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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 설명이 쉽지 않은 기업-아마존닷컴


    외부 매체 기고 2018. 9. 16. 12:14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 설명이 쉽지 않은 기업-아마존닷컴



    류영호 (『아마존닷컴 경제학』 저자)


    1995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의 비즈니스는 생활가전, 식음료품,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컴퓨팅, 헬스케어, 물류배송 등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제 아마존이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도 해당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북스(Amazon books), 무인점포인 아마존고(Amazon Go), 신선식료품 체인점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인수 등 오프라인을 지배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현재 아마존은 미국을 포함한 총 14개 국가에 직접 진출했고, 2017년 총 매출액은 1,778억 달러, 전체 직원 수는 56만여 명으로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 등 각종 기업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최근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서 1위 올랐다. 제프 베조스는 1964년생으로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최우수등급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1990년대 초반,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 월가(Wall Street)에서 투자사 임원으로 잘 나가던 그는 인터넷 산업의 급성장에 주목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다짐하고, 온라인 서점을 창업의 꿈을 안고 미국 시애틀로 출발했다. 1994년 소수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채용해서 아마존을 창업했다. 유통 사업에 대한 경험 부족과 초기 투자비용,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1997년 5월 기업 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아마존의 미션은 ‘고객이 사고 싶어 하는 어떤 상품이든 온라인으로 찾아 구매할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 되는 것’이다. 아마존의 모든 조직과 시스템 운영 목표의 최상위에는 항상 ‘고객’(Customer)이 있다. 강력한 리더십과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제프 베조스의 경영 철학은 도전과 혁신적인 기업을 추구하는 이들의 표본이 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자리잡은 아마존의 사업 전략을 압축해서 살펴보자. 





    첫째, 경쟁사에 집중하지 말고 고객에 집중하라. 아마존의 미션에서도 강조하는 ‘고객’은 아마존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과 실행, 평가의 중심에 있는 키워드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원할 것인지를 예측해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반복하는 것이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라. 많은 경영자들이 10년 후에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에 대해서 생각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사업 전략 수립과 실행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하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셋째, 내부의 문제를 발견하고 즉각적으로 개선하라. 조직을 잘 운영하면서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문제를 짚어내고 개선하는 일은 성과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임직원들은 각자의 업무와 인접 부서와의 협력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마음과 실천을 강조한다. 


    넷째,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에 수치화된 데이터를 준비하라. 제프 베조스는 의사결정에 수치로 나타낸 데이터를 매우 중시한다. 데이터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모든 부서는 고객 경험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저장한다. 이를 기준으로 사업 기획과 결과를 예측하고 기준을 수립한다. 무엇이 고객과 아마존을 위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지에 대한 판단의 핵심 근거는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오늘의 아마존은 만든 고객 최우선주의는 멤버십 비즈니스(Membership Business)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한 프라임 멤버십(Prime membership)의 회원 수는 매년 급성장하면서 총 1억 명을 돌파했다. 유료 회비(미국 기준 연 119달러)를 결제한 프라임 회원은 구매 상품을 2일 이내에 배송받을 수 있고(일부 지역은 당일 배송), 영화와 TV 프로그램, 전자책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등 특화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라임 회원은 비회원 보다 연간 쇼핑 총액도 2배 정도 높은 충성 고객들로 아마존의 사업 확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마존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빠르고 강하게 몸집을 키우고 시장을 선점하는 ‘겟빅패스트(Get Big Fast)’ 원칙을 최고의 전략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가 있는데, 한꺼번에 몰리는 온라인 쇼핑 주문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외부에 판매하면서 활성화되었다. 2006년 처음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 영업이익의 70% 이상이 AWS에서 나올 만큼 캐시 메이커(Cash Maker)이자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콘텐츠 사업에도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07년부터 전자책 킨들(Kindle)을 시작했고, 오더블닷컴(Audible.com) 인수를 통해 오디오북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텍스트와 오디오에 이어 비디오 시장에서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프 베조스는 개인 사재로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 우주항공 및 미디어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미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등 유명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했고, 2010년에 민간 우주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은 2020년 상업용 우주 여행을 목표로 거침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 2013년에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산업의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촉발한 기술의 발전으로 채널의 경계가 무너지고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등 이미 아마존의 사업 영역에서 적용되었거나 연구개발 투자가 선행된 영역이다. 2015년 출시한 인공지능 음성 인식 스피커 에코(Echo)는 스마트홈(Smart Home)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알렉사(Alexa) 생태계로 불리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다양한 외부 사업자들과의 적극적인 제휴 협력을 통해 확장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마존이 매년 20% 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기술 혁신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017년 미국 내 기업 중 알파벳, 인텔, 애플을 제치고 연구개발(R&D) 규모 1위에 올랐다. 

    현재 아마존은 아시아 권역 중 일본, 중국, 인도에서 대대적인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도 AWS와 아마존 글로벌 셀링(Amazon Global Selling) 사업 법인이 있지만, 아직 한국 내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아마존을 한번이라도 사용해 본 고객이라면 수많은 상품 구성과 할인 가격, 이용편의성 등 높은 만족도를 느꼈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국내 고객들은 한글로 된 쇼핑몰에서 각종 상품 구입과 콘텐츠 서비스를 열렬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물론, 치열한 시장 경쟁 구조와 각종 정책 제한과 규제 등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무시할 수 없다. 아마존의 사업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분석해보면, 향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한 최초의 온라인 퍼스트(Online First) 기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도전과 혁신의 추구하는 기업과 경영자라면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가 그려가는 비즈니스 제국의 현재와 미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IBK투자증권 대외보 <백동>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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