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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 반스앤노블 누크(nook)와 코보(kobo)의 위기와 반격 (363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4. 3. 13. 15:04

    2013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시장 성장은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외 전자책 시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위한 정비 기간에 들어갔다.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는 아마존의 해외 진출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과 호주에 이어 한국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슈는 아마존에 이어 Big 3을 구성할 사업자는 과연 누가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의 경우 전자책은 콘텐츠 카테고리에서 상위 매출 그룹으로 이동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아마존과 함께 Big 3을 구축할 수 있지만 시장 구조 측면에서 남은 한 자리는 전문 사업자의 몫이 될 것으로 본다. 출판계와 직접적인 관계성과 업력을 기반으로 보면 반스앤노블, 코보, 소니가 대표적인 그룹을 형성한다. 최근 3개 회사의 전자책 사업 전략과 운영의 변화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전자책은 콘텐츠와 플랫폼의 유기적인 구조를 사용자 중심에 최적화시키는 역량이 생존의 절대 기준이 된다. 콘텐츠 포맷이나 DRM 호환, 인터페이스 적응도 등 다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다운로드하는 사용자는 드물다. 시장 선점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안정성 지원이 다른 콘텐츠에 비해 중요도가 더 높다. 시장 성장세만큼 아직 이익 규모가 높지 않다. 투자자들은 뚜렷한 실적과 수익을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구글 등 메이저들도 아직 전자책을 투자의 관점으로 보고 있다. 


    위기의 반스앤노블, 버릴 건 다 버렸다

    2013년 7월, 전자책 사업 부문인 누크(nook)를 만들고 진두지휘했던 윌리엄 린치가 사임했다. 2013년 연말 연휴기간 동안 누크와 관련한 매출이 60.5% 급감했다. 반스앤노블 전자책 누크의 시장 점유율은 20% 이상 하락했다. 이제 북미지역에서 한 자리 숫자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신임 CEO로 마이클 휴즈비(Michael P. Huseby)를 내정했다. 2012년 3월 반스앤노블에 합류하기 전까지 케이블비전 시스템에서 경력을 키워왔다. 윌리엄 린치(William Lynch)의 공석기간 동안 휴즈비는 반스앤노블 대표 및 누크 미디어의 CEO를 맡아왔다. 반스앤노블의 최대 주주인 레오나르도 리지오 회장은 "소매서점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짧지만 회사가 마주하고 있는 특별한 기회와 도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빠르게 대처하는 인물"이라며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일치된 비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반스앤노블 주주들은 누크 판매량이 정체를 보이면서부터 사업부의 분사를 요청했다. 이를 거부한 반스앤노블은 반스앤노블이 CEO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며 전자책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지속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최근 누크 사업 부문의 인력을 줄일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했다. 아마존 전자책인 킨들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수익이 하락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몇 명의 인원을 줄였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련해서 반스앤노블은 누크 하드웨어 팀의 모든 직원을 감축한 것은 아니며 새로 구성한 팀은 매출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재무 성과와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답변했다. 여기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바로 누크의 미래다. 전자책을 포함한 디지털 사업은 반스앤노블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만큼 매우 중요한 사업 단위가 되었다. 오프라인 매장 내 누크존을 구성해서 종이책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최접점에서 디지털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아마존, 코보 등 온라인 기반의 경쟁사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차별화적인 마케팅이었다. e리더(eReader)에 이어 태블릿PC으로 확장하면서 전자책과 각종 미디어 애플리케이션 유통까지 발전시켰다. 디지털 출판과 유통의 패러다임의 급변과 보더스의 파산 등 반스앤노블에게 누크 사업은 반드시 품고 키워야할 영역이었다. 아마존에 비해 시장 선점이 늦었지만 기반 고객층이 두터웠고 출판사와의 오랜 파트너십은 초기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추진 속도에 있었다. 출판 시장의 성장 정체로 인해 반스앤노블은 오프 매장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아마존과 격차를 줄일 만큼 투자 여력이 없었다. 교육 전문 콘텐츠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피어슨과 함께 누크미디어(nook media)를 설립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없이 사업은 지지부진한 편이다. 아마존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예상한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는 경쟁사들의 속도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자책은 플랫폼 사업이다. 콘텐츠와 스토어, 뷰어, 디바이스 등 개별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야 한다. 기술 중심의 회사가 아닌 반스앤노블 입장에선 수익이 미미한 전자책 사업을 미래 성장 엔진으로만 볼 수는 없었다. 외부의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사임한 윌리엄 린치를 따라 이탈하고 있다. 신임 마이클 휴즈비가 모토롤라와 야후 등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와 디지털 콘텐츠 사업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20% 이상 하락한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반등시킬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반스앤노블이 전자책과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위기 탈출이 가능한 전략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바로 하이브리드 마케팅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시장 선점이다. 오프 매장을 통한 누크 디바이스와 콘텐츠 체험을 지금보다 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종이책 판매 방식과는 다른 누크 이용자마다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아마존에 비해 추천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기술적인 면에서 비교되는 측면이다. 기본적인 추천 역량은 반스앤노블이 경쟁사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본다. 이를 기술적으로 다양하게 매칭하고 푸시하는 방법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외부 전문 인력이나 전문 솔루션 회사를 통해 충분히 개발 및 적용할 수 있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품질을 높이는 작업과 함께 웹과 모바일에서 끊김없이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누크 사업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 수 있다. 누크를 통해 선호하는 분야나 작가의 책을 맞춤형으로 추천받고 각종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면 아마존과의 격차 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코보 등 메이저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더불어, 파트너십 강화와 인수합병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전자책 시장의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스타트업과의 협력 또는 투자를 통한 인수합병도 누크의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이 전자책 서비스에서 주목받고 있다. 반스앤노블이 오이스터, 리드밀 등 전자책과 소셜리딩 업체를 인수한다면 시장과 독자들의 반응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내부 유보 자금이 부족하면 누크미디어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서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핵심은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서 아마존과의 직접적인 대결 국면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출판 파트너십을 기술 서비스 사업자들과 연결한 누크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이 뒷받침되는 경영진의 리더십 변화도 필수적이다. 한번 밀리는 반등하기 어려운 산업이 디지털 시장이다. 2013년 큰 고비의 시간을 지나온 누크 사업의 실적에 따라 반스앤노블 전체의 존속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는 시점이 바로 2014년이다. 최근 태블릿 사업부문에 이어 누크심플터치(Simple Touch Reader)도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누크는 디바이스의 몸집을 줄이고 교육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반스앤노블의 마지막 전략 카드로 보인다. 


    턴어라운드 전문가를 영입한 코보의 반격

    2월 초, 코보의 CEO가 교체되었다. 2011년 코보를 인수한 라쿠텐은 창업자인 마이클 세르비니스(Michael Serbinis)에 이어 일본인 타키히토 아이키(Takahito Aiki)를 선임했다. 인터넷 유통 전문 기업인 라쿠텐의 전자책 사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발표였다. 아이키는 일본에서 서점과 비디오 렌털 사업을 주로 했던 츠타야에서 2년동안 온라인 회원수를 2배 이상 확대시킨 경력을 가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와 라쿠텐의 통신회사인 퓨전(Fusion) 커뮤니케이션을 거친 인터넷 사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전임 마이클 세르비니스는 이사회 부의장으로 코보의 사업에 자문 역할을 한다. 코보는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e리더(eReader)와 태블릿PC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아마존과 정면 승부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13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코보의 수익은 전년대비 44% 신장했고, 회원수도 50% 증가해서 총 1,800만 명에 달한다. 

    타키히토 아이키가 이끌어갈 코보의 2기는 어떤 모습일까? 제반적인 플랫폼 구축과 경쟁력은 이미 최고 수준이다. 이제 코보는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과 수익 실현을 전략적 목표의 중심으로 보는 것 같다.신임 CEO의 주요 경력을 통해 보면, 전자책과 함께 각종 디지털 미디어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존의 앱스토어(app store)처럼 코보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자사의 디바이스를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다. 이제 전자책 시장도 매출 성장도 중요하지만 이익을 높이지 않으면 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전자책 부문만 사업을 영위하기에 코보가 작은 규모는 아니다. 미국에서 낮은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 해외 확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현재 190여개 국에 진출했지만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시장 규모가 큰 국가들의 경우 선점을 하지 못한 점은 극복해야할 중요 과제다. 대주주인 라쿠텐도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 애플, 구글, 반스앤노블 등 메이저들과의 경쟁에서 2014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코보의 CEO 교체 소식에 이어 소니가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인 '리더스토어’(Reader Store)의 북미지역 중단 소식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소니의 회원 승계를 코보가 담당하기 협약을 체결한 부분이다. 올해 4월까지 북미지역에서 소니 전자책을 구입한 독자는 코보 회원으로 등록해서 콘텐츠를 승계받을 수 있다. 코보 앱과 뷰어 등을 통해서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 양사 모두 '어도비(Adobe) DRM'을 채택하고 있어서 연동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e리더(eReader) 지원의 경우, 모델과 버전에 따라서 지원 범위에 차이가 있다. 북미지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이유는 아주 낮은 시장점유율에 따른 수익 구조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킨들 이전에 PRS 디바이스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선도했지만, 폐쇄적인 구조와 콘텐츠 소싱 역량의 부족으로 사업을 접게 되었다. 코보는 북미지역의 소니 회원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고객 기반 강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다.


    전자책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 OS기반의 플랫폼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여유가 많은 곳과 부족한 곳의 차이는 바로 사업을 대하는 방향과 전략에서 구분된다. 반스앤노블과 코보는 후자의 위치에 있다. 2O14년 초 CEO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준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전자책과 시간점유율 측면에서 경쟁하고 있는 각종 미디어 콘텐츠 시장도 외면할 수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성공 전략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수익을 연결시키는 개방형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저자, 출판사, 도서관 등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전자책 관련 스타트업과의 협력과 투자 및 인수합병 등에 리더십을 공격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전자책 독자들은 특정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이동하는 비율이 음원이나 비디오 사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누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편의성을 제공하느냐의 승부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제 ‘밀리면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스앤노블과 코보의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팽배해 있을 것이다. 분발을 통해 시장을 견인하는 중심 기업이 될 확률도 여전히 남아있다. 출판을 중심에 두고 기술을 융합시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가 먼저 출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두 회사의 앞으로 5년이 올해 성과에 달려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안되는 것은 다 버리고 핵심에 집중하겠다는 반스앤노블과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선점으로 정면 승부를 택한 코보. 그들의 결연한 사업 의지는 어느 때 보다 강렬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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