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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비즈니스와 4차 산업혁명 (기획회의 433호)
    외부 매체 기고 2017. 4. 7. 09:45

    콘텐츠 비즈니스와 4차 산업혁명



    콘텐츠 비즈니스(contents business)는 콘텐츠를 출판,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교육, 캐릭터 등의 형태로 미디어믹스 기획과 개발, 상품 판매·서비스 및 라이센싱(licensing) 활동을 통해 재화를 취득하는 제반 거래와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미디어 환경 변화와 플랫폼의 발전 속도에 따라 지각 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의 플랫폼 환경은 이용자에게 편리한 인터페이스(interface)와 클라우드(cloud) 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콘텐츠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콘텐츠 비즈니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텍스트·오디오·비디오 포맷별로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이 새롭게 출시되거나 기존 사업자들의 강화 움직임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새로운 전송과 배포 모델을 정착시켜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콘텍스트(context, 맥락)을 새롭게 제공한다. 이용 맥락은 미디어와 콘텐츠 간의 선택적 조합을 구조화시켜 이용자에게 특정한 이용 경험을 갖게 한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한마디로 콘텍스트 비즈니스다. 문화·예술·지식의 성격이 강한 콘텐츠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개입하는 콘텍스트(context)가 필수적이다. 콘텍스트는 사업자의 기획, 경영, 전략 능력을 지칭하는 용어로 콘텐츠라는 원 소스(One Source)를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가공 및 재단장해서 멀티 유즈(Multi Use)로 활용하도록 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콘텐츠는 인터넷·디지털TV·모바일 등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대중화되어 커뮤니케이션(Comunication)-커머스(Commerce)-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실현된다. 이후 콘텍스트가 결합되면서 고객의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하고 창출하는 구조를 만든다.


    최근 대다수의 콘텐츠 관련 사업자들이 집중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스토리(story)다. 콘텐츠의 포맷·길이·가격에 상관없이 매력적인 콘텐츠의 원천을 찾는 것에서 비즈니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양질의 콘텐츠와 원작자 발굴을 위해 공모전이나 자체 제작 시스템 구축과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 콘텐츠 비즈니스 환경은 디지털 미디어와 디바이스에 대한 태도와 이용 행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내·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 영역도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MCN(Multi Channel Network), 동영상(VOD), 광고 및 오프라인 스토어 운영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콘텐츠 자체의 기획 제작과 서비스 패턴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콘텐츠 기획과 포맷 관점에서 스낵 컬처(snack culture)의 등장과 성장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간편한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을 추구하는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낵을 먹듯 짧은 시간 안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은 디지털 환경과 변화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유용하다. 인간의 행동과 사고 양식 등 문화적·심리적 현상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편의성 관점에서 서비스 패턴의 변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큐레이션(curation)이다. 빅데이터 활용과 콘텐츠 및 콘텍스트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집중된 서비스 프로세스다. 개인별 이용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은 맞춤형 콘텐츠 비즈니스의 전형이 되고 있다. 비정형 데이터를 통해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빅데이터(Big da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수한 추천 서비스는 사업자 입장에서 콘텐츠가 잊혀지는 것을 방지하고, 유통 가능한 콘텐츠의 총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 제공을 통해 구매를 활성화하고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트렌드는 메이저 브랜드의 자체 제작 콘텐츠 확대다. 아마존,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 콘텐츠 유통을 넘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TV와 같은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과 플랫폼으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콘텐츠를 수급받는 관계에 있다. 원천 스토리 발굴이나 콘텐츠 제작을 통해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OSMU 확장 관점에서도 유통 플랫폼의 1차 판권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새로운 판을 짜는 자가 승리한다. 이제 콘텐츠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 플랫폼(service platform) 진화하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은 콘텐츠의 발견성을 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스로 선호하는 콘텐츠를 발견하고 소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콘텐츠 비즈니스와 4차 산업혁명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기본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물들이 상호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혁명적 전망이다. 콘텐츠 비즈니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전과 확산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이렇게 이미 우리 사회는 ‘초연결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변화 동인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빅데이터의 연계와 융합으로 기술과 산업구조는 초지능화되고 있다.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을 인간과 기계의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으로 정의했다. 지능이 필요한 작업을 기계가 수행하고, 인체에 집약된 컴퓨팅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인간과 조직, 기계가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차원의 소통이 만들어지고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다. 디지털·모바일·스마트 기술로 대표되는 키워드가 만들어낸 결과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초연결성은 소셜 플랫폼 환경을 통해 다른 산업보다 빠르게 접하는 분야가 바로 콘텐츠 비즈니스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등 초연결성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술의 발전으로 O2O(Online to Offline) 등 스마트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 개인은 데이터와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 워치(예. 애플 워치), 스마트 스피커(예. 아마존 에코) 등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디바이스가 상용화되었다.


    소비 패턴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와 온디맨드경제(On Demand Economy)의 부상은 소비자 경험 및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와 산업간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온디맨드경제는 거래 당사자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플랫폼이 해당 거래의 중개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초연결화된 디지털 플랫폼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자산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안정화된 플랫폼 환경에서는 서비스 추가에 따라 발생하는 한계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맞춤형과 개인화된 소비가 가능한 시대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간의 경쟁 환경에서 소비자는 개인화된 제품·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출판은 지속성장할 수 있을까


    출판은 콘텐츠 비즈니스의 뿌리이자 원천 소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본질적인 자세는 유연성에 있다. 이렇게 유연성이 바탕이 될 때 다양한 영역의 기술들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도출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출판은 제조업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말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조업 가치사슬에 서비스의 역할이 새로 편입되거나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의미 있는 변화 도출과 선도적인 시장 주도는 보유하고 있는 제품과 기술을 어떻게 엮고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소프트 파워(연결성과 창의성)가 중요하다. 소프트 파워의 핵심 구성 요소는 다양한 개체를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연계하는 연결성(connectivity), 산업과 문화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시각인 창의성(creativity)으로 이루어진다. 소프트 파워는 교육·문화·과학·기술 등 인간의 이성과 감성적 능력을 포함하는 문화적 힘이다. 이러한 힘을 키울 수 있는 원천은 출판에서 시작된다. 


    저자로 일컬어지는 콘텐츠 창작자 개인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 환경에서 개인이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생산자와 이용자의 장벽이 무너지고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큰 매개체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출판은 기존과 다른 기획과 제작, 마케팅 활동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콘텐츠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기술 이해와 소셜미디어(social media) 환경을 넘나드는 독자들의 소비 패턴과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 

    연결과 지능의 혁신은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전통적인 출판 조직의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팀을 만들어 원거리에서도 하나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조직이 많아질 것이다. 조직의 의사결정은 빅데이터 등에 기반하여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을 통해 밸류체인은 편의성 중심으로 재구축되고 있다. 


    이미 출판 산업은 전자출판 분야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조류를 타고 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전자책, 초연결성을 보여주는 소셜 리딩(social reading), 온라인 공개 수업을 의미하는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 출간을 위해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등 실제 운영 사례가 많다.  


     출판계 종사자들이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산업 사회와 시장의 흐름에 주목하고 본연적인 출판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기술은 이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융복합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타 산업간의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성공 요소는 콘텐츠로 귀결된다. 그만큼 콘텐츠의 원천인 출판은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빠르지만, 지식과 감성을 동시에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다. 감동과 가치를 지닌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사람의 머리와 가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기까지, 사람이 중심에 있는 출판은 콘텐츠 비즈니스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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