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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이제 소셜 리딩(Social Reading)에 주목하자 (338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3. 3. 08:18

    미디어의 환경과 독서의 흐름의 변화

    미디어 출판 분야의 명저로 손꼽히는 책이 있다. 1997년에 호주의 모나시(Monash)대학교의 이라나 스나이더(Ilana Snyder) 교수가 쓴 <Page to Screen: Taking Literacy into the Electronic Era>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종이미디어에서 스크린미디어로 전환되면서 전자책은 텔레비전, 데스크탑PC, 휴대전화에 이은 제4의 스크린이 된다. 이른바 '페이지에서 스크린으로의 전환'은 이용자와 미디어 사이의 관계의 변화, 즉 독서(Readership)에서 관람(Spectatorship)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책의 주장대로 지난 10년 넘게 미디어의 환경의 변화와 함께 출판유통 산업과 독서 환경도 다양한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퍼텍스트, 인터넷, 게임 등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 방식들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을 읽는 대중 독자들의 독서 스타일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 수세기 동안 음독(Vocalized reading) 또는 묵독(Silent reading)이라는 큰 틀의 '읽기' 방식이 여전히 지배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아직 그 우월성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새로운 텍스트의 등장은 새로운 읽기 관습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새로운 '읽기' 방식이 기존의 음독과 묵독을 대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적합하지 않다. 멀티미디어 기능이 들어간 포맷을 제외하면, 컨텍스트 관점에서 대부분의 전자책은 종이책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전자책 읽기에 대해 그동안 지배적인 관습으로 행해지고 있는 음독 또는 묵독이 진행되면서 디지털텍스트라고 하는 전자책만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읽기 관습의 대표적인 방법론이 "소셜(Social) 읽기(Reading)"이다.(이하, '소셜 리딩'으로 지칭함) 이른바, '소셜'(Social)이라는 용어는 학술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최근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 SNS)가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셜 리딩’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말하면, '소셜 리딩'은 디지털 텍스트를 읽기 전과 후, 그리고 읽는 과정에서 텍스트를 둘러싸고 정보, 지식, 정서 등이 저자와 독자, 독자와 독자간의 교류가 가능해지는 읽기를 의미한다. 소셜 리딩이 전자책과 SNS의 시장 확산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입소문을 통한 책 추천이나 북리뷰 등 종이 미디어를 통한 공유도 소셜 리딩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IT의 발전으로 인터넷 네트워크가 더 지능화되고,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의 빠른 보급으로 소셜과 연계된 사람들의 활동이 다양해지고 편리해졌다는 사실은 소셜 리딩의 진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될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본문에서 중요 표시를 하는 책갈피, 형광펜으로 밑줄긋기, 포스트잇(Post-it)을 이용한 메모하기 등은 오래된 독서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IT와 결합시켜 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환경에서 독서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소셜 리딩의 근간이며 각종 전문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읽기 방식으로 소셜 리딩이 주목되는 측면은 디지털 텍스트의 이용 전후에 일어나는 지식과 정보의 교류보다는 읽는 시간 중에 발생하는 실시간(Real-time)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종이책 읽기와 달리 전자책 읽기의 경우 이미 책을 읽었거나 읽고 있는 다른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책 전체가 아닌 한 문장 단위로 미시적인 수준까지 심화될 수 있다. 예를들어, 아마존 킨들의 전자책을 이용해보면 책 본문 중에 점선으로 밑줄쳐진 '파퓰러 하일라이트(Popular Highlight)'을 볼 수 있다. 이 문장에 대해 다른 독자가 몇 명 그었는지도 알 수 있는데 소셜의 기능이 이제 짧은 텍스트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사례이다.  

    최근들어 개인의 영역에서 소셜 리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이나 저자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과 감상의 공유를 넘어 책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이슈와 독자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소셜 리딩도 페이스북과 연계한 소셜 리딩 서비스들의 확대되면서 주 사용자층인 청장년 독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지식의 활용도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독서 전후의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관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관심사에 대한 차이를 알게 되고, 그 차이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많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웹(web)과 서비스 솔루션을 통해 개인과 조직 등 상호 나누어야 할 철학이나 목표 등을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독서는 혼자 읽고 이해하고 느끼는 개인 독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공유하는 독서로 확대되어야 책이 사람들과 지속성장할 수 있다. 이제 혼자 읽고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리딩은 사람과 책이 보다 밀접하게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해외 소셜 리딩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러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셜 리딩 서비스의 사례와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자. 해외 서비스들의 공통된 특징은 앞서 말한 새로운 텍스트 읽기 방식과 이를 IT를 통해 연결하는 기본 구조에 충실하다. 책 본문의 특정 문장이나 전체적인 느낌 그리고 저자에 대해 비디오 클립(Clip)이나 주석달기(Annotation), 독자 개인이 적은 글을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Google+) 등 SNS와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전자책 전용 애플리케이션(App)과 킨들, 아이패드 등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먼저, 전자책 시장의 최강자인 '아마존'의 소셜 리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자. 우선 킨들의 전자책 플랫폼과 연결되어 있는 소셜 리딩 사이트(https://kindle.amazon.com/)에 들어가면 아마존 회원 중에서 가장 책 소개를 많이 하는 사람을 보여준다. 일종의 트위터 최다 팔로워를 가진 계정과 유사하다. 아마존은 이 사이트의 '퍼블릭 노트'(Public note)라는 기능을 통해 독자가 책에 메모를 달면 다른 독자들이 이를 공유하고 추가적으로 코멘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책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메모들을 아마존 회원들과 활발하게 공유하면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채널을 아마존이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은 저자와 독자간에 시공간을 뛰어넘는 소통이 가능한 매체라는 점에서 그들을 연결하는 장치를 '앳오써'(@author)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이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의 저자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질문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10년에 인수한 '셀파리'(Shelfari) 사이트를 통해 독자들이 읽었거나 관심이 많은 책에 대해 SNS를 통해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마존은 소셜 리딩을 책의 '발견'(Discovery)과 '유통'(Retail)의 관점으로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에 비해 소셜 리딩을 개인의 영역에서 밀접하게 적용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2011년 라쿠텐에 인수된 캐나다의 전자책 전문 기업인 코보(Kobo, http://www.kobobooks.com)다. 메이저 출판사 편집 및 마케터 출신과 IT 전문가들이 세운 코보는 미국의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의 틈새를 뚫고 세계 200여개국의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코보(Kobo)는 전 세계에서 같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시스템에 표시하고, 타인의 리뷰를 열람하거나, 본문에서 궁금한 사항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공유하는 '코보 펄스'(Kobo Pulse)를 페이스북 앱과 연동해서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독자들이 함께 책을 읽는 리딩 스타일을 확산시키고 있다. 더불어, 코보는 '리딩 라이프'(Reading Life)라는 일종의 독서 진도관리표 방식의 시스템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고 있다. 전자책 독자가 책을 읽기 위해 접속하는 순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해당 전자책을 언제부터 보고 덮었는지, 특정 기간동안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를 통계 수치화해서 제공한다. 이를 회원 독자들 간에 경쟁 구조를 만들어서 상위 순위자에게는 코보 자체적인 리워드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해서 동기부여를 한다. 전자책 신생 기업이었던 코보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바로 SNS와 연동한 소셜 리딩이었다. 독자가 책을 읽다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자신이 읽는 책에 대해 상호 토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책을 중심으로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이벤트를 지원하면서 개인을 넘어 집단과 독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바로 굿리즈(Goodreads, http://www.goodreads.com)다. 2007년에 설립되어 도서 추천과 독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소셜 리딩 전문웹 서비스로 현재 1천3백만명의 회원과 4억6천만건의 개인 서재가 운영되고 있다. 굿리즈의 프로세스는 회원 각자가 읽은 책에 대한 평점을 매기고 북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회원은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진도표를 체크할 수 있다. 관심있는 책 또는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을 각 서재에 카테고리화해서 정리할 수 있다.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굿리즈의 운영진 또는 타인을 통해 도서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대중 독자들에게 굿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아마존, 코보, 반스앤노블 등 도서 유통사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소셜 리딩 서비스가 아닌 책을 좋아하는 개인 독자들간의 커뮤니티와 추천 그리고 공유의 자리를 웹과 모바일을 통해 편리하게 지원하기 때문이다. 소셜 리딩은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만의 독서를 타인의 독서와 연결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책의 발견이 가능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매력이 있는 것이다. 굿리즈는 이러한 기술과 의미의 결합을 유용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해외에는 스크리브드(Scribd, http://www.scribd.com), 리드밀(Readmill, https://readmill.com), 코피아(Copia, http://www.thecopia.com/home/index.html), 북글루턴(Bookglutton, http://www.bookglutton.com), 서브텍스트(Subtext, http://www.subtext.com), 오픈마진(OpenMargin, http://openmargin.com)등 소셜 리딩을 지향하는 전문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고, 대중 독자들의 참여와 이용률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책 읽는 문화가 뒷받침되고 출판계와 IT업계의 젊은 창업가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출판과 독서의 위기, 소셜 리딩에 주목하자 

    미국의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Ralph Waldo Emerson)은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다"라는 말했다.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과 스마트화의 거센 물결에 인간 본연의 모습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개인화에 따른 여러 조직에서 구성원의 고립도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독서를 통한 학습과 태도의 변화는 중요한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제공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의미있는 문장과 느낌에 대해 공유를 통해 보이지 않은 연결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책이라는 매체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소셜 리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소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혼자만의 독서가 주는 즐거움도 당연히 누려야 하지만, 함께할 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더불어, IT 시스템을 통한 기술적인 소셜 리딩도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면대면(Face to Face)으로 만나서 상호 토의를 통한 독서도 소셜 리딩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 이미 수많은 독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소셜 리딩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SNS를 둘러싼 이슈로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셜 리딩도 개인의 독서 취향과 패턴이 데이터로 남게 되어 이러한 정보를 남용하거나 개인의 감시 및 지적 재산권의 문제까지 확산될 우려도 있다. 하지만, 소셜 리딩의 긍정적인 부분을 잘 활용해서 저자와 출판사, 유통사 그리고 독자가 책을 통해 보다 선순환할 수 있는 독서 생태계(Eco-system)를 만드는 데 주력할 시점이다. '출판과 독서의 위기'라는 말이 이어지고 있다. 출판유통 업계가 소셜 리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독서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독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책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과 연결되는 소셜 리딩의 미래가 더욱 주목되는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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