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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를 유혹하는 신경경제학,『돈 굴리는 뇌』
    눈에 띄는 책 2013. 10. 22. 15:09

     

    최근 2~3년 사이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등 기존의 경제학 사류에서 벗어나 이종 학문과 결합된 경제학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관련서 출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번역서로 출간된 돈 굴리는 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신경경제학 관련 입문서로 주목된다. 현재 뉴욕대학 신경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인 폴 W. 글림처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다.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뇌 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연구하는 신경경제학은, 신경과학이 주목받고 있는 우리 시대에 신개념 경제학이다.
     
    신경경제학은 경제 주체들이 비이성적이고 복잡한 결정을 내리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이 분야는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의 게임 이론이 발표된 이후 빠르게 발전하게 되었다. 내쉬의 후계자들은 인간이 왜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실험경제학을 발전시켰고, 한걸음 더 나아가 신경경제학 이론을 만들었다.
     
    일반적인 상식 수준으로 보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살 때는 낮은 가격으로 사서 높은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사서 낮은 가격으로 파는 경우가 더 많다. 주식 투자를 한두 번 해본 사람들은 인기주와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또다시 투자를 하다가 손해를 본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기게 되는 걸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두뇌 때문이다. 뇌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데, 신경경제학은 우리의 이성과 감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경제주체인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이론이다.
     
    최근〈파이낸셜타임스〉는 신경경제학이 이제 막 출발했지만 기업들은 그것의 상업적 이용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컨설팅업체 브라이트하우스는 최근 뉴로마케팅 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어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뇌파 반응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조사했다. 기업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신경경제학의 연구 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언제 무슨 이유로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지를 파악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기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제학은 인간의 경제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제를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인(결정론적인)방법론을 사용했다. 복잡한 현상을 수학적인 공식으로 설명하여 정확한 이론을 전개했지만 인간의 활동을 자세하게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신경경제학은 인간의 행동과 뇌의 연결관계를 규명하고, 인간의 행동이 경제학적으로 규정된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신경경제학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소비자의 ‘진심’을 뇌 영상장치로 읽어내는 뉴로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제 뉴로마케팅은 신경경제학의 응용 분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뉴로마케팅은 제품의 진열은 물론 제품의 명칭, 디자인, 기능 등의 개발 단계부터 로고나 광고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뉴로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쇼핑할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도 관찰한다. 그러한 관찰을 토대로 신제품의 명칭과 디자인, 광고까지 기획하면 매출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신경경제학의 응용 분야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신경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대중의 눈높이에 잘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과학책이자 비즈니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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