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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판 플랫폼의 현황 (기획회의, 443호)

외부 매체 기고

by 류영호 2017. 7. 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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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platform)은 본래 물리적 구조물 작업을 위한 공용화된 토대라는 의미다. 과거에 플랫폼은 상품과 서비스 제공자와 수용 인원의 한계 등 공간의 제약성이 강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함께 플랫폼의 개념은 공간의 제약없이 교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생산자와 이용자의 자원들을 기반으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고 수많은 네트워크와 기회를 만들고 있다.


출판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어떻게 수용하고 있을까? 작가-출판사-서점의 전통적인 유통 구조와 텍스트 중심의 출판 콘텐츠는 기술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종이책 중심의 포맷에서 벗어난 물리적 변화는 꾸준하게 시도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촉발한 스마트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읽기와 쓰기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종이책은 단방향적인 읽기의 대상이었지만, 디지털 디바이스에서의 읽기는 다양한 플랫폼 환경으로 인해 양방향 구조를 만들었다. 생산자와 이용자의 상호 작용이 실시간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플랫폼의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출판 플랫폼은 크게 읽기와 쓰기의 관점에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생산과 소비 구조가 통합 운영되기도 하고, 플랫폼간에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읽기 전문 플랫폼은 대부분 콘텐츠 유통사들이 운영하는 모델이다. 쓰기 전문 플랫폼은 기존의 저자와 출판사 관계가 아닌 셀프 퍼블리싱(self publishing)이 중심인 모델로 보면 된다. 셀프 퍼블리싱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저작물을 기획, 편집, 출판까지 마쳐 유통하는 일련의 출판 활동이다. 대부분의 셀프 퍼블리싱 콘텐츠는 전자책 형태로 제작과 유통된다. 저작자가 종이책 소량 제작을 원하면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로 출간도 충분히 가능하다. 출판을 중심에 두고 보면 셀프 퍼블리싱은 다양한 분야의 출판 종수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를 상업출판으로 연계해서 보면 가능성 있는 작가군 확보를 위한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 


집필력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고, 다양한 직종과 사회의 분화로 독자들은 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퍼블리싱을 요구하고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s)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공유하기 시작하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고 싶은 사람들이 직접 글을 쓰는 저작 지원 도구와 유통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변화, 국내 출판 플랫폼의 현황


국내에 유통을 포함한 ‘쓰기’ 플랫폼의 대표적인 곳은 교보문고(퍼플/톡소다), 부크크, 카카오(브런치), 네이버(포스트), 조아라, 문피아, 퍼블리 등이 있다. 대부분 작가가 주도하는 종이책과 전자책 출간, 웹콘텐츠(웹소설/웹툰)와 지식정보의 콘텐츠 퍼블리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2011년에 시작한 교보문고 퍼플(pubple)은 개인 작가들이 자유롭게 원고를 등록하고, 전자책뿐만 아니라 소량의 종이책을 실비로 출간할 수 있게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판매되는 콘텐츠의 가격은 작가가 직접 정할 수 있고, 종이책 출간 대비 높은 인세를 지급한다. 퍼플은 장르문학(로맨스/판타지/무협 등) 보다는 일반서를 중심으로 한 작가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현재 종이책 POD 서비스는 내부에서, 전자책 제작 출간은 제휴 브랜드인 ‘e-퍼플’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교보문고는 스토리와 톡소다 서비스를 오픈했다. 우선, 스토리는 작가와 콘텐츠를 발굴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작가가 완결된 소설을 스토리업(story-up)에 등록하면 스토리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공개한다. 회원 인기 투표 후에 내부 심사를 거쳐 매달 3~4종의 전자책 출간이 결정된다. 선정된 작품에는 선인세 100만원이 보장된다. 교보문고 스토리에 등록된 모든 콘텐츠(스토리)는 출판제작자, 영상제작자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볼 수 있는 전문 마켓에 자동 등록되고 판권 판매 자료로 검토되고 판권 거래가 성사되기도 한다. 


그리고, 웹소설 전문 플랫폼인 톡소다(toc soda)는 웹소설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프로작가 데뷔를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가능성이 엿보이는 작품을 성실하게 연재하는 작가에게는 톡소다의 내부 PD들이 초대장을 전송하여 프로작가로의 데뷔를 제안하는 제도도 시행된다. 작가들이 작품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독자들이 작품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부크크(bookk)는 글을 쓰는 누구나 출판할 수 있도록 디자인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출판 플랫폼이다. 2014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부크크는 무료 출판을 앞세우며 1인 창작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초기 입소문을 통해 총 4만 여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2천여 종에 이르는 책을 출판했다. 부크크는 카카오, 예스24와 제휴를 맺고 브런치 플랫폼 이용자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제작된 종이책은 예스24를 통해 판매되는 구조로 출판 플랫폼의 협력 구조 관점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국내의 경우, 포털사의 출판 플랫폼 서비스를 주목해야 한다. 포털 사이트 이용자 수가 매우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콘텐츠 이용자들의 취향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개인 작가들이 글을 쓰고, 퍼블리싱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되는 플랫폼으로 카카오 브런치(brunch)와 네이버 포스트(post)가 대표적이다. 2015년에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모토로 시작한 브런치는 1인 창작자들의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정식 작가가 아닌 일반인도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으며, 카카오는 이들을 지원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간단한 심사를 거쳐 현재까지 브런치에 등록된 작가수는 약 2만여 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종이책 출간 공모전인 브런치북 프로젝트 등 작가와 출판사, 독자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성 출판사와의 협력을 통해 브런치 작가가 출간한 도서는 수십여 권에 달한다. 카카오는 브런치 지원 프로그램을 늘리면서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대중문학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2014년에 오픈한 네이버 포스트는 주제별 전문가가 모여 있는 모바일형 블로그 서비스로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자랑하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운영하는 강점이 있다. 기본적인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게 해당 포스트 작성시에는 특정 주제의 카테고리를 선택하게 구성되었다.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분야별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 사이의 간격을 좁힌다. 전문적인 콘텐츠가 많아서 종이책과 전자책 출판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은 편이다. 


네이버는 2014년부터 온라인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플랫폼인 그라폴리오(grafolio)도 운영하고 있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출판과 연결하고 있다. 그라폴리오는 기성 출판사들과 손잡고 활동 작가들에게 출판 기회를 제공하는 페이퍼북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그라폴리오는 누적 활동 작가수 2만명, 누적 작품 수는 30만개에 이를 만큼 성공한 모델로 평가된다.


포털사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에 창작자와 이용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글쓰기와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화되어 있어서다. 웹과 모바일 서비스의 축적된 역량은 이용자 편의성 향상에 활용되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N-스크린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어떤 디바이스에서 지속적인 쓰기와 읽기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완성했다. 


기성 출판사들의 출판 플랫폼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민음사의 장르문학 임프린트인 황금가지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브릿G(brilliant tales G)를 운영하고 있다. 웹소설과 종이책 출판의 장점을 모았고, 작가-편집자-독자 모두에게 접근성을 높인 참여형 플랫폼이다. 장르문학 창작자는 브릿G에 작품을 등록하고, 독자들은 리뷰를 통해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작품 리뷰를 작가가 특정 이용자에게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체 편집 역량이 발휘된다는 것이 기존 포털의 웹소설과 차별화되는 사항이다. 브릿G는 작가들이 온라인에서 소설을 연재하기 위한 편집 시스템에는 개별 작품에 대한 설문 통계, 예약 연재, 개인 이벤트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위즈덤하우스는 웹툰과 웹소설을 연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저스툰(justoon)을 오픈했다. 단행본을 내는 출판사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및 유통하는 출판미디어회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신작 웹툰 ‘오리진’은 현재 저스툰에 단독 연재되고 있다. 저스툰에 연재한 웹툰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저스툰에서 인기를 얻은 웹툰을 단행본으로 출간해 마케팅까지 모델을 확장한다. 기존 장르문학, 웹소설 작가는 물론 기성 순수문학 작가들의 웹 연재도 추진한다. 출판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책을 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팔릴만한 콘텐츠를 적극 생산하고 유통하는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성화된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은 웹소설 연재 서비스다. 대표적인 국내 플랫폼에는 조아라와 문피아가 있는데 장르문학 전문 작가들이 웹을 통한 창작과 유통하고 있다. 조아라는 매일 2천5백여 편의 신작들이 연재되고, 일 평균 29만명의 독자가 새로운 웹소설을 이용하고 있다. 조아라에 등록된 작가 수는 15만 명 수준이다. 그리고, 문피아는 무협과 판타지 등 남성향 웹소설 중심 유료 플랫폼이다. 2013년 유료화 뒤 회원 수 45만명, 일 평균 방문자는 50만명, 작가 3만1천명 이상 활동하는 대규모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총 작품 수 6만개 중 독점 작품 수는 2만개에 달한다. 웹소설 연재는 출판 플랫폼 중 가장 먼저 유료화에 성공한 모델이다. 


전자책 기반의 출판 플랫폼으로 한글과컴퓨터에서 운영하는 위퍼블(Wepubl)이 있다. 위퍼블은 전자책 업계의 유튜브(youtube)를 목표로 개인 작가들의 전자책 출간을 지원한다. 위퍼블은 전자책 최신 포맷인 이펍(ePub) 3.0을 기반으로 한 저작 도구인 위퍼블 오써와 제작된 전자책을 저작자가 관리 및 배포하기 위한 클라우드(cloud) 서비스인 위퍼블 클라우드, 배포된 책을 누구나 편리하게 읽어볼 수 있는 뷰어 애플리케이션인 위퍼블 뷰어로 구성됐다. 위퍼블 오써는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은 물론 별도의 코딩없이도 그래픽, 동영상과 같은 각종 멀티미디어 요소를 활용한 고품질 전자책을 제작하도록 무료로 제공한다. 



출판의 플랫폼화는 새로운 기회 창출의 도구


전통적인 출판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지식정보 콘텐츠 플랫폼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콘텐츠 퍼블리싱 스타트업인 퍼블리(publy)는 출판 플랫폼의 새로운 모델을 잘 보여준다. 퍼블리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저자가 기획 취재를 통해 전담 에디터와 함께 디지털 리포트를 완성하는 프로세스로 운영된다. 누구나 찾아낼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나만의 관심사에 맞는 깊이 있고 참신한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들이 주요 독자층이다. 퍼블리는 콘텐츠의 예고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받고 있다. 위험 요인이 있지만 퍼블리는 대다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콘텐츠의 구성은 책보다는 좀 더 가볍고, 언론에서 깊이있게 다루지 않는 부분을 파고들고 있다.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와 인터페이스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독자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해외의 대다수 출판 플랫폼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 포함)으로 확실하게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이 배제되는 구조는 아니다. 사람들과의 접점 채널이 인터넷과 스마트 디바이스에 집중되면서 이동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책과 출판은 뉴미디어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확산에 따른 디지털 혁신기에 있다. 종이책은 인쇄와 제책의 구조에서 디바이스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웹과 모바일 중심의 출판 플랫폼은 기존 출판 생태계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지만, 상업 출판의 영역에서는 아직 점유율은 미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콘텐츠 기획과 제작 및 유통 과정에서 적지않은 구조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저작자와 이용자의 자율성과 콘텐츠의 다변화 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업출판에서 다루기 어려운 주제와 수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획과 마케팅의 혁신이 플랫폼이라는 시스템이 극복시켜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빠른 한국의 현실에서 출판 플랫폼의 성장 잠재력은 여타의 출판 강국들에게 밀리지 않을 수준이다. 물론, 시장 규모와 언어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플랫폼 모델의 진입 장벽은 그렇게 높지 않다. 따라서, 연결과 확산이 자유로운 네트워크 시대의 출판 플랫폼은 우리의 상상력과 사업 모델의 혁신으로 더 많은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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