은 리더를 찾고 있는가? 간결함 속에 깊은 뜻이 담긴 한자를 통해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동양의 철학과 문화를 대표하는 한자의 매력에 빠지는 기회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도서출판 북스톤


posted by 류영호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 북리뷰

나름대로 북리뷰 2016. 2. 14. 13:00




철학적 인간(Homo Philosophicus)은 무엇일까. 이 책은 한번 읽고 덮어두기 힘들었다.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철학에 우매한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책은 자아-사랑-관계-삶에 대한 유명 서양 철학가들의 주장과 저자의 상념이 잘 연결되어 있다. 강의를 듣는 것처럼 필력이 깔끔하게 전해진다. 에피소드 중간에 영화, 소설, 미술 작품을 통한 설명도 내용 접근성을 높여주었다. 책은 본문의 메세지보다 프롤로그가 더 인상적이다. 고전 읽기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고전에는 한계가 있고, 그만큼 권위에 짓눌릴지 말라고 한다. 원문 읽기에 너무 끌려가지 말고 현재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맥락화해야 한다. 고전으로 가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때, 고전은 조용한 대화를 통해 내 안에 스며든다. 아쉬운 점도 있다. 책에 나오는 서양 철학자에 대한 소개 가이드가 있었다면, 이해도가 올라가고 독자층이 더 넓어졌을 것 같다. 암튼, 'Homo-' 시리즈의 2번째 책을 완독했다.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