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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글로벌 디지털 교과서(digital textbook) 시장의 흐름 (340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4. 2. 16:41

    디지털 교과서는 무엇인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과 컨텐츠 및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전자책과 디지털 교과서의 상관성과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교과서는 학교 교과과정에 맞추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제작된 전자책을 의미한다.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 활동 추적, 학습 활동 흐름의 관리, 학습 활동의 운영 등의 기능이 가능한 콘텐츠로 확장해서 이해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e-텍스트북(Electronic textbook)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초기의 디지털 교과서는 대부분 자기 테이프 디스켓 롬 등에 기록되어 컴퓨터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되었다. 내부 구성은 종이책의 구조적 특징을 거의 그대로 포함하고 있었다.

    이러한 디지털 교과서에 추가된 기능은 앞뒤 페이지 넘기기, 페이지 책갈피, 본문 검색, 밑줄 긋기, 노트 필기 등 기존의 종이 교과서 활용에 필요한 것을 디지털 형태로 전환 수준이었다.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등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모바일 네트워크의 발전 등으로 디지털 교과서는 다양한 디지털 포맷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교과서는 보다 확장된 형태의 멀티미디어 요소와 인터랙티브 기능이 포함되면서 학습 효과 강화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들어 디지털 교과서의 발전 방식은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텍스트를 중심으로 비디오 클립, 애니메이션, 그래픽과 같은 리치 컨텐츠가 접목되고 있다.

    더불어, 학습자와 교육자간 그룹 방식의 디스커션 기능과 SNS가 연계된 커뮤니티 기능이 포함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지원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의 유형은 크게 패키지형(교과서+학습지원), 전자책형(교과서 중심), 솔루션형(종합 시스템 지원), 애플리케이션형(디바이스 최적화) 등으로 구분된다. 해외에서는 애플 아마존 등 플랫폼 사업자와 대형 교과서 출판사를 중심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한 디지털 교과서 도입 경향이 대부분이다. 해외에서는 초 중 고 이외에도 대학 교과서 분야에서 디지털 교과서 도입 움직임이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디지털 교과서는 저렴한 콘텐츠 판매 가격과 즉각적인 접근성 환경 친화성 양방향, 서비스 가능성 등 시장 확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 정부의 디지털 교과서 정책 동향

    미국은 2012년 2월, 오바마(Obama) 행정부가 향후 5년 내에 미국 전역에서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및 관련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 교과서 협의체(The Digital Textbook Collaborative)를 통해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을 수립했다. 이 디지털 교과서 협의체는 디지털 교과서 플레이북을 발표하여, 교수자 및 관리자가 미국 전 지역의 초 · 중 · 고(K-12) 학생에게 풍부한 디지털 학습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가이드북으로 제공되고 있다. 대부분 학교나 교실, 가정에서 디지털 학습 환경을 위해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 정보와 디바이스 정보를 지원한다. 일본 정부의 경우, 디지털 교과서 교재 협의회(Digital Textbook and Teaching, 이하 DiTT)가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여 학습하는 교육을 목표로 한 ‘DiTT 정책 제언 2012’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1,000만 명의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과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디지털 교과서 실현을 위한 제도개정’, ‘디지털 교과서 보급을 위한 재정 조치’ 및 ‘교육정보화 종합계획 수립 · 실행’의 3가지 제안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의 디지털 교과서 교재 협의회(http://ditt.jp)는 초 · 중학교 교과서의 디지털화 실현을 목표로 활동하는 협의회로서 2010년 7월에 설립된 민간단체다. 교과서 출판사, 방송국, 게임 회사, 단말기 제조업체, 광고 회사, 싱크탱크 등 120개사가 참여하는 등 컨소시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

    애플은 2012년 1월에 개시한 아이북스2(iBooks2) 서비스로 디지털 교과서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시도했다. 아이북스는 본래 애플이 출시한 전자책 유통 플랫폼으로,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아이북스2는 디지털 교과서 유통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북스2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무료로 제공되며, 아이패드 단말기에서 다운받아 설치한 후 디지털 교과서를 구매할 수 있다. 애플은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공개된 아이북스2는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멀티터치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인터랙티브 기능, 도표, 사진, 동영상 등을 지원한다. 디지털 교과서 컨텐츠 내에 임베딩된 물체를 3D로 회전할 수도 있고, 중요한 내용 및 메모 등을 암기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스터디 카드(study card)’ 기능도 제공한다. 애플은 교육 전문 메이저 출판사인 휴턴미플린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 맥그로힐(McGraw-Hill), 피어슨(Pearson)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생물학/화학/기하학/물리학 등 디지털 교과서를 14.99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북스 오서(iBooks Author)라는 누구나 간편하게 아이패드용 디지털 교과서를 제작할 수 있는 PC용 무료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아이북스 오써는 애플이 설계한 템플릿을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 멀티미디어 등을 편리하게 배치하고 임베딩할 수 있고, 폰트 색상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용자가 자체적으로 레이아웃을 만들어 개인화된 템플릿을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 아이북스 오써로 제작한 디지털 교과서를 무료로 배포할 때는 어디서든 유통 가능하나, 유료로 판매할 경우 자사의 아이북스토어에서만 유통해야 한다. 애플의 이런 전략은 무료 디지털 교과서는 자유로운 배포를 허용해 아이북스 오써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이북스 오써는 IDPF가 제정한 개방형 전자책 표준 포맷인 e-Pub으로 제작된 디지털 교과서 포맷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시말해 애플의 플랫폼에서만 디지털 교과서가 서비스되는 폐쇄적 구조와 비표준적인 형식으로 개방성과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더불어 디지털 교과서로서 학생의 학습활동을 조직화하고 모니터링하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기능이 미흡하다.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시장을, 아이북스를 통해 전자책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컨텐츠 서비스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킨들 이텍스트북 (Kindle e-Textbooks) 이라는 카테고리로 디지털 교과서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디지털 교과서는 킨들의 고유 전자책 포맷인 AZW로 제작되어 있으며 킨들(Kindle), 킨들DX(Kindle DX) 등 전자책 전용 단말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킨들파이어(Kindle Fire), 안드로이드 태블릿 등의 단말에서 킨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아마존은 2011년 7월부터 종이책 대비 최대 80%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책 포맷의 대학 교재를 대여해 주는 킨들 텍스트북 렌털 서비스(Kindle Textbook Rental)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교과서 마케팅 방법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이용자는 아마존의 킨들 스토어에서 교재를 검색한 후에 화면 우측에 연두색 박스로 표시된 대여하기(Rent this book)의 체크리스트에 본인이 원하는 대여 일정을 설정하고 결제하면 된다. 이용자는 디지털 교과서를 30일에서 1년까지 대여할 수 있으며 대여 기간에 따라 차등화된 요금이 적용된다. 대여한 디지털 교과서에 기록한 각종 책갈피, 메모, 하이라이트 표시 등은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대여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해당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킨들을 통해 북미지역 전자책 시장의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아마존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킨들 텍스트북 렌털 서비스의 성공여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렌털로 인한 수익 악화와 불법 복제를 우려한 교과서 출판사들이 디지털 교과서 제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서책형 교과서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중고 시장이 발달해 있지만 디지털 교과서를 대여로 이용할 경우 되팔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디지털 교육 시장을 타겟으로 태블릿PC에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위스퍼캐스트(Whispercast) 서비스를 2012년 10월에 공개했다. 학교의 교사나 시스템관리자는 위스퍼캐스트를 이용해 구매한 콘텐츠를 수업 수준이나 학급별 수준에 맞춰 배포할 수 있다. 위스퍼캐스트 서비스는 킨들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킨들앱을 설치한 iOS 디바이스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도 지원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위스퍼캐스트가 일반 전자책 뷰어와 다른 점은 2인 이상의 그룹 방식으로 킨들 계정을 만들어 도서와 문서를 동기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교사가 디지털 교과서 또는 참고서를 전자책으로 구입해서 이를 교실내 학생들에게 보내고 진도를 수행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내 다른 활동을 못하도록 웹 검색이나 제품 구매 등 특정 기능을 차단하는 사용자 지정 기능도 갖췄다. 아마존은 위스퍼캐스트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의 요구를 충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서비스 투자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반스앤노블(Barnes&Noble)이 미국 630여개 대학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 교과서 ‘Nook Study’는 학생 개개인을 위한 Study Collection과 외부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 통합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교과서 내용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과 하이라이트, 메모, 키워드 태그 기능을 제공해서 학습 시간의 단축, 효과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2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반스앤노블의 대학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중심으로 한 누크미디어(NookMedia)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2013년 1월에 메이저 교육 출판사인 피어슨(Pearson)도 투자를 결정하는 등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지털 교과서 전문 사업자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노우(Kno)와 인클링(Inkling)이다. 'Knowledge Now'의 약자인 노우(Kno)는 회사명답게 교육 시장에 초점을 둔 전용 태블릿PC와 컨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패드용 디지털 교과서 애플리케이션인 ‘텍스트북스'를 출시하면서 태블릿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원래 리눅스 기반의 독자적인 태블릿PC를 출시했지만 애플의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디바이스 사업을 중단하고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노우의 텍스트북스 애플리케이션은 세계 최대 규모인 7만여 개의 디지털 교과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인클링은 아이패드용 디지털 교과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기반 전자책 저작도구인 ‘인클링 해비타트‘를 무료로 공개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인클링 해비타트는 구글 문서도구나 어도비 애크로뱃(Adobe Acrobat)처럼 둘 이상이 문서작업하는 방식을 전자책 제작에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표지부터 삽화 이미지까지 공동으으로 편집하고 출판할 수 있다. 인클링 해비타트는 기존 어도비 인디자인으로 작업한 파일을 불러와서 ePub 3.0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인클링 해비타트는 오라일리, 하퍼콜린스, 타임, 론리플래닛, 월스트리트 저널 등 20여곳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속도와 질서의 결합이 필요한 디지털 교과서

    디지털 교과서는 스마트 교육의 핵심수단으로 등장했다. 서책형 교과서와 다르게 다양한 기능과 데이터를 담아서 교실과 학습현장에서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고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 교육 현장의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해 종합적인 정책 수립과 컨텐츠 제작과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한다. 더불어 일선 교육 현장의 충분한 준비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 학생의 권익보호를 위한 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아직 디지털 교과서보다 종이책 교재를 선호한다고 응답하는 등 여전히 대다수의 미국 대학생들은 기존의 종이책 교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국가별로 디지털 교과서는 시장 초기 과정의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성장의 속도는 그 어느때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술적인 부문은 최고 수준에 올라있고, 컨텐츠와 디바이스를 연계하는 플랫폼도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분야의 핵심은 바로 ‘교육’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교육 본연의 가치를 이끌어 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표면적인 현상만을 보고 디지털 교과서를 부정적인 프레임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아날로그의 강점과 디지털의 강점을 유효적절하게 살리면서 교육적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과 방법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결과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스마트 교육을 선도하는 최상의 솔루션으로 다양한 도전과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과 성장의 궤적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디지털 교과서는 출판유통 산업의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 주목받는 컨텐츠 분야다. 이제 디지털 교과서와 스마트 교육으로 시선을 크게 한 번 돌려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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