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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 이제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전략이 필요하다 (366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4. 4. 18. 17:52

    2013년 미국의 전자책 시장 규모

    최근 미국출판협회(AAP)에서 2013년 미국 출판시장 통계를 공식 발표했다. 회원사(1,200여 개)들의 매출액 통계를 기준으로 전체 도서매출은 전년대비 1% 성장한 약 150억 달러 규모다. 양장본의 도서매출은 9.7% 증가한 15억2천만 달러, 일반 페이퍼백(Trade paperback)은 9.3% 감소한 13억6천만 달러, 문고판(Mass market paperback)은 7.7% 감소한 3억7천만 달러다. 다운로드형 오디오북(Audiobook)은 18.6% 증가한 1억3천만 달러, 판매형 오디오북은 예년과 비슷한 7천8백만 달러다. 어린이 분야는 전체적으로 6.6% 감소했는데 전자책은 26.7% 감소한 1억7천만 달러, 하드커버는 10.9% 감소한 7억3천만 달러다. 전자책 매출이 2012년 대비 1% 감소한 14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성인 대상의 전자책은 13억 달러로 3.8% 증가했지만 어린이/청소년 분야(Children&Young Adult) 전자책은 26% 감소한 1억7천만 달러다. 미국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은 종이책 페이퍼백 시장을 대체하는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드커버는 소유를 원하는 독자(이용자)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전자책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13억 달러의 매출액을 보였다. 이렇게 성장이 둔화된 것은 아마존의 할인 공세와 2012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과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2013년에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중소형 출판사들의 전자책 매출 성장이 감소하였지만 메이저 출판사(Big5)의 경우 전자책은 평균 20% 이상 성장했다.(AAP에 소속된 회원 출판사들의 전자책 매출 비중은 27% 정도) 이들 메이저 출판사의 전자책은 대부분의 유통 플랫폼에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셀프퍼블리싱(Self Publishing)을 통한 전자책 콘텐츠 판매를 포함하면 여전히 미국 전자책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최근 시장의 변화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작가, 출판사, 유통 플랫폼 등에서 양분화 현상이다. 선호하는 작가와 출판사 타이틀, 가격 할인 제공과 편리한 유통 플랫폼에 독자(이용자)들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중소형 플랫폼들이 문을 닫고 있다. 코보(Kobo)는 미국 사업을 총괄했던 오피스를 철수시켰고, 소니(Sony)도 북미지역에서 해당 사업을 종료하면서 연계 서비스는 코보로 이관했다. 전자책 전문 플랫폼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디젤(Diesel)도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이 시장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구글, 애플 등 메이저 플랫폼들의 성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 투자대비 수익이 미약하거나 마이너스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전자책 서점과 전문 플랫폼은 계속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전자책 시장은 종이책의 연장선상에 보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종이책 기획-제작-유통 구조에서 현재의 전자책 시장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출판시장의 규모가 감소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전자책에서 찾아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완만한 성장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독자(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은 현재의 전자책 시장 플레이어들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측면에서 종이책과 유사한 독서경험을 전자책에서도 똑같이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옳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기술수용주기모델(Technology Adoption Life Cycle)에서 이야기 하는 캐즘(Chasm)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전자책을 이용하기 위한 원천적인 수단이 디바이스 구입과 보급의 속도가 캐즘 극복 후에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내포되어 있다. 메이저 출판사들이 전자책 콘텐츠에 더 많은 투자와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려는 사업 전략은 초기 시장(Early Market)에서 주류 시장(Mainstream Market) 독자(이용자)들이 전자책을 더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책 시장과 <아웃사이드 인> 전략

    <아웃사이드 인(Outside-In)>은 전자책 시장 참여자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용어다. 성공한 혁신 기업이더라도 이용자의 진정한 욕구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치밀하게 내부를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전자책을 출판 산업의 한 영역으로만 생각하면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사업에 적용해야 한다. 독자(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투자에 인색하고 비용 절감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시장 내에 차별화된 위치 확보가 어려워진다. 이용자와 멀어지는 것은 스스로 성공을 포기하는 것이다. 『아웃사이드 인 전략』의 저자인 조지 데이 교수는 오래전에 ‘마켓센싱(MarketSensing)’이라는 용어로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재빠르게 준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지 묻기보다, 우리의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건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안겨줄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마존은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편리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킨들을 통해 이용자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이러한 관점과 전략 실행은 아마존 킨들 플랫폼의 핵심성공요인이다. 


    그럼, 전자책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들과 다른 관점에서 진출해서 독자(이용자)들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모델들에 대해서 살펴보자. 사무용품, 의료용품 등을 제조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3M(Minnesota Mining & Manufacture)은 2011년부터 클라우드 도서관(Cloud Library)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관련성이 약한 사업 확장으로 볼 수 있지만, 3M은 콘텐츠 플랫폼 사업의 성장을 예견했다. 실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아마존, 소니, 반스앤노블 등 기존의 주류 사업자들이 콘텐츠와 디바이스 경쟁에 투자할 때 3M은 각각의 유통 플랫폼이 판매하는 콘텐츠를 개인 사용자들이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에 집중했다. 개별 출판사와 도서관을 위한 전자책 솔루션을 클라우드 형태로 지원하면서 비용 절감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3M은 랜덤하우스와 IPG(Independent Publishers Group) 등 다수의 출판사들와 협력을 통해 전자책 콘텐츠를 소싱했고,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스마트 디비아스에서 3M의 전자책을 클라우드와 N-스크린(N-Screen) 기반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제 3M을 포스트잇(Post-it)을 판매하는 회사로만 기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기술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회사로 진일보하고 있다. 사무용품 개발과 유통을 통해 이용자의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접근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 도서관에서 많이 사용하는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시스템에 3M이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도서관과 3M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다. 물론, 오버드라이브(Overdrive)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그러나, 3M은 미국의 도서관 서비스에서 전자책, 오디오북, 비디오 서비스 등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e-Reader)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릴만큼 전자책 시장에서 3M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최대의 식품, 잡화 판매회사인 테스코(Tesco)는 최근 전자책 플랫폼인 블링크박스(Blinkbox)를 재오픈했다. 2011년 4월에 영화와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블링크박스(Blinkbox), 전자책 플랫폼 회사인 몹캐스트(Mobcast)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 2~3년간의 시행착오를 정리한 테스코는 블링크박스를 통해 신간과 유명 저자의 전자책을 30% 이상 할인 해서 판매한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업체인 세인스버리스의 전자책(Sainsbury's eBooks)과 함께 본격적인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경쟁이 영국 유통업계에 불고 있다. 테스코 회원가입을 통해 블링크박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책의 일부를 볼 수 있고, 클럽카드를 통해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다. 회원의 로열티 강화와 적은 비용으로 각종 지식문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든 테스코는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앞으로 테스코는 이용자들의 구매 패턴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일반 상품과 함께 디지털 콘텐츠(전자책, 음원, 영화, 게임 등)의 추천 서비스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라는 신규사업에 테스코의 역량을 모으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 체인점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디지털 콘텐츠는 아주 무관한 영역이지만 외부의 관점에서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와 사업을 발굴하고 키워가고 있다. 고객을 락인(Lock-in)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디지털 콘텐츠는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다. 아마존닷컴의 글로벌 진출 강화에 따라 로컬의 대형 유통사업자들은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 더욱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업체인 드롭박스(Dropbox)가 소셜 전자책 리딩 플랫폼인 리드밀(Readmill)을 인수했다. 리드밀은 어떤 업체인가? 리드밀은 DRM Free 또는 어도비 DRM을 사용하는 전자책 파일을 읽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온라인 서점에 있는 책의 미리보기 파일을 독자(이용자)가 리드밀에서 읽을 수 있다. 이 기능을 ‘리드밀로 보내기(Send to Readmill)’라는 소셜 플러그인(Social Plug-in)으로 공개하면서 인기를 많이 얻었다. 리드밀이 언론과 출판사의 시선을 끈 건 공유 기능 덕분이었다. 리드밀은 전자책 독자(이용자)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독자(이용자)가 본문의 일부 문장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여러 SNS로 공유하고, 리드밀 서비스에서 친구들과 의견 교환 등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친구가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남긴 걸 표시했다. 리드밀은 이러한 모든 기능을 웹사이트와 iOS, 안드로이드OS에서 편리한 N-스크린 기능을 지원했다. 독자(이용자)들이 공유한 책의 각종 정보를 출판사에 제공하면서 특정 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출판사에서 활용하게 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보면 리드밀은 독자 발굴과 마케팅을 이끌어주는 좋은 파트너십을 갖춘 서비스 업체였다. 그러면 드롭박스가 약 90억원 규모로 리드밀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고객(이용자) 관점에서 출판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리드밀에 대한 출판사의 좋은 인상과 이용자 분석 시스템과 드롭박스에 담겨질 다양한 전자책간의 연결을 통해 이용가치를 더 높일 것이다. 결국 리드밀의 멤버들과 함께 리드밀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독서 경험을 제공했던 기술을 활용해야 전자책과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서 리드밀은 “다양한 크기의 화면에서 책 읽기는 많은 사람이 일하고 사는 데 기본”이라면서 “드롭박스에서 새로운 것으로 본다. 방법으로 비슷한 도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이용자)들은 여러 플랫폼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개별 라이브러리가 아닌 드롭박스에 원스톱으로 보관할 수 있다. 이미 IT전문 출판사인 오라일리(O'Reilly)와 드롭박스는 DRM Free 방식의 전자책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드롭박스가 본격적으로 만들어갈 서비스는 개인의 콘텐츠 저장소라는 드롭박스의 전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전자책 시장에 진출한 3M, 테스코, 드롭박스의 사례를 봤다. 독자(이용자)의 편의성을 최고의 서비스 가치로 실행하는 사업자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할 경우 효율적인 투자가 수반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내부의 관점에서 제한된 자원과 기술로 모든 것을 추진하겠다는 사업 전략은 과욕이다. 이는 출판사와 유통 플랫폼 및 신규 진입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다시 말하지만, 더 이상 전자책을 출판 산업의 테두리 안에서만 바라봐선 안된다. IT와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들이 컨버전스(Convergence)화 되어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산업이다. 그 중심에 출판이라는 고유의 콘텐츠가 있고 전략적 관점에 따라 옥석의 가능여부가 판가름된다. <아웃사이드 인>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는 독자(이용자)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자사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하고 발전시키자는 의미다. 더불어, 다른 산업에서 출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와 수익과 성장을 이어가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도 주도적으로 분석해보자는 의미다. <인사이드 아웃(Inside-Out)>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기업은 경쟁사만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에 <아웃사이드 인> 사고 방식의 기업은 고객을 전략적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경쟁 기업을 보지 말고 기업 외부의 이용자에 집중해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재빠르게 준비하는 <아웃사이드 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추진해야 한다. 이제 독자(이용자)의 니즈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과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외부 사업자들의 진입과 도전을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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