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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해외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 현황과 전망 (353호)
    세계전자책시장읽기 2013. 9. 24. 17:58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대두

     

    스마트 디바이스와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인해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의 비즈니스는 '언제나(anytime), 어디에서나(anywhere), 어떤 기기에서나(any device)'라는 전략적 특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하에 전자상거래(e-commerce), 커뮤니케이션, 정보검색,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 할인 중심의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의 시대가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1:1 맞춤형 커머스 모델 관점에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가 독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전문 유통사의 큐레이션(curation)을 통해 선별된 제품 또는 콘텐츠를 독자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상품을 정기구독하는 것이다. 독자 관점에서는 '나만을 위한' 전문가의 선택을, 공급기업 관점에서는 구체화 된 독자의 취향 정보와 더 넓은 독자 저변 확대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사업모델에 익숙해져 있다. 신문, 잡지, 우유 등 정기구독과 비슷한 사업모델이 일반화되어 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주목 받게 된 계기는, 2010년 4월 미국에서 <버치박스>(birchbox.com)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매월 정기적으로 샘플 화장품을 제공하는 <버치박스>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유사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했고, 그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 해외 전자책 시장에도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전자책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다양한 가격 정책과 서비스 플랫폼의 기능 개선 등으로 전자책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호는 이러한 해외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의 주요 사례와 전략적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주요 사례

     

    24심볼즈(24symbols) :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전자책 사업의 1세대는 스페인에서 시작한 <24심볼즈>다. 2011년 6월에 오픈한 이 서비스는 오픈 당시에 1,000개의 고전문학 타이틀을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구성했다. 대부분 중소형 출판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로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전자책을 제작했다.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관계를 활용해서 독자의 친구들에게 기간별로 무료로 24심볼즈의 전자책을 추천하고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24심볼즈>는 프리미엄 모델(freemium model)을 전자책 업계에 최초로 적용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서 프리미엄(freemium)은 free(무료)와 premium(할증료)의 합성어로 기본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확장된 콘텐츠나 기능, 연계 상품 등을 유료로 판매하는 모델을 말한다. <24심볼즈>는 한달간 무료 광고 옵션 지원을 포함해서 매월 9.99 유로, 분기 19.99 유로, 연간 59.99 유로를 결제하는 독자에게 <24심볼즈> 사이트의 모든 전자책을 해당 기간만큼 구독할 수 있게 지원한다.(광고 지원 버전은 1개월 무료) 독자의 개인 라이브러리에는 구독을 신청한 전자책을 직접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되며, 클라우드 리딩(cloud reading)이 가능하다. 출판사 정산 방식은 서비스되는 모든 전자책마다 총 페이지수에서 실제 독자가 읽은 페이지수만큼 정산에 포함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오이스터(oyster) : 2013년 9월 초, 전자책 업계의 넷플릭스(Netflix) 또는 스포티파이(Spotify)로 불리는 오이스터(oyster)라는 스타트업이 이러한 정액제 전자책 사업을 아이폰과 아이팟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오픈했다. 오이스터의 회원은 한달에 $9.95를 내고 약 10만권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 이서비스는 또한 굿리즈(goodreads)와 유사한 소셜 기능을 갖고 있어서 친구들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보여준다. 아이폰 유저는 오이스터 홈페이지에서 초대장을 신청해서 가입할 수 있게 지원한다. 현재 오이스터와 계약한 출판사는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워크맨(Workman), 휴턴미플린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인 스매시워즈(Smashwords)가 대표적이다. 2012년 10월에 블루칩(blue-chip) 벤처캐피털에서 3백만 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이를 통해 오이스터는 아이폰 앱과 각종 전자책 콘텐츠와 유틸리티 서비스 개발과 고도화에 주력했다. 오이스터의 CEO인 에릭 스톰버그(Eric Stromberg)는 설립 초기에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저자, 출판사, 독자 등 시장참여자들에게 'win-win-win"이라는 자사의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전자책 사업 모델에 대해 설득에 주력했는데 출판계의 분위기는 냉담했다. 저자-출판사와의 계약 진행에 난관을 겪던 시기에 당시 랜덤하우스의 디지털 사업부사장 출신인 매트 샤츠(Matt Shatz)를 영입하면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리타(eReatah) : 2011년 브라이언 바튼(brian Batten)이 설립한 이리타는 모든 장르의 전자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접근이 가능한 허브 서비스 모델을 개인 베타 형태로 추진했다. 최근 정식으로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전자책 사업을 정식 오픈했다. 8만개 타이틀로 시작한 이리타는 정기구독형으로 단권 구입보다 20~40%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전자책을 회원들에게 대여하는 모델이다. 가격 모델은 월 16.99 달러에 2권, 25.5 달러에 3권, 33.5 달러에 4권의 전자책을 스트리밍을 통해 개인 라이브러리에서 활용할 수 있다. 2013년까지 총 15만개로 서비스 타이틀을 확장할 계획이다. 모든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를 지원하는 웹 및 응용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큐레이션 추천을 도입해서 기존의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유통사들과 차별화된 모델을 제안한다. 현재 계약된 출판사는 사이먼앤슈스터(S&S), 휴턴미플린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 디버전북스(Diversion Books), 독립출판사그룹(Independent Publishers Group), 인그램콘텐츠그룹(Ingram Content Group), 소스북스(Sourcebooks), 워크맨(Workman) 등이 있으며, 어도비(adobe) DRM을 적용해서 아마존 킨들(kindle), 반스앤노블 누크(nook), 코보의 아우라(aura) 등 전용 e-reader에서도 호환해서 볼 수 있다.

     

    스피카부스(speakboos) : 유아/아동용 전자책 제작 및 유통업체로, 주 독자인 부모들은 월 5달러 내지 연간 45달러를 지불하면, 전체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 스피카부스는 출판사로부터 판권을 구입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북으로 전환하는데, 현재 짐 헨슨, 피어슨, 펭귄 등 15개 유명 출판사의 15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주 1~2권씩 전자책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전자책 제작을 위해 스피카부스는 아이들이 음성 나레이션이 끝날때까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도록 디자인되어 있어서, 나레이션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책을 시작한 아이들의 85%가 책을 끝까지 완독하고, 월정액 기간이 끝난 후에 재등록비율이 75%에 달한다. 최근 교육 미디어 전문 투자자로부터 6백2십만달러의 펀딩을 받았으며, 투자자 중에 한국의 교원그룹이 포함되어 있다.

     

    킨들소유자대여도서관(Kindle Owner’s Lending Library) : 2011년 11월에 오픈한 아마존의 전자책 대여 모델이다. 자사의 우수독자를 대상으로 한달에 한권의 전자책을 무료로, 반납 제한기간없이 대여한다. 아마존 우수독자(프라임멤버십) 연회비는 79달러로서 아마존프라임인스턴트 비디오서비스에도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 이는 아마존의 우수독자 가운데 킨들 디바이스를 가진 우수독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전자책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대를 노리고 있는 아마존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현재 아마존이 무료로 대여하는 전자책은 35만권이 넘으며,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 상위권과 해리포터 시리즈 전권도 포함되어 있다. 아마존은 다른 킨들 스토어에서처럼 빌린 책에 노트나 북마크가 허용된다. 빌려본 뒤에도 해당 전자책을 구입하거나 다시 빌려볼 수도 있다. 독자가 새책을 보고 싶을 때에는 한 번에 하나의 책만을 빌려 볼 수 있으며 새책을 빌릴 때에는 이전에 빌린 책을 반납해야 한다. 이 서비스를 위해 아마존은 수많은 출판사 간에 다양한 조건의 계약체결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이 확보한 대여 가능 타이틀은 KDP Select Global Fund로 조성한 월 1백1십만 달러를 저자와 출판사에서 콘텐츠 구입비로 분할 지급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타이틀의 경우, 기간별 일괄 매입의 조건으로 저작권자와 계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의 전망과 전략적 관점

     

    아직까지 전자책 사업의 대세는 단권 판매형 모델이다.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이 속속 등장하는 주된 이유는 모바일 환경과 디지털 디바이스의 급속한 보급과 시장의 발전에 따른 콘텐츠 이용 니즈의 변화다. 콘텐츠 독자들은 전자책을 종이책의 연장선상에서 검색하고 구입하는 경향보다 음원, 영화, 잡지 등의 판매 모델과 비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서브스크립션은 정기구독이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내가 원하는 콘텐츠의 수량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겠다는 독자의 니즈를 누가 더 충족시키느냐가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앞에서 언급한 <오이스터>의 사례처럼,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에 대해 전자책 공급자 위치에 있는 저자와 출판사의 이해는 유통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전자책 대여 서비스가 도서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소매 서점가의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마존의 킨들소유자대여도서관(KOLL)의 경우, 초기에 대형 출판사 6곳은 이런 우려로 해당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은 선례도 있다.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은 가격 책정과 수익배분 방식도 유통사마다 상이하다. 단권 판매와는 달리 대부분 월간/분기/연간 등으로 기간 분할 방식으로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기간이 길수록 할인율과 혜택을 더 주는 것은 회원 가입 기간에 따른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유통 유통사 관점에서 보면, 고정 매출액 보장을 통해 출판사와의 수익배분시 예측가능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서 파트너십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독자도 매번 전자책을 구입할 때마다 따르는 검색과 결제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매월 평균 3~5권 정도의 도서를 구입하고 읽는 독자들을 헤비리더(heavy reader)로 규정하면, 서브스크립션 가입을 통해 도서구입비용을 30~40% 절감할 수 있어서 실속있는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이 경우, 유통유통사는 신간과 베스트/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기본 콘텐츠 구성에 투자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전자책의 주 독자층이 주로 구입하는 분야는 장르문학에 편중되어 있다. 매니아층이 두텁고, 읽기 편한 스토리 전개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이 장르문학에 편중되는 현상은 사업의 지속성 관점에서 보면 좋은 전략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회원수를 늘려야하는 관점에서 보면, 일반문학과 경제경영, 인문, 취미실용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갖춰야 독자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진다. 단권 구입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지만, 선택한 콘텐츠를 영속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은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의 단점이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회원에 한해서 추가요금 결제시 소유할 수 있게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월정액제로 콘텐츠 무한 이용 방식은 잡지, 음악, 비디오 분야에서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전자책 유통사들도 장르문학 독자를 타겟으로 마케팅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급 방식의 변화와 함께 큐레이션(curation)이 접목되어야 한다. 구비한 전자책의 물리적 숫자보다는 결국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책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개인에게 최적화해서 추천해줄 수 있느냐가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콘텐츠의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 개발,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모델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전자책을 다른 콘텐츠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면에서,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은 만족도가 높을 수 있도록 독자의 평균 LTV(Life Time Value)를 높이는 쪽으로 가야한다. 앞서 소개한 <24심볼즈>, <이리타>, <스피카부스> 등 유통사들은 대부분 IT 서비스 기획과 개발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이러한 기반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인 차별화된 아이템의 선정과 그에 적합한 큐레이션 기술의 확보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결국, 독자가 만족할만한 개인화/맞춤화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이 가진 여러 속성들을 분류하고, 독자 개개인의 개인정보 및 취향정보를 분석하고, 상품정보와 독자정보를 효과적으로 정합시키는 매커니즘을 누가 더 잘 만드냐에 따라 지속 성장의 가능성이 예측된다.

    역동적인 독자의 피드백도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을 키워가는 원동력이 된다. 전자책은 콘텐츠와 플랫폼 관점에서 저자-출판사-유통사-독자간에 편리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독서의 상호 신뢰성 회복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은 단순히 가격 할인의 관점에만 머물러선 안된다. 유통사는 독자 개개인이 원하거나 연관성이 높은 콘텐츠를 다각적으로 추천하고, 독자는 유통사에게 원하는 책의 공급을 요청하고, 읽은 책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 기반의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사업 모델의 핵심 전략인 것이다. 아직 이 모델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전자책 사업모델의 주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독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콘텐츠 구성과 감동적인 서비스를 통해 독자, 시장참여자들과의 강력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을 지나고 있다. <끝>


    * <기획회의> 353호에 기고한 초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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