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자이자 전 CEO인 스티브 잡스, 그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세상을 바꾼 천재였고, 최고의 멘토로 여겨질 만큼 많은 행적을 남겼다. iMac, iPod, iPhone, iPad 등 그가 만들어낸 제품들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이 되었다. 2년 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스티브 잡스의 삶을 아직도 수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고 있다. 그만큼 그는 신비로운 존재였기에 그의 인생과 경영철학, 리더십 등에 대한 다수의 책과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왜 따르는가> 기존에 출간된 스티브 잡스 관련 책들과 어떤 점이 다를까?
우선, 저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전 애플의 부사장이자 현재 누벨사의 CEO인 제이 엘리엇(Jay Elliot)이 집필했다. 1970년대 IBM에 입사해서 소프트웨어 부문 책임자로, 인텔로 가서 인텔재단을 설립하는 등 앤디 그로브, 고든 무어 회장과 함께 인텔의 성공을 이끌었다. 1980년, 어느 식당에서 스티브 잡스를 직접 만나면서 애플에 합류했다. 20여 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제품 개발, 인재 채용, 조직 문화, 브랜딩 등 애플의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진 수석부사장으로,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왼팔’(참고로, 스티브 잡스는 왼손잡이다)로 부를 만큼 최측근이었다. 잘 알려져 있듟이 스티브 잡스는 천재성과 괴팍성이 합쳐진 인물로, 그의 경영자적 위치와 역량에 대한 평가는 아주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의 옆에서 20년을 함께한 저자는 애플과 IT 산업의 수많은 변화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진짜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에 주목한다. 천재성과 자유로운 영혼의 대명사인 ‘스티브 잡스’와 ‘사람 경영법’은 어색한 조합처럼 보인다. 외부에 많이 알려진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은 산업화 이후에 모범적으로 지켜지던 여러 경영원칙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가혹할 정도로 비판적이고 괴팍하기로 유명했다. 결점도 그만큼 많았지만, 그는 세상과 사람들의 생활 방식(life style)을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집중했다. 그의 천재성만을 강조하는 언론 기사와 책이 대부분인데, 이는 오히려 그가 사람들과 함께 나눈 일상적인 이야기와 리더십은 간과되고 있다. 그는 단순한 성공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생활방식을 바꾸어놓으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우리가 그에게서 진짜 배워야 할 교훈과 가치는 무엇인가?
‘사람 경영’이 바로 그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팀원들이 고유의 역량 그 이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그들에게 열의를 불어넣고 싶어 했다. 실제 사람들의 잠재력을 150퍼센트까지 끌어내는 데 열정을 쏟았다. 아주 유별난 스타일의 그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시간이 흐를 때 마다 늘 기대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믿음은 진정성으로 이어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그 전파될 수 있었다. 다수의 팀원들이 스티브 잡스를 그렇게 믿고 따르도록 만들었던 숨은 비결이 이 책에 들어있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스티브 잡스의 지극히 개인적인 면까지 곁에서 지켜봐 온 저자의 경험을 통해 그가 보여준 사람 경영의 여러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 직원들의 특장점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팀원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이를 조직 성과에 연결시키는 스티브 잡스만의 비법은 현재의 리더뿐만 아니라 젊은 비즈니스맨들에게 더 깊게 다가갈 것이다. 흥미 위주의 스티브 잡스 이야기에 지친 애플 매니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직도 그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이 문장이 생각난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인생을 부족하게 살고 항상 우직하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