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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뉴스 콘텐츠의 새로운 유료화 전략, 미니 전자책 (341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4. 2. 16:49

    디지털 혁명의 시대, 언론사의 위기

    과연 전자책은 출판사와 서점만의 전유물일까? 종이책을 디지털화한 전자책이 현재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의 대다수라는 점에서 출판사와 전자책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최근들어 종이책과 전자책의 동시출간율이 높아지면서 독자들의 선택적 고민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독서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적 감수성의 효과는 여전히 종이책이 높은 편이다. 전자책은 구매와 독서 편의성이라는 관점에서 독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독자들이 종이책의 전자책 버전에 대해 분야별로 대체재 또는 보완재의 구조로 소비해가고 있다. 시대적 변화가 빨라지고 사회적 이슈가 다양해짐에 따라 대중들은 더 많은 지식정보를 원하고 있다. 이제는 책이 아닌 다른 매체와 포맷을 통해서도 그런 소비와 공유가 가능해졌고, 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많이 변하고 있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성장 궤적처럼 미디어의 중심인 신문과 잡지 등 언론계도 디지털 혁명의 파도를 험난하게 헤쳐가고 있다. 


    2000년 이후 신문의 광고수익과 구독료는 감소했고, 이로 인해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제사회 전반의 광고시장 침체를 가져왔고, 광고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언론사들은 재무적으로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광고 의존율이 높은 대부분의 언론사의 수익 모델은 인터넷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대안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사들은 인터넷 영역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의 성장규모가 저조하게 되면서, 온라인상의 뉴스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는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즈 등 경제지에 의해 주도되면서 주요 언론사에서 온라인 뉴스 콘텐츠 유통 전략으로 모색되고 있다. 해외의 주요 언론사들은 오프라인 신문의 구독자, 온라인 사이트의 방문자 수, 이용자들의 뉴스 이용 행태 등 많은 요소들을 감안하여 유료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유료화 모델에서 과금 방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저널로 구분된다. 이는 기사 건당 요금을 부과하는‘PPV’(Pay-Per-View) 방식이 아닌, 일정액을 지불하고 가입하게 되면 모든 기사를 열람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 저널만 구독할 경우는 1년에 103달러, 오프라인 저널만 구독할 때는 119달러, 온·오프라인 모두를 구독하면 1년 140달러에 2주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는 2005년 온라인 유료화를 시도했으나(‘Times Select’라는 유료 프로그램으로, 연간 $49.95 지불), 2007년 다시 무료로 전환했다. 2011년 1월부터 다시 온라인 사이트를 유료화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광고 수입이나 온라인 콘텐츠 매출에 의한 수입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체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 모델을 완성되고 있다.


    언론사들의 콘텐츠 유료화 전략에 박차가 더해진 것은 바로 디지털 디바이스의 급성장과 모바일 네트워크의 확산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온라인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매일 매시간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지고 있었다. 모바일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각사별로 자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이를 웹사이트와 연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2013년까지 295억 달러 규모로, 2010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스마트폰의 기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대중 소비자들의 손에서 강력한 콘텐츠 소비의 접점이 되고 있다. 이제 미디어 관련 기업들은 스마트폰 시장과 태블릿PC 등 디지털 디바이스에 대한 독자들의 이용 패턴과 향후 소비 전망에 대해 전략적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여러 대안 중 핵심 키워드가 바로 전자책이다. 북미지역을 기반으로 해외에는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높은 수준이며,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와 앱스토어의 편의성 등 제반적인 콘텐츠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언론계가 전자책 시장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킨 계기는 2007년 11월에 출시된 아마존의 킨들(kindle)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부터였다. 킨들의 성공으로 인해 북미지역 전자책 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와 더불어, 뉴스의 유료 판매 시장을 찾던 신문들도 킨들을 통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킨들을 통해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즈, 르몽드(Le Monde),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USA투데이(USA Today) 등 수십 개의 신문과 잡지 서비스를 킨들 뉴스스탠드(Newsstand)에서 월 평균 20~30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북미지역 이외에도 전자책 플랫폼을 언론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텔레콤의 자회사인 ‘오랑제’가 ‘르몽드’와 ‘파리지엥’ 등 5대 언론사들과 손잡고 이동통신망을 통해 전자책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본의 ‘아사히언론사’는 소니, 돗판인쇄, KDDI 등과 함께 ‘북리스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리스터는 책과 코믹, 잡지 등의 수집과 고객인증, 과금 등 전자책 유통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자들에게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과 세계 주요 신문에 더해 이탈리아의 ‘스탐파’, 스페인의 ‘엘 파이스’, 멕시코의 ‘엘 유니버셜’, 브라질의 ‘오글로보’,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같은 주요 신문이 아마존 킨들 플랫폼을 통해 뉴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영역에서 매출이 감소하던 언론사들에게 전자책 플랫폼은 하나의 높은 가능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해외 주요 일간지들이 생존전략으로 추구하고 있는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 모델에서 한 단계 확장되고 있다. 언론사에 독점적으로 아카이빙된 다양한 기사를 별도의 에디팅 과정을 통해 한 권의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것이다. 뉴스는 해당 시점에 맞게 제작된 정지된 콘텐츠인 반면에, 기사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자책은 출간 시점에 맞춰 다양한 업데이트 작업이 가능하다. 고부가가치의 콘텐츠 유료화만이 유일하게 거론될 수 있는 접근법을 더욱 강화하는 매체의 특징을 갖춘 것이다. 언론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자책 플랫폼과 결합되면서 독자의 범위 확대와 함께 새로운 콘텐츠 판매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 


    언론사와 전자책 전문사의 협업 모델

    이제 기존 전자책 출판업체들은 기본이고, 자신의 책을 독자적으로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통해 출간하는 작가들에 이어 유력한 언론사들까지 전자책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언론사들의 전자책 서비스가 단행본 전자책 기획 및 출간으로 방향이 확대되면서 많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출판업자들과 뉴스업체들 간의 제휴와 협업 관계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출판사인 랜덤하우스는 정치전문 뉴스 사이트인 ‘폴리티코’와 제휴를 맺고 2012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4권의 전자책을 시리즈로 출간했다. 두 회사가 공동으로 펴낸 전자책은 한 권당 2만∼3만 단어 수준 정도다. 아마존의 킨들 싱글즈(singles)를 떠올리면 된다. 당시 랜덤하우스의 편집장인 존 메컴은 "책의 본성은 변한다. 신문 기사와 책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들이 전자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와 모바일 환경의 발전이 가장 큰 기반이지만,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다. 자사의 기자들을 활용할 경우 급여 외에 약간의 원고료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2012년 미국의 대선 관련 전자책 시리즈의 경우 공동저자는 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기자와 저명한 정치학자인 에반 토머스였다. 온라인 뉴스매체로 유명한 ‘허핑턴포스트’도 저자에게 선 개런티 형태의 인세를 미리 지불하지 않는다. 전자책 콘텐츠 판매에 따른 인세 지급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예전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기사화된 내용을 다시 기획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책을 출간하고 콘텐츠 제작비도 종이책 출간보다 원가가 적게 들어간다. 이러한 저비용 전자책 출간 구조는 언론사들이 전자책 시장에서 기존 출판사들에 비해 상대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속보 대응력도 언론사의 전자책 출간의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프의 영국 왕실 전화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직후 미국 연예 월간지인 `베니티 페어'는 과거 관련 기사들을 에디팅해서 같은 달에 3.99달러짜리 전자책을 출간하면서 대중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뉴요커’지는 미국의 9·11 사태에 대한 재조명을 담은 전자책 출간을, 일본 아사히신문은 동일본 대지진을 취재하며 분석한 자료와 진상을 담은 전자책을 출간한 바 있다.


    종이 신문을 기반으로 한 언론사 외에 방송 채널인 미국의 NBC뉴스가 전자책 사업에 진출했다.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비롯해 ‘유니버설픽처스’ 등 계열사의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NBC뉴스는 디지털 출판사업부인 ‘NBC퍼블리싱’ 조직을 구성하고 전문 사이트를 오픈했다. '투데이' 'NBC 나이틀리뉴스' '데이트라인' 등 NBC의 간판 프로그램들이 활용되며, NBC스포츠, 유니버설픽처스, 텔레문도 등 계열사 프로그램도 활용하고 있다. NBC퍼블리싱은 텍스트와 동영상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전자책을 출시할 예정이며, 연간 30여종의 전자책을 지속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전통의 언론사인 뉴욕타임즈는 전자책 전문 제작사와 협력 체계를 갖추었다. 미니 전자책(Mini ebook) 출판의 선두주자인 바이라이너(Byliner)와 함께 전자책 출판 프로그램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바이라이너(Byliner)는 랜덤하우스나 맥밀란 같은 대형 출판사와 달리 오로지 전자책만 출간한다. 전자책만 내기 때문에 출판 비용은 일반 출판사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전자책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바이라이너와 저자가 50대 50으로 배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바이라이너는 잡지 '아웃사이드'의 편집장을 지낸 존 테이먼이 벤처캐피탈 등에서 자금을 조달 받아 창업했다. 


    인핸스드 전자책 출판 플랫폼으로 유명한 부크(Vook)는 뉴욕타임즈의 엄선된 기사를 엮은(curated selections of article) 타임즈파일즈(TimesFiles)라는 이름으로 언론 기사를 전자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문 역량을 가진 업체와의 파트너쉽은 언론사의 전자책에 대한 새로운 전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타임즈는 문화, 스포츠, 사업, 과학, 건강 등의 최고 12개의 전문분야를 대상으로 뉴욕타임즈와 바이라이너의 독창적인 전자책을 출간되고 판매는 바이라이너 사이트와 NYT스토어를 통해서 운영된다. 첫 번째로 출간될 존 브랜치(John Branch)의 <강설: 크릭 터널의 눈사태(Snow Fall : The Avalanche at Tunnel Creek)>는 2.99달러에 판매되며, 아이패드나 킨들파이어같은 태블릿PC를 통한 구매도 가능하다. 다양한 읽을거리에 대한 콘텐츠 수요에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 많은 판매로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러한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일반 독자들의 관심 유도와 언론사의 신규 수익창출 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허핑턴 포스트,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USA 투데이 등 많은 다른 신문들이 자체 전자책을 발간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의 미니 전자책이 베스트셀러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다른 언론사들의 전자책 제작과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2010년 10월에 킨들 싱글즈를 출시하면서 경제와 경영, 정치, 과학, 수필 등에서 저자의 견해를 담은 짧은 분량의 전자책 출간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식정보 콘텐츠 생산의 주체인 언론사의 행보를 함께보면 이들의 미니 전자책 시도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해외 언론사들은 읽기 쉬운 긴 형식의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형태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 언론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거나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자사의 콘텐츠를 읽힐 수 있는 환경이 안정적인 플랫폼을 통해 갖춰져 있다. 그들은 분량이 많은 수필이나 대화체 등 여러 다른 형태의 글을 시험하고 있으며 호소력 있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합리적인 전자책 가격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출판계가 주목해야할 전략을 많이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필요한 곳이 바로 언론계다. 그들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대중 독자들의 반응도 다양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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