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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다 (357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12. 5. 10:45

    출판은 저작권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없는 매체다. 디지털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출판의 영역에서 가장 이슈가 된 프로젝트가 있었다. 바로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다. 2004년 구글은 일반인들에게 지식에 대한 더 많은 접근 기회를 주겠다는 목표로 미국 내 주요 연구 기관과 도서관에서 보유한 서적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을 추진했다. 구글은 현재 약 2천만 권의 책을 전자 복사해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저작권이 있는 책은 내용 일부를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저작권뿐만 아니라 출판 산업 전반과 지적 재산권을 비롯한 법률 적용 등에 있어서 많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반독과점법, 사생활 보호법, 공정 이용과 같은 법률 분야는 물론 문화, 철학, 국가별 고유한 출판 산업 환경과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소송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최근 구글은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와 구글북스(Google books) 서비스에 대한 미국의 작가단체인 <저작권자 길드>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데니스 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판사는 구글의 전자책 사업인 구글북스가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미국 작가들의 주장을 기각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구글북스는 저작권법상 '공정한 이용'(Fair use)에 해당하고 이는 독서를 위한 도구가 아닌 만큼 (종이)책을 뛰어넘거나 대체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2005년부터 <저작권자 길드>는 구글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글북스를 통한 자사 검색엔진 활성화와 이에 따른 광고 수입 증대 등 철저히 상업적 동기와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니스 친 판사는 구글이 영리단체임을 인정하면서도 구글북스가 책의 전자사본을 판매하거나 저작권물에 대한 직접적인 상업화를 진행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더불어 학계와 일반 독자들에게 새로 나온 책을 접하고 그 일부를 데이터·텍스트 마이닝 등 실질적인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구글의 시도는 상당한 공공의 이익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길드> 측은 판결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저작권의 공정한 이용과 변형된 상업적 이용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호는 해외 전자책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전략으로 실행되고 있는 각종 제휴 전략의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자책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성공 을 위한 기본적인 포석은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를 자사를 중심에 두고 설계하고 구축하느냐에 달려있다. 아마존, 애플, 구글처럼 거대한 자본력과 플랫폼 개발 및 운영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의 역할과 중소형 사업자들은 전략적 방향성에 차이가 있다. 보다 탄력적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제휴를 통한 C-P-N-D의 실현과 특정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강점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들어 IT 제조사와 교육 콘텐츠 업계, 이종 산업과의 전자책 마케팅 연계 등 다양한 제휴 전략 실행이 해외 전자책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제휴 사례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생산업체인 인텔(intel)이 교육용 콘텐츠 전문 업체인 노(Kno)를 인수한 소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다. ‘노’는 2009년 창업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거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의 배우는 법을 개혁하겠다”는 컨셉으로 20만권 분량의 인터렉티브(Interactive)형 디지털 교과서를 만든 전문 콘텐츠 회사로 유명하다. 인텔은 ‘노’를 인수하고 이를 자사의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텔에듀케이션'에 통합시켰다. ’인텔에듀케이션‘은 10년 전부터 교육지원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7인치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스터디북’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텔은 '인텔에듀케이션솔루션(IES)'이라는 교육용 패키지 솔루션을 갖추고 스마트 교실을 운영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텔의 ‘노’ 인수는 태블릿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과 교육 콘텐츠를 발판삼아 교육용 태블릿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애플, 아마존과의 스마트 교육 사업에서 우위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내 이종 영역간 제휴 사례

     

    모바일 전자책 독서 플랫폼으로 유명한 리드밀(readmill)과 영국의 펭귄출판사(penguin.co.uk)의 제휴는 전자책과 소셜 리딩에 대한 메이저 출판사의 적극적인 제휴 모델이다. 펭귄uk에서 출간된 전자책은 리드밀 라이브러리를 통해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다. 리드밀의 전자책 뷰어는 이펍 포맷을 지원하며, 북마크와 소셜 공유 기능 구현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드밀 보내기> 버튼을 통해 독자는 리드밀의 출판 파트너에서 출간한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다. 80여개의 전자책 소매업체를 통해서도 <리드밀 보내기> 버튼이 링크되어 매월 백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전자책을 판매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 전문 업체인 맥도날드는 DK출판사와 전자책 프로모션 제휴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플립북(Flipbook) 형태로 제작한 전자책을 맥도날드 고객을 위해 제공한다. 플립북은 아동 고객을 타겟으로 오디오 콘텐츠가 삽입된 형태로 제작된다. 맥도날드가 전자책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 전역의 문맹퇴치 운동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만 종 이상의 전자책을 지원하기 위해 맥도날드는 해피밀 세트 판매액에서 전자책 제작과 유통 지원금을 적립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전자책 지원을 통해 패스트푸드가 아동들의 비만율을 높이고, 건강을 해친다는 인식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개선하고 있다.

     

    동일한 서비스 모델간의 제휴 사례

     

    스매시워즈(Smashwords)와 오이스터(Oyster)의 제휴도 주목해야할 대상이다. 두 회사 모두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전자책 서비스 모델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스매시워즈는 '텍스트 유투브(Youtube)'로 불릴만큼 기존의 아마존, 반스앤노블, 구글, 코보 등과의 경쟁속에서 일반 이용자들의 콘텐츠를 직접 소싱해서 전자책으로 서비스하는 모델로 특화되어 있다. 그만큼 스매시워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화된 콘텐츠가 많은 편이다. 출판사를 통해 소싱하는 콘텐츠 보강과 함께 서브스크립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이스터와 전자책 사업 제휴를 체결했다. 오이스터의 회원들이 스매시워즈의 전자책을 이용하면서 책의 10% 이상을 읽게 되면 정가의 60%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음악, 영화 등에 비해 전자책 서브스크립션의 가격 정책과 수수료 배분 구조에 대해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책의 경우, 페이지수와 이용자의 총 이용 시간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에 출판사와 저자들의 움직임이 다소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최근 서브스크립션 사업자들의 일정 페이지 이상 열람되었을 때 책 한권 열람의 경우와 동일한 수수료율을 책정하기 시작했다. 이번 제휴처럼 서비스 사업자들간의 상호 콘텐츠 제휴를 통해 소싱과 콘텐츠 제작 비용을 절감시키면서 독자에 대한 판매금액을 낮춰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출판사와 저자를 대상으로는 수수료율을 높이는 쪽으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도 공동으로 하고, 특정 도서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시도하는 등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NS를 활용한 전자책 제휴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초기 시절, 아마존과 쇼핑몰 제휴를 통해 출판계와 인연을 맺은 페이스북은 출판사 및 서점 등과의 적극적인 제휴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특성상 개인화 추천과 지인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추천 등 출판 마케팅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최근 일본의 믹스페이퍼(Mixpaper)도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전자책 콘텐츠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로 판타지물과 스포츠 전문 만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페이스북에 전자책 스토어를 직접 오픈했다. 믹스페이퍼에서 구축한 페이스북용 전자책 스토어에는 제휴한 출판사에서도 직접 표지이미지와 전자책 구입이 가능한 링크를 적용해서 하나의 온전한 플랫폼 형태를 만들었다. 현재, 일본어 버전만 가능하며 내년에 영어 지원도 추가할 예정이다. 믹스페이퍼를 통해 책이 판매되는 판매가의 20%는 수수료 지불되며, 전자책 서버 지원과 DRM 패킹 비용은 월 21,000엔이 부과된다. 페이스북이라는 강력한 SNS 채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중소형 전자책 사업자들에겐 보다 집중된 마케팅 전략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플랫폼, 로컬 사업자와 제휴 확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코보(Kobo)는 제휴를 통해 필리핀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다. 150개의 매장을 갖춘 서점 체인으로 코보의 전자책 전용 기기와 태블릿을 필리핀에서 독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할 만큼 필리핀은 영어 콘텐츠를 판매와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의미있는 성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코보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대륙의 거점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마존보다 선제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가별 주요 유통 사업자들과의 제휴 전략에 속도가 붙으면서 아마존도 자체 진출 전략에서 코보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마존은 간디스토어(Gandhi stores)와 제휴를 통해 멕시코에 진출했다. 아마존은 스페인어로 된 전자책 베스트셀러와 1,500개 이상의 무료 전자책 등 총 7만개 이상의 전자책을 기반으로 멕시코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킨들 전용 기기의 판매도 병행된다. 아직 인터넷 지원 환경이 미흡해서 오프라인 액세스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입토록 하고, 인터넷이 연결되면 아마존의 2백만 종의 전자책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저자들을 위해 킨들다이렉트퍼블리싱(KDP)를 지원하며, 멕시코 페소화로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정책을 만들었다. 아마존은 오스트레일리아와 스웨덴 시장도 진출하면서 전방위적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구글은 전자책 서비스인 플레이북스(Play Books)의 해외 서비스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로 확대했다. 구글은 대부분 각 국가별 상위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mcp를 확보하는 전략과 직접 소싱하는 방식을 동시에 운영한다. 안드로이드os를 이용하는 각종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인해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총 150여개 국가에서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구글도 빠르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협성(協成)을 만드는 제휴가 필요하다

     

    출판 시장의 침체는 글로벌 전체의 현실이 되고 있다. 매출액은 줄어들고 이익률은 개선되지 않는 구조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생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종이책이 줄어든만큼 전자책이 채워주는 구조도 아니다. 출판 독자들이 갈수록 책을 외면한다고 말하지만, 다시 불러오거나 새로운 독자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은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 자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가 출판의 ‘적(敵)’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를 아우르는 출판기획과 마케팅의 고민을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해외 전자책 시장 참여자들의 변화 양상을 보면 단순한 ‘협력(協力)’을 넘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협성(協成)’이 키워드가 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협회 중심의 지원과 보호 정책 등 기존의 여러 방식을 통한 구조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독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적 변화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고 변화의 폭의 넓다. 전자책, 음원,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활용성, 지불 의사 등 여려 관점에서 종이책 구입과 이용 패턴에서 차이가 많다. 종이책을 자주 읽는 독자들이 전자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높은 편으로 전자책 가격 인하를 원하는 분위기가 다수를 차지한다. 전자책의 장점인 디지털 기반의 휴대성과 콘텐츠 공유 기능 등은 종이책 제작과 유통 구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40대의 청장년층 독자들이 전자책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전자책 전체 이용자들의 연령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넓고 평준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성장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전략적 혜안이 요구된다. 사업 확장을 위해 부족한 면을 단기간에 채우기 위해서라면 단순 제휴 관계를 넘어 인수합병이 필요하다. 또, 각자의 핵심역량을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싶다면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 결국, 각자의 위치에서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과 제작 및 유통을 위해서 손을 잡고 함께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 찾기가 필요하다. 다양한 협력 구조를 통해 생각지 못한 독자층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향후 메이저 플랫폼들과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도 있다. 아마존, 구글 등과 같이 막강한 자본력과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것이 국내 전자책 시장의 현실이다. 국내 독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전자책 사업 제휴와 전략적인 마케팅 전략과 실행을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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