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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진화하고 있는 아마존의 킨들 플랫폼 (367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4. 4. 29. 09:24

    "전자책 시장은 쇠퇴할 것이다."

    지난 3월, 옥스퍼드 문학 페스티벌에 참석한 영국의 대형 서점체인인 워터스톤즈(Waterstones)의 설립자가 한 말이다. 팀 워터스톤(Tim Waterstone)은 "미국의 전자책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곧 영국의 전자책 시장도 같은 길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은 AAP(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가 발표한 자료를 따르고 있다. 종이책은 11.5%의 판매성장률을 보인 반면 전자책은 가장 인기가 높은 성인 분야가 4.8%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의 말이 맞다고 시장의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다. 미국 전자책 시장의 정체 국면을 시장의 쇠퇴로 단언하는 것은 대형 오프라인 서점체인을 경영하는 팀 워터스톤의 입장에서 보면 기대하고 싶은 전망이다.

    하지만, 워터스톤즈도 기존 종이책 시장의 성장에 한계점을 보고 이미 아마존과의 제휴를 통해 전자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현황이지만 출판의 미디어적 포맷은 이미 전자적 형태를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출판 콘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 소비의 현황이 음반 산업의 형태처럼 급속한 변화의 길을 갈 것인가? 관련해서 업계 전문가들은 속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음반 산업에 비해 출판 산업은 시장참여자들의 구조와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문화적 관점에서 수용과 확산, 변화의 방향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음악은 일간(Daily) 비즈니스의 성격이지만 책은 주간(Weekly) 또는 월간(Monthly) 비즈니스의 성향이 강한 편이다. 전자책 서비스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못내고 사라지는 업체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반스앤노블은 누크(Nook) 사업을 상당 부분 축소했고, 애플은 가격담합 소송건으로 서비스 확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코보(Kobo)는 CEO 교체 후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 확장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구글은 플레이북스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의 부재로 성과가 미흡한 편이다. 기존 메이저 사업자들이 주춤한 틈을 타고, 오이스터와 스크리브드 같은 구독형(Subscription) 모델의 전자책 사업자들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전자책 시장의 절대강자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킨들은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콘텐츠 플랫폼에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이 전자책 서비스 분야에서 보이고 있는 행보들은 의미가 다르다. 일반 단행본 중심의 전자책에서 디지털 만화와 추천 서비스 연계 등 전자책 서비스 전략의 폭을 다양하게 늘리고 있다. 아마존의 사업 추진 슬로건은 "Get big fast"로 빠르게 진출해서 크게 키운다는 의미로 킨들 역시 그 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호는 최근 아마존의 출판과 각종 신규 서비스를 통해 전자책 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최대의 디지털만화 플랫폼 인수

    최근 아마존은 디지털 만화 콘텐츠 플랫폼 업체인 ‘코믹솔로지(ComiXology)’를 인수했다.(인수가는 미공개) 2007년 출범한 코믹솔로지는 마블(MARVEL), DC코믹스 등 대형 만화 또는 그래픽노블(Graphic novel) 업체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아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게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가이드뷰(Guided View)라는 기술을 적용해서 독자들이 보다 몰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화책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코믹솔로지의 아이패드 앱(App)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아이패드 비게임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달성했다. 2억건 이상의 디지털 만화가 다운로드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앱은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윈도우8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만화책 유통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만화책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2012년에 코믹솔로지는 7,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설립 당시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75개 출판사의 만화책과 다수의 독립된 만화가들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코믹솔로지를 아마존이 인수함에 따라 만화책 유통 시스템의 변화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자사 웹사이트나 전자책인 ‘킨들’을 통해 코믹솔로지 콘텐츠를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코믹솔로지는 대형 만화책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스파이더맨’, ‘X-맨’ ‘어벤저스’ 등 블록버스터급 만화책의 디지털 유통을 아마존의 고객들에게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거 코믹솔로지 CEO는 “코믹솔로지의 임무는 모든 형태의 만화책과 그래픽 소설의 사용자층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코믹솔로지와 아마존은 만화책과 그래픽 소설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고객 접점은 더 강하게

    최근 소셜리딩플랫폼(social reading platform)인 굿리즈(Goodreads)는 회원이 아마존에서 구입한 책을 가상서재(virtual bookshelves)에 자동 등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우선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종이책과 킨들 전자책을 구입하면 가능하다. 'Add Amazon Book Purchases' 링크를 선택하면 'My Books' 페이지로 이동한다. 2013년 3월에 아마존이 인수한 굿리즈는 이번 서비스 결합을 통해 회원들이 보다 편리하게 각종 책을 추천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아마존의 상품과 콘텐츠를 더 많은 회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킨들페이어화이트(Kindle Paperwhite)와 태블릿 킨들파이어(Kindle Fire)에서도 펌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2천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는 굿리즈는 추천 기반의 도서구입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메이저 출판사와 작가들도 속속 가입하고 있다. 아마존에 구매한 책을 굿리즈에 직접 연결한다는 것은 결국 아마존이 굿리즈를 인수한 핵심 목적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출판 유통 시스템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고, 플랫폼 경쟁자들에겐 구매력이 높은 헤비리더 독자층에 대한 접근을 막는 전략이다. 전자책의 경우, 본문의 일부를 공유하거나 느낌을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킨들 플랫폼의 확장에 있어 굿리즈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결국, 출판 콘텐츠 유통은 아마존에서 커뮤니티는 굿리즈에서 전담하면서 플랫폼단에서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본격화된다는 신호가 켜진 것이다.   


    협력하는 작가와 출판사는 우리의 고객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Self Publishing Platform)인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DP)은 개인 작가나 소형 출판사에서 전자책을 아마존 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작가의 책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24시간 이후에 그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최근 KDP는 판매 내역(Sales data)를 고객의 구매시점과 동 시간대에 작가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셀프 퍼블리싱 작가는 아마존의 '세일즈 대시보드'(Sales Dashboard)를 통해 매출과 정산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투명하고 빠르게 가장 중요한 사항을 공개하는 것이다. 고객 최우선주의로 무장한 아마존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든 부분이다. 판매를 결정한 국가별 킨들 스토어에서 독자가 실제 구입한 전자책, 빌려간 전자책, 무료 전자책 등 각각의 구분값을 기준으로 내역이 제공된다. 협력하는 개인 작가 또는 출판사는 세일즈 대시보드를 이용할 때 타이틀, 마켓플레이스, 타임프레임별로 카테고리 검색이 가능하다. 더불어, 세일즈 대시보드는 특정 기간동안 진행되었던 마케팅 캠페인의 성과와 피드백도 제공한다. 마케팅 캠페인의 실효성을 데이터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속 마케팅의 전략과 실행 계획 수립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존은 이제 저작권자를 공급자 관점을 넘어 소비 고객의 가치와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저작권자가 필요로 하거나 선제적으로 제공해야할 기능과 편의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그 결과를 서비스로 출시할 것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콘텐츠의 지속적으로 연결

    아마존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 방송 등을 볼 수 있는 가정용 기기인 파이어(Fire)TV 판매(99달러)를 시작했다. 초도 물량이 매진될만큼 파이어TV의 인기는 높다. 일반 CD 케이스 크기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아마존의 영화·동영상 판매채널인 인스턴트비디오와 넷플릭스, 훌루닷컴, HBO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파이어TV와 함께 사용하는 게임조작기도 3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아마존이 저렴한 가격과 경쟁사 단말기보다 빠른 스트리밍 속도, 편리한 검색 기능,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 호환성을 파이어TV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파이어TV는 디바이스 판매에서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는 아마존의 킨들 디바이스 전략에 맞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다. 이제 지속적으로 가정에 보급되면 스마트 기기용 앱과 게임 개발자들의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작년부터 개발설이 나왔던 아마존의 스마트폰은 오는 6월에 출시를 발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보도했다. 아마존의 스마트폰은 전면에 달린 4개의 카메라 또는 센서가 눈에 있는 망막의 움직임을 추적해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홀로그램과 유사한 3D 영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마존은 최근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초대해 새 스마트폰 개발에 대한 비공개 설명회도 열었다고 한다. 아마존의 특징인 ‘병렬적 기술 개발과 직렬적 서비스 결합’이라는 신사업 추진 전략이 스마트폰 개발에도 적용되고 있다.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는 최근 자사의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아마존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가 20만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한 사전 준비는 모두 마쳤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독자적인 스마트폰이 업계에 어떤 충격을 주고 고객들을 유혹할지 주목된다.


    아마존 퍼블리싱의 해외 진출 강화

    출판 사업을 총괄하는 '아마존 퍼블리싱'이 미국, 영국, 독일을 중심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 담당 책임자(부사장)인 제프 벨(jeff belle)은 아마존의 자체 출판 사업 확장은 기성 출판 산업에 악영향이나 충돌을 준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출판 산업의 서비스 영역을 더 확장시키고 관련 인력을 계속 충원하면서 일자리를 더 만들고 있음을 강조한다. 아마존은 독일에서 200종, 영국에서 500종을 출간할 계획이다. 출간된 책들과 함께 유럽에서 아마존은 킨들의 확장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단문 형식의 킨들 싱글즈(singles)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마존 퍼블리싱은 70여명 이상의 편집 인력을 충원하면서 시애틀, 뉴욕, 룩셈부르크, 런던, 뮌헨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15개의 임프린트(imprint)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퍼블리싱은 지불액 기준으로 보면 미국의 킨들 스토어에서 3번째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아마존 퍼블리싱의 임프린트는 대부분 장르문학 중심이지만, 최근 종교분야로 확장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운영할 모양을 갖춰나가고 있다. 물론, 아마존 퍼블리싱은 출판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부인하고 있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특히 메이저 출판사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그래서인지 메이저 출판사들은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 구축과 디지털 임프린트 설립 등 출판 콘텐츠 생산자 관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 조만간 아마존 퍼블리싱은 유럽에 이어 아시아권에 본격적인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킨들 스토어와 디바이스가 판매되는 곳은 퍼블리싱 서비스와 1:1로 연계시켜 아마존의 출판 브랜드를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다. 각 대륙별로 아마존의 출판 브랜드와 서비스는 자사의 디바이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결국 콘텐츠의 큰 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면서 출판산업의 밸류체인의 변화를 주도하는데 아마존의 역량을 집결할 것이다.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와 출판 사업의 중심은 결국 플랫폼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유통 구조의 혁신과 함께 내부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네트워크화 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월마트 등 산업별 경쟁자들은 아마존의 동종과 이종, 채널별로 밀고 들어오는 사업 전략에 많이 힘들어하는 눈치다. 확보된 투자 여력과  유통과 서비스 기술력, 탄탄한 고객 로열티 등 어느 하나 틈새가 쉽게 발견되지 않는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다. 전자책 서비스도 종이책과 본격적인 연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자체 출판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전문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셀프 퍼블리싱을 통해 개인 작가들과의 다이렉트 계약 구조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전자책 중심의 서비스도 각종 디바이스와 앱을 통해 업계의 1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 유통과 콘텐츠 업계의 공룡이 된 아마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아마존도 출판산업 전체에서 균형과 상생의 키워드를 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과도한 욕심은 오히려 아마존이 기대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주춤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대대적인 공세, 메이저 출판사들의 디지털 서비스, 융복합화되는 지식 콘텐츠 시장 등 다양한 변수들이 향후 출판산업 전체를 이끌어가면서 아마존 흔들기도 병행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전방위적인 출판 사업 전략은 지난 20년간의 도서유통을 통해 독자 개개인의 취향과 패턴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최근들어 작가와 출판사를 고객 관점에서 보다 친밀하고 세부적인 사항까지 지원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마존의 넥스트 스텝은 결국 모든 의사결정을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마존의 철학이 더욱 밀도있게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책 시장의 새로운 승부는 선두에 선 아마존을 통해 쇠퇴하지 않고 더욱 거세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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