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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일본과 중국의 전자책 시장 현황을 말하다 (342회)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4. 11. 13:48

    세계 출판 시장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현황

    세계적으로 거대한 출판 시장이지만 전자책은 미약한 성장을 보였던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PWC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출판시장은 수년간의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크게 침체되지 않았다. 2011년 전체 시장 규모는 총 1120억달러로 지역별로 보면, 북미지역 324억달러,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지역 447억달러, 아시아-태평양지역 312억달러, 라틴 아메리카 35억달러 등이었다. 2012년부터는 전세계 출판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 연평균 0.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6년엔 115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출판시장은 2016년까지는 연평균 0.7%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32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에 전자책 시장은 2016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12억달러에 불과했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자책 시장은 2016년까지 34억달러로 연평균 22.6%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과 중국은 가장 큰 출판 시장을 가지고 있다. 2011년 일본은 112억달러, 중국은 107억달러에 달해 이 지역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미 지역 이외에서 비교적 전자책 시장이 빨리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나 한국 등은 컴퓨터와 휴대폰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1990년대 중반부터 일어났다. 최근들어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와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으로 전자책을 이용하는 패턴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각종 IT기기 선호도, 확장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등 전자책 시장의 기반이 잘 갖춰짐에 따라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자책 시장은 일본과 한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중국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일본과 중국의 전자책 시장은 어떠한지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일본의 전자책 시장

    2002년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당시 10억엔 수준이었다. 당시 휴대폰 보급의 확산, 데이터 통신의 패키지형 정액제 도입, 휴대폰 소액결제 시스템이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구축되면서 일본 시장은 휴대폰용 전자책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2011년 일본에서 시판된 전자책 종류(만화 제외)는 10만종 수준이며 매출액은 약 651억엔을 기록했다. 2011년 일본의 출판시장은 지진과 쓰나미 등의 영향 때문에 마이너스 3.4%의 성장률을 보였다. 일본 출판시장의 특징은 만화책과 만화잡지가 출판시장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여,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만화 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만화 관련 콘텐츠는 일본의 전자책 시장을 견인하는 요소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과거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컨소시엄 형태로 각자의 사업자들이 모여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다. 1998년 주요 출판사, 서점, 신문사, 전자, 위성통신 등 각 분야별 155개사가 참여한 <일본전자책컨소시엄(JEC)>을 구성하였고, 일본표준규격인 XML기반의 JEPAX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일본은 저자 콘텐츠의 직판, 출판사의 디지털 출판물 서비스, 학습교재 출판사 중심의 온라인 교육사업, 만화 등 오락용 콘텐츠 판매 등으로 전자책 시장 형성을 오랫동안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큰 변화에 들어갔다. 2012년 7월, 일본의 최대 온라인쇼핑몰 <라쿠텐(Rakuten)>이 아마존의 진출에 맞서 전자책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라쿠텐은 그해 1월에 인수한 캐나다 전자책 서비스 업체 코보(kobo)를 통해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인 코보터치(kobo touch)도 출시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서점 체인인 <키노쿠니아>를 누르고 도서유통 시장의 1위에 오른 <아마존재팬>(http://www.amazon.co.jp/)은 2012년 10월 아마존 킨들 스토어를 오픈했다. 동시에 출시를 선언한 킨들 페이퍼화이트(Paperwhite)는 폭발적인 사전 예약 주문으로 인해 품절이 되기도 했다. 아마존재팬의 킨들스토어 오픈 당시 일본을 방문한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아마존 일본 법인이 종이책을 팔고 12년이 지나고 우리는 수백만 일본 고객에게 새 킨들 스토어를 열게 돼 기쁘다"라며 "사람들이 읽기 원하는 오리콘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문고, 만화 등 5만권이 넘는 일본어 타이틀은 킨들 페이퍼화이트와 킨들파이어,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가진 누구에게나 가능하다"라고 말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아마존에 앞서서 발매한 라쿠텐-코보는 전자책 사업에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서비스 오픈 첫날부터 디바이스의 초기 설정에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총 3만권이라고 했던 콘텐츠 수량이 부풀려졌다는 항의로 일본 소비자청에서 행정지도도 받았다. 라쿠텐은 자사가 발매하는 라쿠텐 카드의 프리미엄 회원에게 무료로 단말을 제공하는 정책까지 선보였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100만대 보급에는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구글, 애플도 일본의 전자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구글은 2012년 9월 태블릿PC인 ‘넥서스7’를 발매하는 동시에 ‘구글플레이북스’의 일본어판을 개설했다. 애플은 11월 ‘아이패드 미니’를 발매했으며 ‘아이북스’의 일본어판도 오픈했다. 애플은 일본 소비자들의 강한 충성도를 기반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디바이스 보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만 충실하면 아마존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다. 2016년에 2,000억엔으로 확대가 예상되는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디바이스 판매 경쟁이 끝난 이후에는 결국 콘텐츠 제공역량이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이제 디바이스를 보유한 고객 분석의 결과가 전자책 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경쟁’이 아닌 본격적인 ‘콘텐츠 승부’가 벌어질 것이다. 다양한 플레이어가 등장한 2012년의 전자책 시장에 이어 2013년은 이들 간의 생존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중국의 전자책 시장

    중국 출판시장의 분야별 시장 점유률을 살펴보면, 문화·과학·교육 출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36.1%로 가장 높다. 중국의 주요 출판사들은 대부분 <신문출판총서> 산하의 국영기업으로, 600여개의 국영출판사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개혁개방의 영향으로 인해 민간 출판사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출판물의 유통을 위한 ISBN의 확보가 쉽지 않아서 국영 출판사와 긴밀한 협력 속에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2005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출판”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였으며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디지털 출판 산업은 정부의 12차 5개년 계획의 각종 지원 정책과 출판업계의 거듭되는 새로운 시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혁신과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자원 통합의 가속화, 서비스 혁신, 신기술 도입 및 디지털 출판 등 전략형 신흥 출판사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정부가 지원을 약속했다. 2011년 디지털 출판업이 빠른 발전을 이루었지만 기존의 출판된 상품의 디지털화가 매우 느린 편이다. 더불어, 디지털 출판관련 인재가 부족하며 표준화된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점과 디지털 출판업의 저작권 보호 강화 등 문제점과 개선 과제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전자책 판매는 여전히 낮은 판매율을 보이는데 이는 출판 기업들의 낮은 참여도 및 대형 온라인 출판 플랫폼의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1년 하반기부터 <당당망>, <경동상성>, <아마존차이나> 등 중국 내 메이저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전자책 시장진입을 시작했다. 이후 온라인 출판 공급업체들과 기존의 출판 기업들 간의 협력은 전자책 시장 발전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전자책의 가격 결정 구조, 전자책 활용 디바이스, 원활한 다운로드 및 편리한 결제 시스템 등 전자책 시장 성장에 필수적인 과제들이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로 종이책의 디지털라이징을 통한 단순한 전자책에서 벗어나, 오디오 및 비디오 파일 등이 포함된 인핸스드(enhanced) 전자책 제작 유통으로 산업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디지털 출판 산업에 대한 각종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출판산업 전반적인 규모 확대와 보다 효율적인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대형 출판 미디어 그룹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10년 넘게 중국에서 온라인 서점과 종합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아마존차이나>(http://www.amazon.cn/)가 본격적으로 중국 전자책 시장에 진출한 부분이다. <당당왕>, <징동샹청> 등 중국 로컬 온라인 서점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아마존차이나>가 중국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해 전자책 스토어와 킨들 디바이스 패밀리를 로컬라이징해서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킨들스토어에는 중국어 전자책이 약 2만5천권 탑재되어 있으며 이 중에 절반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유료 전자책은 온라인 뱅킹 및 알리페이(Alipay)와 같은 제3자 지불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2013년 ‘아마존차이나’는 중국의 전자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본, 셩다문학 등 중국의 로컬 전자책 서점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마존 킨들 패밀리 등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여러 기업들의 전자책 단말기 및 콘텐츠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디바이스 제조업체로 유명한 <한본(Hanvon Technology)>이다. 총 1백만대 이상의 전자책 디바이스 판매 실적을 달성했고, 자사의 전자책 온라인 스토어(www.hwebook.cn)를 통해 10만종이 넘는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유사하게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구조가 이루어져 있다. 세계 최대의 인구만큼 휴대전화의 보급대수도 상당한데 이러한 사람들이 잠재적인 전자책 시장의 독자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의 판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에서 전자책 단말기의 판매는 2014년까지 1,76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 25%까지 끌어 올릴 목표를 가지고 전자책 산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2015년이 되면 중국의 전자책 디바이스 시장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전자책 시장의 바로 탄탄한 콘텐츠 시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책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등 여러 시장에 비해 중국은 대다수의 출판사가 전자책 콘텐츠를 내놓고 도서관을 통해 활발히 유통하고 있다.

    중국 대다수의 출판사가 전자책 콘텐츠 전문 부서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고 있다. 중국 내 도서관의 절반 이상이 전자책 전용 시스템을 운영함에 따라 전자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자책 콘텐츠와 단말기 시장 활성화의 기반이 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적으로 전자책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 관점에서 로컬 사업자들의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마존과 애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진출이 확산되고 강세를 보이면서 2013년부터 예전과는 다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디지털 출판시장은 매년 약 25%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향후 중국 정부의 정책적으로 적극적인 지원과 이동통신망 기술의 발전 및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이 확장될 것이다. 중국 디지털 출판시장은 모바일 출판을 중심으로 더욱 거대한 발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과 중국의 전자책 시장은 그동안 로컬 사업자들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뚜렷하게 견인하지 못했다. 아마존과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본격적인 진출을 통해 저자와 출판사, 디바이스 제조사 등 시장참여자들의 전략적 대응 방법에 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 소비자(독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사업 전략이 수립되고 주도면밀하게 실행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출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전자책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물론 일본과 중국의 변화 양상처럼 그대로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변화 속에서 출판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각자의 입장에서 시장을 깊이있게 분석하고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의 전자책 시장을 살펴 보았다. 확실히 전자책 시장에서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끝>.

    - 류영호 (교보문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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