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겐 ‘운명(運命)’이라는 것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운명’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2013년 4월, 59세를 일기로 별세한 변화경영 사상가 구본형 대표의
유고작이 출간되었다. 《구본형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남긴
604편의 글 가운데 60편을 엮었다. 그는
한국IBM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다가 저술가로
변신했다. 1998년 IMF로 실의에 빠져있던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워주었다. '변화'를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 이후, 그는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변화경영'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했다. 생의 마지막까지 '직장인의 친구'라는 자세를 놓지 않았던 그는 봄날, 수많은 독자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유고작이 된『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는 그가 활발하게 집필과 강연, 교육의 길을 걸어오던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그의 독서와 연구, 사유와 철학의 스펙트럼을 가장 잘 담은 대표작을
담아냈다. 스스로 당당해지는 길로 가는 법,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지혜부터 ‘나’라는 교과서 사용법, 일과 삶을 일치시키는 방법과 삶을 예술의 차원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을 위한 변화경영의 교훈과 진수가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의 구성이 독특하다. 흔히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는데 저자의 인생과 변화에 대한 메시지도 그렇게
선순환적 관점에서 들여다 보았다. 오랫동안 그의 책과 강연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그는 온화한 인품과 간결한 언어로 시대와 소통하는 인간미 넘치는 시인(詩人)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변화는 불행한 사람들의 주제’라고 말한다. ‘지금의 나’와 ‘내가 바라는 나’
사이의 간격을 인식하는 불행한 자각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실의
나’와 ‘꿈꾸는 나’
사이의 간격을 견디지 못하는 절박한 사람만이 변화의 길을 선택한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이 변화라는 작업은 자신에 대한 창조적 증오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변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그것이 ‘내가 바라는 나’로 향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본형 대표의 모든 출발점은 ‘자기
자신’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우선 자신에게 먼저
실험했다. 쓸 만하다 싶으면 다른 이들도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추가했다. 유고작인 이 책도 그러한 범위 안에 있다. 매일 써야 살아남는다는
신념으로 수 십년의 시간을 보낸 글쟁이 구본형 대표. 이제 시공간을 넘는 만남이 필요하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가 그리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