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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 오프라인 서점의 전자책 사업 현황과 전망 (372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4. 7. 18. 17:45

       최근 흥미로운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아마존 '킨들'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의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원제 Burning the page)로 전자책 혁명으로 시작된 종이책과 전자책의 대립 구도와 콘텐츠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쿠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책은 지식정보의 활용의 보편성을 실현하고 있다. 1971년 마이클 하트에 의해 전자책의 서막이 오르면서 전통적인 출판 산업의 가치사슬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출판 기획과 제작에 이어 독서 습관까지 출판 생태계의 모든 것들이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e커머스와 디지털 전문가인 저자는 책의 미래에 대한 여러 단상을 아마존닷컴에서 경험과 출판 현장의 흐름을 연결했다. 비밀주의로 유명한 아마존에서 전자책 킨들을 준비하면서 만난 각종 출판사와 기업들과의 숨겨진 이야기 등 전자책의 혁명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및 독자들에게 아마존이 고심을 거듭했던 여러 흔적들을 공개한다. 아마존닷컴이 전자책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된 핵심 성공요소를 면밀하게 경험할 수 있다. 제이슨 머코스키는 전자책의 골드러시(gold rush)를 만든 조직을 이끌었지만, 유년 시절에 경험한 인쇄용 잉크 냄새와 종이책의 질감, 도서관의 감성을 즐기는 독서가다. 그는 출판 산업을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첨단 기술에 대한 선택의 주도권을 언제 어떻게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출판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든지 명백한 것은 힘이 이동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업계 관계자로서 많이 동감되는 이야기다. 


       이렇듯 종이책과 전자책의 현재와 미래는 유통의 축을 담당하는 서점에서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서점은 서적의 배포 채널로서 뿐만 아니라 출판문화의 척도의 하나로서도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은 물리적인 공간과 고정비용의 증가 등 전자책 시대를 향한 발빠른 변화는 온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이 일상화하면서 대형 서점 체인인 보더스가 파산하고 반스앤노블마저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만큼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한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초대형 IT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은 오랫동안 출판사와 만든 신뢰감이 두텁고, 독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은 온라인과 전자책 플랫폼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자책 시장을 전통적인 종이책 시장 구조에서 접근하는 것은 실패 확률이 많다. 오프라인을 통해 갖춘 역량을 온라인과 디지털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도 융복합시키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호는 해외 주요 오프라인 서점들의 전자책 사업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반스앤노블, 디지털 사업 분사 및 삼성전자와 제휴 

       반스앤노블은 최근 누크(Nook) 사업과 서점 사업을 분리한다고 밝혔다. 2015년 3월까지 완료될 분사(Spin off)를 통해 누크미디어는 반스앤노블의 전자책과 디바이스 사업, 대학교 매장 운영을 전담하는 별도의 회사가 된다. 2013년 누크미디어(Nook media) 설립 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후에 피어슨이 투자자로 참여했다.(반스앤노블에는 직접적인 투자 지분이 없음) 반스앤노블은 오프라인 서점 사업과 출판 시장의 쇠퇴와 아마존과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어렵지만, 아직까지는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보더스의 파산에 자극을 받은 반스앤노블의 디지털 사업은 매장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더 많은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는 반스앤노블이 고심 끝에 분사 결정의 핵심적인 원인이다. 


       반스앤노블의 이번 결정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피어슨의 고민과도 이어진다. 지분의 16.8%를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진한 모바일 사업에 콘텐츠 공급처로 누크미디어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메이저 출판사인 피어슨도 아마존의 대항마로 반스앤노블을 선택했고, 교육분야의 콘텐츠 사업 활성화를 위한 좋은 투자처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사 결정이 디지털 하드웨어 및 콘텐츠 분야에서 반스앤노블이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누크미디어의 분사는 속도감있는 전략 추진이 필요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피어슨은 당분간 누크미디어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반스앤노블이라는 브랜드와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할 수 있는 끈은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분사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주주 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사가 완료되더라도 고객들이 경험하는 디지털이나 매장에서의 서비스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반스앤노블은 2012년 초부터 분사를 고려해 왔지만 작년에 주요 경영진 교체 이후 분사 계획을 연기했다. 현재 CEO인 마이클 휴스비는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브랜딩 파트너십을 맺어 누크의 지출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태블릿 사업의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되었다. 기반 콘텐츠가 확보된 반스앤노블과 태블릿 시장의 반등이 필요한 삼성전자의 사업 제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 양사가 출시할 '갤럭시 탭4 누크'는 7인치 삼성 갤럭시 탭4와 디지털 리딩 소프트웨어가 있는 누크를 합친 브랜드다. 이번 태블릿에서는 반스앤노블이 소장하고 있는 3백만 권 이상의 서적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누크`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오는 8월 출시와 함께 미국 내 반스앤노블 700개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태블릿은 삼성전자를 통하지만 e-ink 디바이스인 누크 글루라이트 모델은 계속 판매할 예정이다. 


    일본의 키노쿠니아, 업계 협력 주도 및 자체 서비스 강화

       일본 전자책 시장은 소니, 코보에 이어 아마존의 본격적인 진출로 인해 성장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일본 출판업계를 주도하는 만화와 잡지 분야는 전자책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주요 서점들은 전자책의 더딘 성장을 보면서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의 진출과 휴대폰 중심의 전자책 시장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서점의 전자책 사업이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의 주요 서점과 전자책 판매업체가 손을 잡았다. 키노쿠니아(Kinokuniya)와 산세이도 등 일본의 대표 서점과 판매대행 업체, 라쿠텐 등 전자서점 등 13개사가 협력했다. 해마다 점포 수가 줄어드는 ‘오프라인 서점의 활성화와 전자책 시장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동 법인을 설립해서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서점에서 전자책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다수의 독자들이 오프라인 서점에 방문해서 전자책 구입에 대한 요청을 많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13개 협력사들은 전자책 전용 카드를 제작하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일본 오프라인 서점을 대표하는 키노쿠니아(1927년 창립)는 그동안 컨텐츠 소싱 관점에서 주력했던 전자책 사업을 플랫폼까지 지원하는 전략으로 강화했다. 서점은 고객과 책과의 만남의 공간이고 지속적으로 고객의 읽고 싶다는 마음에 부응하기 위한다는 창업 철학을 디지털 공간에서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로 2011년에 키노피(Kinoppy)가 시작되었다. 전자책 서비스인 키노피는 키노쿠니아 북웹(Book web)을 통해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한 채널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책 구입과 이용에 있어서 N스크린과 클라우드형 서재는 기본적으로 지원된다. 키노쿠니아도 반스앤노블과 동일하게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전자책 체험존을 설치해서 고객 접점 창출과 경험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독일의 탈리아와 후겐두벨, 토리노 얼라이언스의 중심

       세계 3대 출판 강국인 독일 시장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유럽의 전자책 시장은 독일 출판시장을 대표하는 출판사는 베텔스만(Bertelsmann)이고, 서점체인은 탈리아(Thailia)와 후겐두벨(Hugendubel)이다. 유럽에서 전자책 시장의 성장이 더딘 이유로 부가가치세 적용이 있다. 독일에서 일반 상품은 19%의 부가가치세가 책정되지만, 책에는 7%만의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하지만, 전자책에는 소프트웨어로 적용되어 부가가치세 혜택이 없다. 그만큼 전자책 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서 독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독일의 경우, 아마존의 영향력이 여타 유럽의 진출국들처럼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마존의 무차별적인 할인 공세와 무료 배송 정책 등으로 로컬의 지역 서점들과 도매상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전자책 시장마저 아마존의 아성에 넘어간다면 출판 강국 독일의 위상마저 흔들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아마존은 독일의 전자책 시장에서 4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판도 변화도 빠르게 진행중이다. 2013년 2월, 로컬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토리노 얼라이언스(Tolino alliance)가 만들어졌고, 최근 3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만큼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토리노 얼라이언스는 각각의 참여 주체별로 업무는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 출판사와 서점은 판매와 서점들은 마케팅에 집중하고, 도이치텔레콤은 IT와 하드웨어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맡고 있다. 토리노 얼라이언스를 통해 서점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독자 지원은 여전히 서점의역할이다. 따라서 독자와의 관계를 포함한 브랜드와 공간을 지속적으로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토리노 얼라이언스의 본체는 전자책 사업을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백엔드(Backend), 콘텐츠 핸들링(Content Handling), 각종 애플리케이션 및 전자책 디바이스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서점은 고객 서비스와 같은 고유의 핵심 사업에 주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들의 비전은 유럽지역을 선도하는 전자책 독서 환경을 만들고 최고의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자책 구매와 종이책 구매의 상승과 하락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자책이 출판 시장에서 10% 정도 차지하고 있는 독일에서 토리노 얼라이언스의 선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서점은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출판 시장의 정체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서점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해당 서점의 규모와 시장 환경 등에 따라 선택과 집중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반스앤노블과 키노쿠니아 등 대형 서점 체인의 경우, 보다 거시적인 환경 분석과 기민한 전략이 적합하다. 특히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급속한 변화와 재무적인 포트폴리오를 복합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중소형 규모의 서점은 카테고리 킬러 형태의 전문 서점으로의 변화가 시장에서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온라인으로 제공받기 힘든 면대면의 도서 추천과 작가와의 만남의 공간으로 오프라인만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친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연결 또는 결합된 형태를 의미한다. 온라인에 비해 오프라인은 하이브리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물리적인 기반이 더 잘되어 있다. 이미 인터넷 환경을 일상을 지배하고 있고,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와 모바일 서비스가 모든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서점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은 종이책의 질감과 새로운 책의 발견을 경험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책을 검색하고 결제도 한다. 전자책은 초기의 독서 경험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서점 내에 전용 체험존을 구성해서 각종 디바이스와 전자책 이용 방법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해외 주요 서점들의 기본 전략이다. 다수의 오프라인 서점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다. 전자책이 많이 판매되면 종이책 판매가 줄어들고 그만큼 독자들의 방문이 줄어들면서 운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책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금 이대로 가만히 서있다면 성장을 떠나 생존마저 어려운 환경이 밀려오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오프라인 서점이 전자책 서점으로 대변신을 진행하자는 말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관점에서 적절한 균형감을 가지고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지식문화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시켜야 한다. 전자책 사업을 통해서 영업이익 구조를 강화시키고, 온라인에 익숙한 독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종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인접 산업에서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북클럽(Book club) 모델의 활성화를 통해 책을 즐기는 독자들과의 커뮤니티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서점은 디지털 사업을 별도로 분리할 수도 있고, 제휴와 얼라이언스 등을 통해 확장시킬 수도 있다. 방법론은 각자의 내/외부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핵심은 업의 본질과 비전과 결합된 전략 수립과 적절한 시기의 과감한 의사결정에 달려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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