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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 아마존과의 경쟁? 연합 전선과 접점 확대가 핵심 (382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5. 1. 6. 09:58

    글로벌 전자책 시장의 플랫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확보한 아마존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서비스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업자들은 아마존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 수립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운영체제의 파워를 앞세워 느긋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폭발력은 상당하다. SNS를 대표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전자책 연계 판매를 위해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들은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수많은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펼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관점에서 전자책을 보고 있다. 트래픽이 늘어나면 광고 수익과 각종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기대감은 잠재력을 높을 수 있지만 기존 시장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 전자책은 플랫폼 의존성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초기에 구입 및 이용 경험이 있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플랫폼간 비호환적인 DRM 시스템과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독자의 편의성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콘텐츠 서비스 시스템 구축은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다. 이는 플랫폼과 연결된 콘텐츠 소싱 및 디바이스 개발과도 직결되어 있다. 전자책 사업에만 주력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의 플랫폼 완성도를 누가 더 강하게 맺고 독자에게 적극적인 마케팅의 결과가 곧 시장점유율로 나타난다.

     

    반스앤노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결별

    최근 전자책 시장점유율과 시장의 변화를 보여준 사례가 나왔다. 12월 4일(현지시간) 반스앤노블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누크미디어(Nook media) 계약을 2년만에 폐기하고 결별했다. 2012년 반스앤노블은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인 누크(Nook)를 MS 윈도8 태블릿으로 제공하기 위해 MS와 파트너십을 맺고 '누크미디어'란 자회사를 설립했다. MS는 누크미디어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후 5년간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누크 전용 윈도우 태블릿PC를 양사가 공동 개발도 추진했다. 하지만, MS는 전자책 사업에 진출했으나 고전을 거듭하자 현금 및 주식을 포함 1억2500만달러(약 1393억원)에 되팔기로 했다. 투자금액의 반도 회수하지 못한 셈이다. MS와의 파트너십 종료 소식이 전해지자 반스앤노블 주가는 이날 10% 가량 급락했다. 반스앤노블의 3분기 전자책 사업 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41.3% 줄어든 6400만달러(약 705억원)를 기록했다.

    반스앤노블의 CEO 마이클 휴스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 종료는 우리에게 누크 전자책 사업을 보다 합리적이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반스앤노블은 누크 미디어를 소매 사업부문으로부터 완전히 분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곳은 소매점과 웹사이트 관련 일을 하고, 다른 한 곳은 대학도서관 및 누크 전자책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모든 계획은 2015년 8월까지 분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렇게 전자책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스앤노블은 전체 사업이 흔들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2015년 사업 부문 분리와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마지막 남은 전략 카드로 보인다.

     

    코보의 연합 플랫폼 전략

    반면에 아마존과의 맞대응 경쟁을 펼치 않고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최근 코보(Kobo)는 전자잉크를 탑재한 전용 디바이스에서 자사의 플랫폼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코보는 이를 위해 전자잉크 전문 제조업체인 <e잉크홀딩스(E Ink Holdings)>와 함께 서비스 추진을 위한 협력팀을 구성했다. <e잉크홀딩스>의 디스플레이로 제작한 모든 전용 디바이스에는 코보의 전자책과 서재, 뷰어 기능을 사전 협의하에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 제휴는 사이북 오디세이(Cybook Odyssey), 이카루스 리더(Icarus Reader), 텍스터 비글(Txtr Beagle) 등 전용 디바이스 제작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실제 중소 규모의 전용 디바이스 제작사들은 높은 기술력에 비해 콘텐츠 플랫폼 구축과 고객 접점 구축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제휴를 통해 로컬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해외 진출에 안정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코보도 아마존과 애플, 구글 등 메이저 플랫폼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연합 전선을 통한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자사의 전용 디바이스와 제휴사의 디바이스까지 포괄적인 주문 제작을 통한 원가 절감 및 시장점유율이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다수의 전용 디바이스 구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코보를 통한 서비스 이용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요타폰(yotaphone) 2 출시

    전자잉크는 주로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에서 사용되었지만, 최근 스마트폰, 광고 전시판 등 저전력, 고화질 기능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12월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요타디바이스>가 전자잉크를 탑재한 요타폰2를 출시했다. 러시아 갑부들로부터 대규모 투자금을 끌어모은 요타폰은 향후 전세계 20개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요타폰2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양면 스마트폰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가진 화면을 앞면에, 전자책 화면으로 사용되는 전자잉크를 후면에 탑재했다. 에너지 효율성도 뛰어나 1개의 배터리로 2일정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한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는 동영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콘텐츠와 웹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요타디바이스의 CEO 블라드 마르티노브는 “요타폰2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느끼는 책 읽기엔 너무 밝은 화면과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이라는 두가지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타폰2의 가격은 애플이나 소니의 디바이스와 비슷한 수준인 700유로(약 96만원)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에게 요타폰2를 선물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앞으로 아마존 킨들과 파이어폰 사용자들에게 요타폰은 새로운 전자책 이용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토리노 얼라이언스의 역전

    북미를 넘어 유럽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마존의 킨들이 고전하는 곳이 있다. 바로 독일이다. 부흐리포트(BuchReport)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전자책 시장점유율 조사에서 토리노 얼라이언스가 45%, 아마존 킨들이 39%로 역전 현상이 나왔다고 밝혔다. 독일의 전자책 관련 사업자들은 아마존 킨들과의 맞대응보다 연합을 통한 공동 대응에 뜻을 모았다. 토리노 얼라이언스는 2013년 3월 전자책 운영 기술과 제반 비용 절감을 위해 공유형 플랫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출범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출판사인 <베텔스만>, 도서유통사인 <탈리아>, <후겐두벨>, <웰빌드>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이 투자자로 운영중이다.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토리노 얼라이언스는 인근 유럽 국가로 진출하고 있다.

    2014년 7월 벨기에의 도서유통사인 스탠다드북캔덜(Standaard Boekhandel), 9월에는 네덜란드의 쿱리브리스(coop Libris)가 토리노 얼라이언스 참여를 결정했다. 11월에는 이탈리아의 아이비에스(IBS)도 참여하면서 유럽에서 아마존과의 경쟁 구도를 더욱 높여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용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잉크 전용 디바이스와 태블릿PC를 출시하면서 플랫폼의 완결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 독점금지법을 시행한 프랑스와 북유럽 국가들도 토리노 얼라이언스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자국의 출판 콘텐츠 산업 보호와 육성 차원에서 토리노 얼라이언스는 전자책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중국 텐센트의 진격

    현재 소비 시장의 최대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다. 시장 성장력도 그만큼 높고 관련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 확장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발전 속도는 시장의 전망을 앞서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한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의 앞 글자를 딴 BAT가 이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텐센트가 모바일 산업의 다각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바일 전자책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 킨들 스토어가 오픈 1년이 지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관망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텐센트는 산하 전자책 서비TM 업체인 텅쉰문학에 2015년까지 투자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동영상, 게임 등 텐센트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전자책 서비스를 연계해서 부가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더불어, 전자책 업체인 성다문학(盛大文學)의 지분 인수도 추진 중이다. 텐센트가 텅쉰문학과 성다문학을 한번에 운영할 경우, 삼강체제를 형성한 바이두문학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가입자수 8억명의 SNS인 큐큐(QQ)와 4억명이 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전자책 서비스에서 성장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현재 큐큐와 위챗 전체 가입자 중 전자책 서비스 이용자는 600만 명을 넘고 있다. 이 중 매일 이용하는 가입자 비율은 50%, 월별 이용자 증가율은 30%로 경쟁사들의 수치를 상회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아마존의 사업은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로컬 경쟁사들의 빠른 성장은 이제 전자책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수요층이 매우 넓은만큼 아마존과 텐센트의 콘텐츠 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셰트 출판사, SNS와 통하다

    지난 11월 아마존과 아셰트 간의 전자책 판매 수수료 분쟁이 종결되었다. 아셰트는 직접 전자책 가격을 결정할 수 있으며 유통사의 할인에 나설 경우에 이에 대한 금융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셰트는 이번 분쟁을 통해 유통 채널의 다각화에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12월 8일(현지시각) 트위터 상에서 도서를 판매하는 시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아셰트에서 발표했다.

    콘텐츠 마케팅업체인 굼로드(gumroad)와 제휴를 통해 저자의 트위트에서 클릭 한번으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셰트는 가수 아만다 파머의 책 '부탁하는 예술'(The Art of Asking)이 이번 주부터 첫 판매를 시작한다. 이어서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의 책 '당신이 이곳에 있네요'(You Are Here)가 후속해서 저자의 트위터를 통해 판매된다. 사용자의 저변이 매우 넓고, 다이렉트 셀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셰트의 이번 실험은 출판 유통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의 팔로워수가 많은 저자들의 경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판매량 증가와 독자와의 돈독한 커뮤니케이션이 기대된다.

     

    하나의 시장을 두고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환경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수익이 생기고 이를 통해 성장과 퇴출이 반복된다. 시장에서의 기업 활동은 이러한 과정을 어떠한 비전과 전략으로 헤쳐나가고 고객에게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날 아마존이 글로벌 전자책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도 부단한 노력과 투자의 결과다. 1위 사업자의 행동이 불법적이거나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면 경쟁의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물론, 1위 사업자가 시장의 상생을 주도하고 규모를 키워간다면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마존은 현재 이러한 분기점에 서 있다고 본다.

    반스앤노블의 최근 모습에서 이제 아마존과의 맞대응은 지양해야할 전략으로 생각된다. 똑같이 해서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를 넘어설 수 없다. 차별화 요소를 찾아내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면서 내 몸에 맞는 시장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코보와 토리노의 연합 전선, 요타폰의 전자책 디바이스의 변화, 텐센트와 아셰트의 공격적인 채널 확대 전략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전자책 시장에 대해 속도와 방향의 우선 순위에 대한 논란이 많다. 최근 세계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어느 하나를 먼저 정하기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방향부터 잡고 속도를 낸다는 결정을 해보자. 방향을 잡는데 너무 오래 걸릴 경우 속도를 배로 올려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속성상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대로 속도부터 내고 방향을 찾는다는 결정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 속도 자체가 느려져 재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탁월한 의사결정과 리더십을 통해 속도와 방향을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는 스마트한 조직력이 필수다. 2015년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국내 출판 생태계를 구성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속도와 방향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출판 콘텐츠 시장의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목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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