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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 메이저 출판사의 디지털 전략과 리더십 (365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4. 4. 18. 17:49

    디지털 출판과 유통 방식의 변화는 출판 시장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서점 채널은 성장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보더스의 파산에 따른 중대형 서점 체인들은 매장 수를 줄이면서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찾고 있다. 반스앤노블은 전자책 사업 부문인 누크(nook)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실적은 급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피어슨의 공동 투자로 운영중인 누크미디어(nook media)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용 독서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독립 서점들도 월마트 등 대형 유통점들의 도서 판매 확대에 따라 생존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렇듯 오프라인 서점 채널은 디지털과 모바일의 성장에 따라 생존 전략의 변화 추진이 시급하다. 오프라인은 결국 경험과 공간이 차별화된 요소다. 책을 더 깊이있게 다루거나 연관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자택일'의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 오프라인 거점과 연계한 모바일 마케팅은 더욱 강점을 만들 수 있다. 푸시형 모바일 서비스와 옴니(Omni) 채널 형태의 서비스 모델은 오프라인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전자책 중심의 사업 투자를 아마존 미투(me too) 전략은 ROI 관점에서 매우 어려운 길이다. 기본적인 디지털 사업 역량이 부족한 오프라인에서 단기간 이를 채우면서 실적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전략의 변화 

    최근 해외 메이저 출판사의 디지털 전략의 변화는 서점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종이책과 교육사업의 실적 둔화로 전체 매출액은 감소하지만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의 매출과 이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피콜린스(HarperCollins)는 2013년 10-K 연례보고서를 통해 3만개의 전자책으로 총이익의 19%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전자책 사업은 하퍼콜린스의 치밀한 사전 전략과 실행을 통해서 가능했다. 이미 4~5년전부터 자사의 출판 타이틀을 전자책전용기기(e-reader)와 태블릿에서 사용가능한 포맷으로 구축했다.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관점에서 종이책 출판 이전에 디지털 출판을 포맷 기획을 먼저 추진했다. 자사의 로맨스 전문 임프린트(Imprint)인 에이본(Avon)을 통해 매주 한 타이틀씩 디지털 퍼스트 시리즈의 로맨스 작품을 출간했다. 이 시리즈는 매주 뉴욕타임즈 전자책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먼앤슈스터(Simon&Schuster)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 미국 전자책 시장 성장률이 다소 정체되었지만 메이저 출판사들의 전자책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이먼앤슈스터의 2013년 매출액은 8억9백만 달러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이 중 디지털 판매는 전년대비 22% 성장했고, 총 이익에서는 27%의 점유율을 달성했다.(2012년은 23%) 미국출판사협회(AAP)에 따르면, 2013년 전자책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빅5 출판사 중 3곳은 전자책 판매 수익이 증가했다. 메이저 출판사들간의 경쟁이 전자책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과의 가격 담합 소송 분쟁에서 메이저 출판사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사전 합의를 추진했다. 적정선에서 벌금을 내고 애플과의 에이전시 모델 계약 체결을 조정했다. 결국 최종 판매가격을 유통사에서 책정하면서 할인폭을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존처럼 역마진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업체들은 출판사의 공급 이익은 보전하면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전자책 독자들은 동일한 타이틀이라면 가격 부담이 덜한 전자책을 선호하는 비중이 더 높다. 메이저 출판사의 타이틀은 대다수의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자책 판매량과 이익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출판에 대한 작가들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에로틱 로맨스 소설로 유명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2년 출간)는 전 세계 1억권 판매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1억 권 판매 클럽에 가입한 소설로는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4억5000만 권이 팔린 『해리포터 시리즈』와 1억2000만 권이 판매된 『트와일라이트』가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영국 출신의 작가인 E L 제임스가 자비로 출판한 작품으로 미국 빈티지북스에서 3부작으로 출판된 이래 전 세계 51개 언어로 출판됐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는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으며 미국에서만 4천5백만 권이 팔렸다. 셀프 퍼블리싱을 통한 독립 작가들의 출간율과 시장 성장 추세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출간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들의 셀프 퍼블리싱 이용률의 증가는 출판 시장의 가치사슬(Value chain) 관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출간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 작가들을 중심으로 셀프 퍼블리싱은 출간을 위한 거의 유일한 경로였다. 

    하지만, 콘텐츠 유통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출판 콘텐츠 오너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킨들다이렉트퍼블리싱(KDP), 반스앤노블의 펍잇(Pubit), 코보의 라이팅라이프(Writing life), 스매시워즈, 루루닷컴 등 편리한 출판 콘텐츠 제작 지원 및 유통 시스템이 대중 작가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콘텐츠 판매에 따른 작가 인세율이 종이책 단행본 출간에 비해 4~5배 이상 되는 등 파격적인 구조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자책 뿐만 아니라 POD(Publish On Demand)를 통해 주문한 수량만큼 재고 부담없이 종이책 출간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디지털 출판 환경의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크라우드 펀딩도 출판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작가에게 일정한 투자가 더해진다면 양질의 출판 콘텐츠 생산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해외 출판 시장에서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종이책을 즐겨읽는 독자들이 전자책도 읽는다'는 설문 조사 결과는 동서양 모두 유사한 것 같다. 소위 헤비리더들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연령대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헤비리더들이 선호하는 전자책은 종이책의 전자책 포맷이다. 분야는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 등 장르문학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와 실용서가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문학분야의 특성상 텍스트로 구성된 전자책은 전자책전용기기(e-reader)에서 읽기에 편리하고,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에서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이용 가능하다. 롱텀(long term)으로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분야와 포맷에 집중하는 생산과 유통의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젊은 독자층의 현재와 미래를 선도하는 시장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대의 변화를 읽는 출판 경영 리더십

    최근 복스버너(Voxburner)가 영국의 16~24세 1천 5백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주목해보자.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전자책전용기기(e-reader)를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5%, 태블릿은 24%,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사람은 40%에 달했다. 전자책을 구입에 지금보다 더 지출을 하겠다는 응답율은 26%였으며 여성은 평균보다 3% 정도 상회하면서 전자책에 대해 남성보다 우호적이었다. 전자책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두터운 이유는 장르문학에 대한 이용률과도 상관성이 높다. 이번 설문 응답자의 62%는 디지털 포맷보다 물리적인 종이 포맷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전자책 이용시에 특정한 디바이스에서만 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비율도 15%에 달했다. 전자책을 주변 친구들에게 빌리거나 빌려볼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대한 요구로 볼 수 있다. 전자책이 종이책에 비해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16~24세의 젊은 층은 종이책의 느낌을 동시에 갖고 싶다는 사용 행태를 가지고 있다. 30~40세의 독자층에 비해 전자책전용기기(e-reader)에 대한 구매의도와 사용률은 낮아지고 있다. 눈의 피로도, 배터리 이용 시간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전자책을 이용하는 비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 장시간 독서와 텍스트 중심의 행태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이동하고 있다. 그들에게 '책'이라는 콘텐츠는 종이책이 사전적 의미의 책으로 규정되고, 전자책은 디지털 콘텐츠의 관점에서 하나의 멀티미디어로 해석될 것이다. 기획과 제작 그리고 유통의 패러다임이 변해야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물론 아날로그적인 속성을 유지하거나 깊이를 더하는 측면도 어쩌면 출판과 책의 지속적 성장할 수 있는 탁월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핵심은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변화의 방향은 눈에 보이지만 속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출판 산업의 분야는 디지털 출판과 전자책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디지털과 콘텐츠를 이야기할 때 유통 플랫폼 관점에서 보는 것이 주류였다. 하지만, 여전히 출판 산업의 중심은 출판사다. 여기에서 말하는 출판사는 사업자 관점의 출판사와 함께 기획, 편집, 제작, 마케팅 등 개별 업무를 진행하는 개인을 모두 포함되는 구성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서 미래형 출판사의 모습은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해결 과제다. 다양하게 현황을 분석하고 비전을 제시해줄 사람은 많지만 결국 변화를 만들고 투자를 하는 사람과 조직은 바로 개별 출판사의 몫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오프라인 서점 채널의 침체, 작가들의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 이동 등 출판사와의 전통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 구조는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해외 메이저 출판사들의 선제적인 변화 전략과 실행은 실제 사업 성과로 창출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디지털 사업 전문가들의 역할과 과감한 투자가 있다.  

    출판전문가인 테드 맥길로이는 "오늘날 출판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직원 채용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원은 전통적인 의미의 출판 인력이 아닌 IT 인력을 의미한다. 출판사는 기술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이먼앤슈스터의 최고디지털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인 엘리 허쉬혼은 모든 임프린트에 디지털 핵심 인력을 배치하면서 "제가 속한 우리 조직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새로운 디지털과 연관된 기회 창출, 디지털 기술, 새로운 마케팅 수단 등을 개별 임프린트에 교육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출판 전문가들과  메이처 출판사의 최고디지털책임자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결국 출판과 IT의 융복합이다. 종이책 중심의 조직 구조와 인력을 무리하게 디지털로 틀어가는 전략이 아니다. IT 전문 인력을 조직에 투입시켜 변화를 이끌어가는 추진체로 활용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와일리의 최고디지털책임자인 피터 발라스도 "출판산업으로 밀려드는 파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있어야 하고, 그것에 어느 정도 친밀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모든 직원들의 수준을 디지털과 종이책의 성공을 위해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IT 전문 인력들에게 출판사가 기술회사라는 인식을 줘서 우수 인력들이 급여보다는 도전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해외 출판사의 행보는 예상보다 심도있는 비전과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각종 디지털 사업과 우수한 재무 성과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메이저 출판사들의 디지털 투자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피어슨은 2012년 누크미디어의 지분 5%를 89.5백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본격적인 디지털 콘텐츠 사업 투자를 단행했다. 대부분의 메이저 출판사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전문 임프린트 신설, 셀프 퍼블리싱과 소셜리딩 관련 서비스 등에 투자 범위를 계속 늘리고 있다. 전통적인 작가 발굴과 서점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출판사를 중심에 둔 효율적인 콘텐츠 사업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경영진의 리더십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종이책 시장의 감소 추세를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고 디지털 관점에서 범위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내부에 디지털 전문가들이 포진하면서 채널과 포맷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물론 내부적으로 기존 조직(인력)과의 충돌이 있겠지만 생존을 위한 위기 극복과 강력한 리더십 추진 및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는 시점에 있다. 아쉐트(Hachette), 펭귄(Penguin), 사이먼앤슈스터가 공동으로 투자한 부키시(bookish)처럼 각사의 자원과 역량을 모아서 신규 서비스를 공동으로 오픈하는 사례도 있었다. 더불어, 소셜미디어(Social media)를 통해 자사의 마케팅과 홍보 채널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확충 및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이제 일반화가 되어 있을 정도다. 서점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 커머스를 통해 직접 자사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메이저 출판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기술에 대한 출판사의 인식 전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출판시장의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구조와 시장참여자들은 변화의 시대에 있다. 예측가능한 구조를 단정할 수 없지만 그 중심은 콘텐츠에 집중될 것이다. 지속적인 수익 실현 가능한 모델을 누가 먼저 갖추고 확장시키느냐에 따라 콘텐츠 생산의 중심축인 출판사의 운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가와 전문 조직 구성을 통해 미래의 비전과 도전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조직(인력)의 유연성은 기존의 출판 역량과 결합될 때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넓게 보고 깊게 이해하는 힘은 출판사의 경영 리더십에서 좌우된다. 그 결과는 다시 모든 임직원들에게 전파되어 출판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 해외 메이저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출판 조직(인력) 구조와 성과창출의 상관성은 하나씩 증명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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