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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는 출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기획회의 437호)

외부 매체 기고

by 류영호 2017. 4. 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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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는 출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시간을 2010년으로 되돌려 보자. 당시에 열린 '제5회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의 주제는 <넘나듦 : 뉴미디어와 출판 콘텐츠의 확장>이었다. 국내외 출판 전문가 20여명이 디지털 출판 시대를 맞아 콘텐츠의 융합, 새로운 출판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 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다. 모바일 시대를 활짝 연 애플의 아이폰(iphone)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미디어의 전환도 본격화되던 시기였다. 이후 지난 7년간 급속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출판 콘텐츠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콘텐츠를 담는 그릇에서 미디어와 결합된 콘텐츠 자체로서의 출판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출판은 유통 채널 관점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의 물성 관점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사전적으로 미디어(media)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매개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글자나 그림, 음악을 표현하는 미디어는 오랫동안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책(지식정보), 캔버스(미술), 악기(음악) 등이 있다.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저서 『미디어의 이해(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 of Man)』를 통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명제를 선언했다. 과거에 문자와 인쇄술이 시각적인 인간을 형성했다면, 현대의 전기/전파 미디어들은 인간 감각의 배치와 강도를 변화시키면서 촉각적인 인간형을 만들고 있다. 이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맥루한의 주장처럼, 이제 인간이 소통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는 여러 갈래의 뉴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뉴미디어를 통한 출판 매체의 전환과 기획의 확장 


뉴미디어(new media)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기존의 매체들의 특성이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여 더 편리한 기능을 가지는 미디어를 의미한다. 인터넷 신문/잡지, 블로그, 비디오 게임, 소셜 미디어, 위키피디아 등이 대표적이다. 뉴미디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인터렉션(interaction,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연결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과 반응을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디지털화된 정보의 전달 및 상호 교환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수용자는 미디어를 더욱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의 여러 매체들이 하나의 통합된 멀티미디어 구조를 생성할 수 있다. 


그러면, 뉴미디어 환경이 출판에 어떤 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뉴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정보 교환과 커뮤니케이션 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사람들이 웹 사이트 및 블로그를 통해 개인의 생각과 사진 등을 출판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대중들 사이의 사회적/공간적 거리는 단축되었다. 뉴미디어는 특정 사람과 공간의 사회적 변화를 넘어 세계화에 영향을 끼치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출판이 뉴미디어와 결합되면서 선제적으로 진행된 성공 사례는 매체 전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뉴미디어의 등장은 콘텐츠의 매체 전환을 보다 수평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2000년대 이후부터 영상과 음악의 표현 방식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유로워지면서 더욱 활발한 편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으로 탄생한 웹툰(webtoon)은 디지털 매체 환경의 가변성이 제대로 적용된 출판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웹툰은 만화를 기반으로 탄생해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매체와의 상호매체적 관계 맺기(intermedial relationship) 과정을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 뉴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뉴미디어는 출판기획 영역에서의 매체 관계성을 더욱 긴밀하게 유지 및 확장시키고 있다. 방송 내용이 그대로 출판되는 팟캐스트(podcast)와 인문학 강연의 출판 콘텐츠화가 대표적이다. 오디오 매체 제작 환경이 간편해지고 채널 접근성이 쉬워지면서 팟캐스트는 다양한 주제를 실용적으로 만드는 매체로 성장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이 팟캐스트 출판을 통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노유진의 정치카페>, <일빵빵 입에 달고 사는 기초영어> 등 정치/어학/과학 등 팟캐스트를 즐겨듣는 애청자들을 책으로 연결하면서 신선한 가치사슬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오디오 콘텐츠로 1차 제작된 내용을 보완해서 출간하는 모델은 기획의 완성도와 안정적인 최소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방송이나 북 콘서트, 길거리 강연 등을 통해 제작된 영상 콘텐츠를 출간하는 트렌드도 주목해야할 점이다. 구어체로 풀어서 쓴 책은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생동감을 주면서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 일본 번역서인 <미움받을 용기>는 구어와 대화체 방식으로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스타 강사’ 출신의 설민석과 최진기, ‘인문 예능’을 주도하는 김용옥 교수, 유시민 작가의 역사와 인문학 시리즈는 TV 강연과 출판이 연계한 솔루션 퍼블리싱(solution publishing,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책으로 연결한 출판)의 표준이 되고 있다. 기성 출판사에서 교양 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해당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1세기북스는 2013년 시작한 인문재단 <플라톤 아카데미>의 강연을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다. 창비는 인문 스타 저자들의 강연을 기획해 이들의 강연을 <공부의 시대>라는 시리즈로 묶어 내기도 했다.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기존에 유통을 중심으로 출판 시장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지만, 모바일 미디어의 발전으로 출판 플랫폼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네이버는 ‘책문화’ 카테고리를 두면서 출판홍보 플랫폼으로의 위상을 갖추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네이버 포스트는 출판사의 자체 콘텐츠를 다양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의 ‘브런치’는 출판 저작 툴로 인기가 높다. 출판사와 함께 진행하는 브런치 북 프로젝트는 책 출간 공모전으로 전업 작가와 글쓰기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출간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최근 글쓰기에 이어 일러스트 분야를 신설하면서 출판 콘텐츠 제작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작가와 출판사, 독자를 다양한 경로로 연결하면서 출판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뉴미디어를 통한 영향력의 확대와 새로운 실험


뉴미디어는 대중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원하는 셀러브리티(celebrity)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영향력을 키워주고 있다. 서점과 출판사에서 일률적으로 소개하는 책 광고는 이제 독자들에게 주는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셀러브리티나 배우고 싶은 특정인의 추천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셀러브리티와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데이터가 아닌 사람을 통한 책의 발견성과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사례가 대부분 이러한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어, 영국 출신의 배우 엠마 왓슨은 자신이 진행하는 페미니스트 독서클럽 <우리의 공유 책장>에서 선정한 책 <맘앤미앤맘(Mom&Me&Mom)>을 런던 지하철에서 숨기고 자신의 SNS에 남기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엠마 왓슨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지하철에 놔두고 시민들과 돌려 읽는 '북스 온 더 언더그라운드'(Books on the Underground)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왓슨이 지하철 곳곳에 책을 두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왓슨의 인스타그램에서 240만 회 이상 재생되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을 ‘책의 해'로 선정하고 2주에 한 권씩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공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유명한 독서광으로 자신의 블로그 ‘게이츠 노트(gates notes)’를 통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수시로 추천하고 있다. 저커버그와 게이츠가 추천하는 책은 실제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콘텐츠의 포맷은 영상(video)이다. 대부분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정지된 포맷이 중심인 출판도 마케팅 활동에서는 조금이라도 영상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만큼 강렬한 메세지와 밀착된 소통과 확산을 진행하기에 유리하다. 지난 2015년부터 해외 도서전에서 북튜브(book tube)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쉽게 말하면, 어떠한 특정인이 직접 책을 소개하는 화면을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하거나 간략하게 편집해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하퍼콜린스(HarperCollins)는 페이스북 라이브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북 스튜디오 16’(Book Studio 16)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저자, 편집자, 마케터 등이 직접 출연해서 15~45분 분량의 책 관련 인터뷰 또는 퍼포먼스를 라이브로 보여준다. 총 1천만 회 이상 조회수를 돌파했고, 주제별로 일간 일정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다. 하퍼콜린스는 ‘북 스튜디오 16’을 통해 저자와 독자들을 직접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팬덤(fandom)을 강화할 수 있어서 책 판매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뉴미디어는 독서 환경의 변화를 촉발했다. 영상 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독서 시간이 줄어들고, 독자도 감소하면서 과거 책이 지녀왔던 문화적 가치나 의미는 퇴색되고 있다. 이제 책과 독서는 ‘페이지에서 스크린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뉴미디어의 시대가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의 참여 권리가 강하게 요구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다수의 미디어 이용자들은 여러 가지의 크로스 플랫폼 이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 디바이스를 사용한 미디어 동시 소비 이용 방식도 일반화되고 있다. 


웹에서 모바일로 네트워크 환경이 확장되면서 한번의 애착 관계가 구축되면 쉽게 변하지 않다. 컨버전스(convergence)과 옴니채널(omni channel)을 통해 미디어와 플랫폼의 애착 현상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출판계의 변화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독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콘텐츠에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지 면밀하게 챙겨야 한다. 그리고, 이를 뉴미디어 환경에 맞게 구조화해서 비즈니스로 연결해야 한다. 


뉴미디어는 출판계에 기회와 도전의 영역이다. 무엇보다 호의를 가진 자발적인 독자와 독독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출판 기획과 마케팅을 위한 자산 확보 기반 구축에도 큰 힘이 된다. 앞으로 콘텐츠(contents)-커뮤니티(community)-큐레이션(curation)의 구조적 연계를 자생적으로 갖출 수 있는 저자-출판사-서점의 네트워크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뉴미디어 환경과 플랫폼 구조는 이를 강력하게 구축시킬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함께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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