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

아마존닷컴 경제학 2020. 10. 2. 22:48

오래만에 외부 발표한 자료를 공유합니다. 

https://www.slideshare.net/pageraum2/ss-238665815?fbclid=IwAR1mxX7y7889xyCp-2oAxbjQILY2yD2d07O3Zb46XdiIUGhgnGzirh-jxrM

 

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_류영호

지난 8월 20일에 진행된 '2020 디지털출판세미나'(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아마존의 주요 현황, 콘텐츠 사업 개요 및 채널/포맷 등 상생 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했습��

www.slideshare.net

 

1. 아마존은 어떤 기업인가?

 

아마존의 비전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온라인에서 시작해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음. 1994년 창업, 1997년 IPO(기업공개), 2007년 킨들 출시, 2015년 아마존북스 런칭 등 현재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함. 

제프 베조스는 1964년 1월, 미국 뉴멕시코 앨버커키 출생 양아버지의 지원, 어린 시절부터 우수한 재능을 보였음.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입학 후 물리학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공학으로 전과했고 최우등 성적으로 졸업함. IT 벤처 <Fitel>에 입사해서 경력을 쌓은 후, 헤지펀드 <D.E.Shaw>에서 4년 만에 선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990년대 초반, 인터넷 사업에 대한 무한한 기대 온라인 도서 유통 사업 결심(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접목) 후에 1994년 미국 시애틀에서 창업함. 당시 시애틀에는 베이커앤테일러와 인그램 등 대형 도서도매상이 위치하고 있어서 온라인 서점 창업에 유리한 조건이었음. 

아마존은 손익 추세는 1997년 IPO 이후, 2007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과 비교적 완만한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 장기적 성장에 대한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끊임없는 관심과 투자 추진과 직결되고, 온라인 소매 업체로서의 탄탄한 입지+업계를 선도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음악과 비디오 스트리밍 + 급성장하는 스마트 스피커 분야의 주요 업체로 성장함.

수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함으로써 오늘의 실적 달성했고, 지난 2년 동안 순이익은 1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음. 분야별 매출 실적을 보면,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매출이 절반 차지, 3자 판매는 20% 수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 부문은 12.5%로 이익의 상당수 차지하고 있음.

2019년 역대 총매출액 최대 규모,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도약, 온라인 판매 및 제3자 판매 서비스의 수익은 약 300억 달러 증가, AWS(Amazon Web Services)와 Amazon Prime은 약 150억 달러 매출 증가,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월마트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으로 성장 둔화 상황임. 

아마존의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은 온라인 비즈니스의 원칙이며, ‘Get big fast(빠르게 실행해서 크게 키우자)’ 전략으로 연결됨. 

즉, 성장(Growth)은 낮은 가격구조 (Lower Cost Structure)와 낮은 가격 (Lower Price)에서 나오고, 이는 곧 훌륭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으로 순환되며, 훌륭한 고객 경험은 곧 홈페이지 트래픽 증가(Traffic)로 이어지고,이를 통해 판매자들(Sellers)을 유입 가능함. 궁극적으로 판매자가 늘어난 만큼 고객경험의 질도 한층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

최근 아마존은 커머스와 콘텐츠에 이어 클라우드-수요공급망-미래산업 등 아마존의 플랫폼 전략은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확보한 데이터(data)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음. 

아마존은 클라우드(cloud)를 기술 플랫폼으로 활용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기업에 제공하고, 신기술을 자사 비즈니스에 접목해 기존 산업에서의 지각변동을 촉발시키고 있음. 

 

2. 아마존의 콘텐츠 사업 구조

 

아마존의 포맷별 디지털 생태계를 보면, 콘텐츠 산업의 3대 포맷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기반의 vertical chain 구축이 큰 강점임. 도서 유통 사업을 보면, 아마존은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으로 종이책은 전체의 42%, 전자책은 89% 시장점유율 차지, 온라인 상품 판매 카테고리 중 도서의 점유율은 15.9%로 최상위권 유지, 여름 휴가와 겨울 연휴 시즌에 도서 판매량이 월등히 증가하는 추세임.

아마존닷컴(온라인)은 온라인 서점의 대표적인 모델로, 세계 최대의 서점을 표방하며, 다양한 운영 기술을 접목해서 고객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음. 1995년에 온라인 서적 판매, 연간 수익 51만 달러 달성했고, 1999년에 연간 수익 17억 달러 달성, 이떄 도서 판매 종수를 공격적 확대함. 도서 별점 표시를 가장 먼저 시행한 아마존닷컴은 2001년에 도서 미리보기(Look inside)를 도입하면서 실물 확인이 어려운 점을 해소함. 2008년에는 중고 및 희귀서적을 취급하던 에이브북스(AbeBooks) 인수했고, 2012년 대학교재 대여 사업 시작함.

2015년 말,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1호점을 오픈한 아마존북스(오프라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상호 연결한 옴니채널(Omni channel) 모델이며, 각종 데이터 및 프라임 회원 확보가 핵심 목적임. 

아마존북스는 샌디에이고/뉴욕 등 미국 내 주요 거점 도시(20개 이상)에 200~300평 규모로 출점 중이며, 향후 200~300개의 매장 출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음.

온라인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적용(전면 진열 방식 적용), 아마존의 각종 디지털 제품 체험 공간,아마존 프라임 고객 확보와 지역 내 물류 거점 등의 목적으로도 운영됨. 

아마존의 전자책 사업은 킨들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에 첫선을 보이면서, “A service, not a device”이라는 컨셉으로 전자책 시장의 전략 모델을 혁신한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음. E-ink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용 디바이스(ereader), 컬러 태블릿pc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빌트인(built in) 스토어와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함. 

현재 단행본 전자책은 6백만 종 이상, 서브스크립션(kindle unlimited) 서비스는 1백만 종 이상 서비스 중이며, 전자도서관 방식의 Kindle Owners' Lending Library도 운영하고 있음. 

아마존은 내부 출판 사업인 아마존 퍼블리싱을 운영중이며, 강력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자체 출판 사업의 영향력을 높이면서 우수 작가 발굴, 역량있는 중소형 출판사 인수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

로맨스, 미스테리, 범죄, 어린이, 문학 픽션/논픽션, 번역, 코믹, 그래픽노블, SF, 판타지, 청소년, 크리스천 픽션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기획/출간하고 있음. Montlake, Thomas & Mercer, 47North, Amazon Crossing 등 총 16개의 인수/임프린트(imprint) 운영 중이며, 전 세계에 9개의 사무실 운영, 1백만 부 이상 판매 달성한 36명의 작가와 협력하고 있음. 

아마존은 2007년 직접 출판을 원하는 개인을 위한 출판 플랫폼인 KDP(Kindle Direct Publishing)을 통해 다수의 개인 작가와 직접 계약 추진, 마케팅 및 유통까지 일원화된 시스템 지원하고 있음. KDP로 eBook을 제작시 ISBN 대신 10자리 ASIN (Amazon Standard Identification Number)을 할당하고, 페이퍼백 제작시 무료 ISBN 제공하고 있음. KDP 계약 작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브라질 등의 고객에게 최대 70%의 로열티 확보 가능함. eBook 로열티는 35%와 70%의 옵션 제공, 페이퍼백 로열티는 60% 제공(판매 정가 기준)하며, 해당월의 로열티는 60일 후 지불함. 

작가가 더 높은 로열티를 얻고 싶으면, ‘KDP Select’에 독점적으로 작품 등록하면 가능하며, KDP Select 혜택은 고객이 ‘Kindle Unlimited’ 및 ‘Kindle Owners’ Lending Library’에서 책을 읽을 때 KDP Select Global Fund의 지분 확보 가능함.(2020년 7월, 32.3백만 달러 규모)

아마존의 오디오북 사업은 오더블을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시장 내 1위 플랫폼으로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주력으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각종 오디오 콘텐츠 개발/유통으로 확장하고 있음. 오더블은 2008년 아마존이 인수한 오디오북 전문 플랫폼임(당시 인수액 3억 달러). 현재 총 40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했고, 월 14.95 달러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이용시 무료 1개월 평가판, 오디오북 1편+오리지널 오디오북 2편 이용, 독점 가이드 프로그램(유명 저널 등 오디오 요약본 서비스) 사용이 가능함.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월 2편의 오디오북 자유 이용 가능, 단편 구입 및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오디오 콘텐츠 제작 플랫폼 ‘ACX’를 운영함. 

오디오북 음성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한 ‘오더블 캡션 서비스’ 제공, 저작권 분쟁으로 출판사와 대립으로 서비스 중단 조치함. 오디오북은 각종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성장에 따른 이용채널 확대 등 성장 기반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 

아마존 스튜디오는 2010년 설립한 영화/드라마 제작 계열사로,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등 영상 및 OTT사업자들과의 경쟁을 예상하고, 본격적인 자체 영상(영화/드라마) 제작 사업과 IP 사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200개 이상의 국가별 고객에게 대담하고 혁신적인 시리즈와 영화를 최고 등급의 제작자로 운영, 배급사 제공 등을 진행하고 있음. 2017년 <반지의 제왕> 제작권 및 배급권 확보하면서 원작 소설 판매량도 증가함. 아마존 스튜디오는 외부 소싱 외에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3. 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

 

1)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 아마존닷컴(온라인)과 아마존북스(오프라인) 간 콘텐츠/상품의 교차 판매와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통한 고객 마케팅 추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 판매/고객 데이터 기반의 베스트셀러, 인기/추천도서 진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 지역별 오프라인 판매 데이터 등을 온라인 진열에 반영

예) 아마존북스 : 아마존닷컴에서 가장 많이 위시리스트에 선택된 도서 리스트 평대 운영

예) 아마존차트(amazon charts) : 종이책과 전자책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과 판매된 책을 종합한 베스트셀러 리스트

2) 아날로그와 디지털 콘텐츠 간 : 막강한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자책과 종이책 출간이 편리하게 넘나들 수 있는 프로세스 구축과 외부 출판사 협력 추진

전자책에서 종이책으로 : KDP을 통해 제작된 전자책을 종이책으로 출간되도록 오픈 계약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 내/외부 출판사를 통해 종이책 출간시 작가 수익 증대, 유입 효과 강화

예) <The Martian> (Andy Weir)은 KDP를 통해 전자책 출간, 종이책은 Penguin Random House 자회사에서 출간

예) 킨들 스카우트 : KDP를 통한 전자책 출간 여부를 독자투표를 통해 결정, 종이책은 타 출판사에서 출간 가능(2014~2018년 운영)

3) OSMU-IP 사업화 : 자사가 확보한 IP를 기반으로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확대 재생산하여 연결 사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협력

아마존 IP에서 영상 콘텐츠 제작으로: 아마존 스튜디오의 영상화를 위해 원천 스토리 IP 제공/판매

영상 콘텐츠제작에서 아마존 IP로 : IP 사용료 지급, 버티컬 체인 구축에 따른 안정적인 IP 확보

예)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 아마존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 2015~2019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독점

예) 가스 에니스의 연재 만화 <더 보이즈>, 2019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실사화, 2020년 시즌2 방영 예정

 

4. 결언

 

아마존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콘텐츠의 상생을 대표적으로 실행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함. 도서 유통에서 시작해서 자체 출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영상 콘텐츠까지 경계를 넘어 확장하고 있음. 

포맷/채널/IP 등 사업 간 자체 성장 및 연결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선진화된 콘텐츠 제작 기술과 기획/유통 역량이 결합하면서, 개인과 조직별 출판 콘텐츠 상생의 모델이 계속 나올 것으로 전망됨. 

posted by 류영호

아마존 국내 진출에 따른 출판업계 영향과 대응 전망 (기획회의, 462호)

외부 매체 기고 2018. 5. 13. 00:09

아마존의 한국 진출 시나리오와 출판업계의 변화 전망


류영호 (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아마존닷컴 경제학』 저자)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상품 다각화, IT 인프라 서비스, 스마트홈 서비스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가별 진출 현황을 보면, 미국(1995년)을 시작으로, 영국과 독일(1998년), 일본과 프랑스(2000년), 캐나다(2002년), 중국(2004년), 이탈리아(2010년), 스페인(2011년), 브라질(2012년), 인도와 호주(2013년), 멕시코(2015년), 네덜란드(2017년)까지 총 14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의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은 대부분 아마존이 시장점율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인도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베트남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사전 정리 중에 있다. 


이커머스 분야(내수 판매 중심)에서 한국은 아마존의 미진출 국가지만, 인터넷 사업 인프라와 연평균 소득과 경제 수준 등 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아마존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대대적인 진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아마존코리아가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를 통해 한국 IT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 부문은 글로벌 셀러 채용을 지속하며 한국 판매자들을 위한 글로벌 셀링(역직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존 플랫폼에 한국 판매자들을 안착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역직구 사업을 통한 물류 서비스 등을 통한 수익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가 실제 운영되는 국가는 20여개 이하지만, 실질적으로는 200여개의 국가의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AWS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아마존이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진출 국가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대형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각종 규제가 심한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의문을 갖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배송 경쟁력을 경쟁 우위로 삼고 있는 아마존에게 당일 무료 배송이 일반화된 한국 시장은 그들의 강점이 통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더불어, 아마존을 대표하는 ‘원클릭(one click)’ 결제 시스템도 한국의 공인인증서 체계에서는 실행에 한계가 지적된다. 그렇지만, 아마존이 한국 유통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미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들의 전후 상황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부분이며, 지금도 아마존은 유통 시장 전반에서 성장과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아마존이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보다는 시장의 성장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대한 2가지 시나리오


아마존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이 전망을 종합해보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 모델로 정리된다. 첫째, 자체 사업 법인을 신설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부에서 커머스 사업을 추진하는 모델이다. 이미 대부분의 해외 시장 진출 시 독자 법인 설립하는 것을 기본 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모델은 아마존에서 표준화된 플랫폼을 한글화하고, 상품 매입부터 배송, 마케팅, 고객지원 등 업무 프로세스에 투입할 인력 충원 등의 준비 과정이 병행된다. 커머스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물류센터는 이미 한국에서 글로벌 셀링(global selling)에 지원되는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통해 오픈마켓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 상품 카테고리가 확대되고, 총 주문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감안해서 물류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성장 프로세스는 아마존이 20년 넘게 실행하고 있는 ‘Get big fast(최대한 빠르게 키워라)’ 전략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아마존의 단독 진출시 최대 관심사는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서비스를 선행 오픈하느냐의 여부다. 최근 해외 진출 국가별 초기 전략을 통해 보면, 빠른 시일 내에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한다. 따라서, 일반 상품보다 투자대비 고객 및 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수월한 전자책과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선행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고객(회원)과 각종 검색 및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상품 다각화를 추진하고 완전한 형태의 이커머스 사업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즉, 아마존은 선(先) 콘텐츠-후(後) 커머스 진출 방식으로 강점을 살려가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하지만, 단독 진출에 따른 복잡다단한 시장 현황 분석과 대응 전략 수립 등 시장성과 수익성 등에 대한 고민은 상존한다. 아마존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의 유통 시장과 각종 규제 정책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응 전략 수립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둘째, 아마존이 국내 주요 커머스 사업자 또는 연관 사업자를 인수합병(M&A)하거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진출 모델이다. 중국과 인도의 진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로컬의 이커머스 사업자 중 단기간에 시장 안착이 가능한 사업자를 부분 투자 및 인수합병을 단행하는 것이다.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투자 규모가 매우 크거나 인수합병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예상 가능한 모델이다. 아마존 본사와 한국 투자자 간에 새로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이커머스와 유통 사업 전반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인수합병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은 자체 설립 운영에 비해 단기간에 고객 기반 확보가 가능하고, 사업 네트워크 확보에 유리하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은 오늘의 아마존을 만든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인수합병에 주력하는 이유는 조기 시장 선점과 경쟁 우위 확보를 통한 핵심 사업 강화와 기술 융합 및 인재 확보에 있다. 로봇을 통한 물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인수한 ‘키바 시스템즈’, 신발 판매를 위해 인수한 ‘자포스’, 식료품 판매 거점 확보를 위해 인수한 ‘홀푸즈’ 등 아마존이 인수했거나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은 수십여 개에 이른다. 한국은 시장 규모와 인수합병 이후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기존 대형 유통 사업자보다 회원수가 많은 온라인 서점, 오픈마켓 및 소셜 커머스 업체에 투자의 우선 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 


종합해보면, 아마존의 국내 진출 시나리오와 시기는 한국 유통시장의 경쟁 구조와 소비자의 취향과 특수성과 관련 법제도 등의 영향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하지만, 1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추진했던 법인 설립 시나리오와 초기 실행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AWS와 글로벌 셀링 사업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상황은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업체들의 재편이 일어났다. 최근 온라인/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이 연결된 옴니채널(omni-channel)이 차세대 유통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아마존도 2015년 아마존북스 개점을 통해 오프라인 진출을 선언했고, 에코(echo)와 알렉사(alexa)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비즈니스 분야도 선점하고 있다.  


한국은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율과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이 높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 실행에 있어서 아마존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지금도 전자책 서비스(text), 오디오북과 뮤직 서비스(audio), 영화와 드라마 서비스(video), 게임 중계 서비스 등 아마존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는 콘텐츠 서비스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국내 저작권자 및 콘텐츠 공급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확보한다면 선(先) 콘텐츠 사업 전략은 빠른 추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강점인 프라임(prime) 회원제와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판매 방식이 결합되면서 보다 저렴하게 양질의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매 탄력성이 높은 콘텐츠 서비스가 성장할수록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 즉, 향후 종이책과 의류, 가전, 식료품 등 일반 상품 판매를 위한 다각화의 핵심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다. 최근에 진출한 호주, 브라질, 네덜란드에서 적용한 모델이라서 한국 진출시 선택될 확률이 높은 전략이다. 


아마존 국내 진출에 따른 출판업계 영향과 대응 전망


아마존은 2017년 북미 종이책 유통의 40% 이상, 전자책 유통의 70% 이상을 점유할 만큼 세계 출판업계의 좌우하고 있다.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와 대형 출판사들과의 공급율 및 판매가 분쟁 등 출판 생태계에서 논란의 중심에 아마존이 있다. 대부분의 진출 국가에서 도서 유통을 주도하면서 매출액도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온라인 서점의 공세로부터 독립 서점(동네서점)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서점의 책값 할인판매와 무료 배송을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한 프랑스처럼 어려움을 겪는 국가도 있다. 최근 영국, 일본, 중국 등 자국의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 과도한 할인 금지 및 진흥 지원 정책을 펴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아마존도 적극적인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 세계 최대의 서점인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한다면 출판업계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우선,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마존은 전자책 서비스를 종이책 유통보다 선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아마존 본사에서 관계 임원을 한국에 파견해서 업계 현황을 살펴본 것도 이런 예측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아마존 킨들의 한국 스토어가 오픈되면 한글과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제작된 전자책도 원화 결제를 통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전자책 제작과 판매, 독자의 이용 편의성, 고객센터 등의 대응 이슈는 기존 방식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만, 한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저작권자 및 대리자와의 협상력은 시장 진출의 중요한 과제다. 단행본 전자책은 개별 출판사 또는 관련 협회와 단체 등을 통해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콘텐츠 공급율과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적용 방식, 도서정가제법 등 한국의 특수성을 극복해야 한다. 


여러 과정을 거쳐 킨들 스토어가 오픈되면, 국내 전자책 사업자들과의 경쟁 구조도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기존 유통사들은 기술적 고도화와 양질의 콘텐츠 구성과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 강화에 주력해야 아마존과 맞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이 전자책 스토어를 추진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전자책 시장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환경을 자사만의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활용하는 사업자는 로컬의 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다. 좀 더 확장해서 보면, 한국의 전자책 사업자간에 합종연횡을 통한 구조 조정도 예상된다. 역으로 아마존의 진출로 포털, 게임, 통신사 등 대형 사업자들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도 있다. 아마존과 글로벌 경쟁 관계에 있는 ‘구글’에 이어 ‘코보’와 ‘텐센트’ 등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의 한국 진출도 전망된다.


전자책 사업에서 목표를 달성한다면 출판사 파트너십을 활용해서 종이책 유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전자책 사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온라인 서점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때부터는 일반 상품 확장도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 기존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백화점과 할인 마트, 편의점 등 국내 대부분의 유통 사업자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아마존의 온라인 사이트는 개인화된 맞춤형 페이지로 고객들의 마음을 잡을 것이고, 머지않아 오프라인에서도 아마존의 로고와 매장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은 창업 당시부터 온라인의 메인 상품을 책으로 설정하고 있는 만큼 국내 출판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의 도서정가제법이 아마존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지목되지만, KDP(Kindle Direct Publishing) 서비스를 통해 저자와 콘텐츠를 직접 발굴하고, 전자책 킨들 플랫폼,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 굿리즈(Goodreads)를 통한 소셜리딩(social reading) 커뮤니티 등을 통해 출판업계를 흔들면서 우호적인 저자와 독자군을 확보할 것이다. 출판 생태계를 구성하는 저자, 출판사, 도·소매 서점, 북테크 관련 업체 등은 각자의 대응 방향에 따라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따른 명암이 갈라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마존의 진출 여부가 언제 결정되고 실행될 것인가에 달려있다. 그 시기에 따라 출판을 포함해서 아마존과 연계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략적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출판업계는 모바일과 뉴미디어가 만들어가는 유통 환경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효율적인 유통 프로세스 개선과 새로운 독자 발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 다음에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대한 협력과 대응 전략을 고민해도 충분하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posted by 류영호

독립출판 활성화를 만든 개인출판 플랫폼 (기획회의, 459호)

외부 매체 기고 2018. 2. 27. 19:47

독립출판 활성화를 만든 개인출판 플랫폼 


류영호(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채널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연결된 모든 미디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출판 생태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출판 기획과 제작·유통도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들은 기성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종이책과 전자책 출간할 수 있다. 물론, 출판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콘텐츠의 수준과 상업적 성공 여부는 기성 출판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출판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미디어의 생성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출판 모델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출판 콘텐츠 포맷이 확장되고 출판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작가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출판 콘텐츠의 유통과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비용 효율성이 강화되고 있다.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거리를 단축시키면서 작가에게는 높은 인세를, 독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플랫폼 사업자간의 가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제책의 구조는 동일하나 기성 출판사와 서점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는 출판 활동을 흔히 ‘독립출판(Indie publishing)’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인 독립출판물은 개인과 소수 그룹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스스로 또는 전문가의 지원을 통해 펴내는 콘텐츠다. 기본적으로는 상업성을 떠나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것을 다루는 인디(Indie)문화의 범주에 속한다. 즉, 출판계의 인디문화가 독립출판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독립작가와 제작자는 자신의 주제 의식을 표현할 수 있는 대안적이고 새로운 출판물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독립출판을 선택한다. 독자들은 관습적이고 일관된 형식의 콘텐츠가 아닌 소장 가치가 있는 한정판이란 측면에서 독립출판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독립 출판을 위한 법적인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종이책의 경우, 개인이나 소수 그룹이 특정 원고를 가지고 인쇄 제작사를 통해서 바로 만들어진다. 소량 인쇄가 가능한 전문 인쇄소를 이용하면 종이와 판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500부 제작시 100~200만원 내외로 가능하다. 초기 독립출판물은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없이 출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헌적 보존 기능과 일반 도소매 유통 과정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와 우리들만의 출판이라는 철학에서 보면, 그리 필요하지 않은 관행으로 보였다. 그러나, 상업출판으로 진입을 원하거나 매스마켓(Mass market) 진출이 쉬운 중대형 서점과 플랫폼을 원하는 독립작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독립출판의 산업과 문화적 가치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지금부터는 독립출판이 ‘개인출판(Self publishing)’이라는 제작 관점에서 어떻게 제작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개인출판을 통한 제작 프로세스(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해당)는 상업출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가 ‘스스로’ 많은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편리함과 복잡함이 공존한다. 개인출판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출판 제작 기술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개인과 소수 그룹의 창작물을 책의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원고 편집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어도비 인디자인(Adobe InDesign),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 등 전문적인 출판 프로그램도 있고, 아래아한글, MS워드 등 일반 문서 제작 프로그램도 원고 편집에 사용된다. 일반인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이 향상되면서 초급 수준은 개인이 직접 다룰 수 있다. 중급 이상의 출판 편집을 원하면 시중의 여러 출판 편집 디자인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출판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저작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을 종이책과 전자책을 제작해주는 전문 대행사들도 여러 곳이 있다. 그리고, 소량 인쇄를 가능하게 만든 주문형 인쇄(Publish on demand, POD)의 수준 개선과 제작 원가 절감도 개인출판 활성화의 핵심 요인이다. 

2000년대부터 개인 작가들을 위한 출판 서비스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독립출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세계 출판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아마존은 크리이에트 스페이스(Create space)를 통해서 자체 출판사업을 시작했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블로그북, 사진과 글을 결합한 포토북, 여행 후기를 엮은 가이드북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출판물이 제작되었고 아마존 스토어에서 판매되었다. 초기에는 개인 만족을 위한 출판 서비스가 주력이었지만, 상업성이 높게 평가된 타이틀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기성 중대형 출판사에서 연락해서 직접 계약하는 경우도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이책 제작과 유통에 따른 비용과 관리 부담을 아마존의 POD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중소형 출판사도 늘어났다. 이후, 개인출판이 상업출판의 성격까지 포함하면서 아마존은 킨들 전자책 사업으로도 개인출판 모델을 접목시켜갔다. 이렇게 등장한 아마존의 KDP(Kindle Direct Publishing)은 개인 작가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높은 인세율 보장, 강력한 마케팅 지원 등으로 전자책 시장으로 다수의 작가들이 활발하게 플랫폼에 들어오고 있다. 아마존 킨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의 40% 정도는 KDP로 제작되고 있다.

개인 작가는 KDP 프로그램에서 작가 등록을 마치면 30분 정도 만에 킨들 버전의 전자책을 만들고, 개인 출판사 및 ISBN 등록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종이책이 있는 전자책의 경우, 판매시 수익 배분율은 아마존이 통상 65%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출판사와 작가가 양분하는 구조다. 아마존과 직접 계약하는 KDP를 통하면 작가는 70%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앱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수익 배분율과 동일하다. 개인 전자책 출판의 수익 구조를 앱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한 것이다. 최근 KDP는 판매 내역(sales data)를 고객의 구매시점과 동 시간대에 작가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셀프 퍼블리싱 작가는 아마존의 세일즈 대시보드(sales dashboard)를 통해 매출과 정산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들에게 투명하고 인세 정산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국내에도 개인출판 플랫폼이 여러 곳이 서비스 중이며, 종이책과 전자책 서점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종이책 소량 주문 제작, 전자책 이펍 제작 대행을 하는 전문 사업자와 프리랜서도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2011년부터 시작한 교보문고의 퍼플(PubPle)은 누구나 손쉽게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개인 출판 서비스다.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의 상당수가 거절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인 작가, 파워블로거, 전문 학술서 저자 등이 퍼플 서비스를 통해 직접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판하고 있다. 퍼플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작가등록 계정을 만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리자의 승인을 통해 등록이 완료되면, 마이 퍼플(MY Pubple)을 통해 전용 디자인이 적용된 자체 저작툴을 이용해서 PDF 파일로 출판 원고를 완성할 수 있다. 

퍼플 POD 방식으로 출간되는 종이책은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매장과 제휴 채널에서 검색, 진열 및 판매가 가능하다. POD 판매단가는 판매신청 승인 후 선택한 템플릿 옵션(제작사양)에 따라 정해진다. 종이책 판매에 따른 수익 배분시 작가는 20%의 인세를 보장받는다. 정산 내역은 요일별로 작가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전자책 제작과 유통은 제휴 사이트인 e퍼플(epubple)을 통해서 진행되고, 작가는 전자책 판매시(10개 이상의 국내 전자책 서점 유통) 정가의 20%를 인세로 받을 수 있다. 

2014년부터 시작한 부크크(Bookk)는 온라인 출판 플랫폼으로 개인 창작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책만들기(종이책과 전자책)와 전문 작가를 위한 작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만들기’의 순서는 원하는 책 형태 선택, 원하는 규격/표지 재질/날개 여부 선택, 페이지 수 입력 후 가격 책정, 원고 등록(표제/부제, 저자명 작성, 도서 제작목적 선택, 표지 디자인 선택, 소비자 가격 입력, ISBN 등록(무료 대행), 책 정보 확인 및 카테고리 선택, 5일 내로 전체 원고 사항 확인/편집 및 승인 여부 결정, 출판 완료의 순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작가 서비스’는 출판 관련 외주 업체들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작가가 원하는 업체를 선정해서 책을 만들 수 있다. 일정 금액을 내면 고급표지, 표지 디자이너, 내지 디자이너, 교정교열 관련 고급 템플릿 사용 및 전문가들과 협력할 수 있다. 작가 서비스 순서는 상품 목록 확인, 작업 기준 확인, 상품 선택 후 선 결제, 작가서비스 구매, 진행 상태 확인, 시안 확인, 판매자와 조율(분쟁조정), 조율 후 최종 결정, 책만들기 클릭, 구입한 디자인에서 상품 선택, 출판 완료의 순으로 진행된다. 홈페이지에 있는 서점 코너를 통해서 부크크에서 제작한 책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6천여 명의 작가가 활동 중이고, 승인된 도서는 6천여 개가 있다. 부크크는 카카오 브런치(Brunch)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채널을 확장시키고 있다. 브런치 작가는 30개 이상의 글을 발행하면, 이를 출판 양식에 맞는 원고 형식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을 가지고, 부크크에 접속해서 브런치 작가임을 인증하면 출판 신청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전문 개인출판 플랫폼과 대형 포털사의 협력은 출판 생태계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아마존, 교보문고, 부크크 이외에도 개인출판 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저작툴 포함)은 반스앤노블 프레스(Barnes&Noble press), 애플의 아이북스 오써(iBooks Author), 코보의 라이팅 라이프(Kobo Writing Life), 룰루닷컴(Lulu), 이슈(Issuu) 등 해외 서비스와 한글과컴퓨터의 위퍼블(Wepubl), 에스프레소북(Espressobook), 북랩(Booklab) 등 국내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개인출판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온 에스프레소북머신(Espresso Book Machine)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속 프린터와 제본기를 결합한 소형 인쇄장치로 즉석에서 5~10분 내에 일반 단행본 책 한권을 제작할 수 있다. 본체와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원하는 종이책 PDF 파일을 선택하거나 직접 원고를 등록하고 제작 버튼을 누르면, 이후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진행된다. 서점에 책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것보다 재고 관리 부담이 낮아지고, 품절판 복간을 원하는 독자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개인 작가도 신선한 출간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소량 주문 제작으로 독자들의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디문화 컨셉의 독립출판 정신과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 기반의 개인출판 모델은 갈수록 미래 출판의 대안이 되고 있다. 출간 경험을 갖고 싶거나 출판업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접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문 업체들도 생기고 있고, 누구나 쉽게 독립출판의 길을 걸을 수 있게 알려주는 《스스로 독립 출판의 모든 것》(2013), 《처음학교-편집자되기》(2015), 《텀블벅으로 독립출판하기》(2016), 《독립출판 제작 스터디》(2016), 《인디자인 독립출판 워크숍》(2018) 등 전문 강좌와 《지금 여기 독립출판》(프로파간다, 2013), 《우리, 독립출판》(북노마드, 2016) 등 가이드북도 다수 출간되고 있다.  


개인출판 방식으로 독립출판 정신을 지향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디지털 미디어 발전에 따른 텍스트와 이미지의 수용 능력이 익숙한 층이다. 독립출판의 자생력은 규격을 깨는 다양성에서 나온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많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립출판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출판의 문외한으로 어렵게 책을 만들던 시대는 끝났다. 대부분의 개인출판 플랫폼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출판 전문가와 매칭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전문 서점과 서울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 행사 등 각종 독립출판 커뮤니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넘나들며 각자의 개성을 살린 출판물은 작가의 만족에만 그치지 않고, 독립출판 제작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 생산과 수용, 전파는 마이크로(micro)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시대로 진입했다. 독립 작가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겨한다. 이를 통해 독립출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끌어낼 것이다. 기성 출판사도 독립 작가를 현재의 시선으로 보지 말고,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출판계에서 담아내기 어려운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새로운 기획 출판을 위한 실험과 도전의 영역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끝. 

posted by 류영호

미국의 독립서점은 어떻게 부활했을까? (기획회의, 458호)

외부 매체 기고 2018. 2. 22. 19:30

미국의 독립서점은 어떻게 부활했을까?

 

류영호(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일반적으로 독립서점(independent bookstore)은 규모와 운영 인력이 중소형 규모로 소유 구조가 개인 또는 단체이며, 거대 상업 자본에서 독립된 서점을 의미한다. 이와 대비되는 대형 체인형 서점은 대부분 주식회사 법인의 형태로 대규모의 투자 자본가 또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반스앤노블(Barnes&Noble)과 보더스(Borders) 같은 대형 체인형 서점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국 전역의 대형 쇼핑몰에 입점했고, 30%씩 할인 판매를 단행하면서 많은 중소형 서점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1990년대가 되면서 반스앤노블과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95년에 문을 연 아마존이 급성장하면서 5년 후 미국 내 독립서점의 수는 43%나 줄어 들었다. 2007년 아마존이 전자책 킨들(Kindle)을 오픈하면서 종이책 판매에 집중된 대형 체인형 서점도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의 급성장 등으로 촉발된 경영 실패로 인해 2011년에 보더스가 파산하면서 미국 서점업계는 충격에 빠져 들었다. 2010년대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일상화되었다. 출판 생태계에도 전통적인 포맷과 채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출판 유통을 대표하는 서점의 위상도 변하고 있다. 반스앤노블도 디지털 신규 사업에서 실패를 겪으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과 전자책 판매에 있어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아마존은 2015년부터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면서 출판유통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의 자본과 인력, 유통 역량으로 성장과 경쟁을 거듭하던 대형 서점 브랜드 사이에서 독립서점들이 반격하고 있다. 미국서점협회(American Booksellers Association)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미국 전역의 독립서점 수가 각각 1,651개에서 2,227개로 35% 정도 증가했다. 독립서점의 서적 판매액은 2015년에 전년대비 10%, 2016년에는 5% 증가했다. 온라인 서점이 본격화되었던 1990년대 중후반, 독립서점이 감소되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보인 것이다.

우선, 미국 독립서점의 부활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앙과 온라인에 집중된 소비문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만든 ‘바이 로컬(Buy local)’ 운동을 시작점으로 촉진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독립서점 대표들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에 사회적 가치를 결합시키는 운동을 주도했다. 이후 주변의 다른 독립적인 가게 주인들에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적 공동체 가치가 유지되었고, 그들과의 연합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독립서점은 이해관계가 맞는 사람들의 모임 장소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었다.

최근 기술의 재출현(Technology Re-Emergence)이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로 잘 알려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라이언 라파엘리(Ryan Raffaelli) 교수는 미국 독립서점의 부활의 비결을 3C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서점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고(Convening), 기계적인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직접 책을 추천하고(Curation),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만들었기(Community)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점업계에서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는 아마존이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것을 독립서점이 채워갔다. 아마존이 빠르고 편리함을 강조한다면 독립서점은 느리되 사람들과의 꾸준한 접촉을 만들고 있다. 그러면, 3C에 대한 간략한 분석과 주요 사례를 살펴보자.

 

① 컨비닝(Convening) : 온라인 서점에서 더 많은 할인율과 무료 배송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지만, 지역의 소규모 독립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이 있다.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독자들이 좋아하거나 관심을 갖고 싶은 주제와 저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오프라인 단골 고객 리스트를 활용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큰 비용없이 저자와 출판사, 독자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독립서점들은 이제 “얼마나 책을 많이 팔았느냐가 아니라, 독자들이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출판 행사, 저자와의 만남, 어린이 생일 파티, 청소년 도서 출판 지원, 다양한 독서 모임 등을 주관하고 열고 있다. 몇몇 독립서점은 연간 500개 이상의 행사를 주최할 정도로 지역의 출판문화 향상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 2004년 뉴욕 맨해튼 소호에 문을 연 독립서점 맥널리 잭슨(Mcnally jackson)을 오픈한 사라 맥널리는 대형 서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다국적의 작가들이 펴낸 책들을 판매한다. 거의 매일 독서 토론회와 해외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매장에 있는 에스프레소 북머신(Espresso Book Machine)을 통해 지역 사람들이 편리하게 책을 제작할 수 있는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도 제공한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북 코트(Book court) 서점은 주말 저녁 시간에 가족 단위로 찾아올 수 있도록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거나 음악 행사를 열고 있다. 정치·사회분야의 토론회, 시 낭송, 어린이 북클럽 등 거의 매일 문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덴버에 있는 북바(book bar) 서점은 책과 함께 와인과 맥주를 마실 수 있게 판매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술 한잔하면서 책도 읽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만들었다. 펜실베니아 미드타운에 있는 스콜라 서점(Midtown scholar bookstore)은 매달 작가와 저널리스트를 초청해서 글쓰기 관련 강의를 열고 있다. 기타리스트나 인디밴드의 음악회, 장르별 북클럽은 멀리있는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을만큼 인기가 높다.

② 큐레이션(Curation) : 독립서점들은 좀 더 개인적이고 전문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도서 진열과 재고 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베스트셀러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서점 직원들이 선별한 신인 작가들과 예상하지 못한 제목을 발견할 수 있게 진열해서 독자들과 친밀도를 향상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출판사와 서점의 일방적인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특성, 서점 주인과 직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한 도서 큐레이션은 기계적인 추천에 비해 책과 만나는 감성을 더욱 자극시킨다. 미국 독립서점의 부활을 주도하는 곳은 뉴욕으로 맨해튼과 브루클린에는 100개 이상의 독립서점들이 있다. 서점마다 독특한 구성과 진열 방식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큐레이션 역량은 세계 여러 서점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매력적이다.

보니 슬로닉 쿡북스(Bonnie slotnick cookbooks)는 요리책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가별 전통 요리, 인종과 종교별 음식의 특징, 다양한 컬러를 가진 식재료, 음식으로 치유하는 방법, 디저트의 역사, 연령대에 맞는 간식, 주방 인테리어 소품 등 요리와 관계된 특별한 주제를 책을 중심으로 만든 서점이다. 스트랜드 서점(Strand bookstore)은 직원 채용시에 저자를 맞추는 등 주관식 퀴즈를 풀어야 하는데, 창고 직원들도 빠짐없이 책 전문가로 채용한다. 200여명의 직원들이 책을 잘 알기 때문에 코너별로 스태프가 직접 POP(Point of Purchase) 광고물에 실명으로 책을 추천하고 있다.

미스터리어스 서점(Mysterious bookshop)은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서점 직원들이 모두 해당 분야의 매니아라서 방문하는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성향을 파악하고 책을 추천해준다. 전문가들이 직접 읽어보고 맞춤형 큐레이션을 해서 독자들의 도서 구입과 방문율이 높은 편이다. 아이들와일드 서점(Idlewild books)은 주인이 여행전문가로 여행서적을 주로 취급하는데 주머니 크기의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지의 역사서, 주인이 여행하면서 모은 희귀한 도서와 소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원 그랜드 북스(One grand books)는 주요 직업군을 구분해서 인기있는 책을 큐레이팅하는데 큐레이터 카테고리에는 배우, 작가, 미술가, 요리사, 디자이너, 방송인, 정치인 등 각계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이 직접 추천하는 10종의 책들이 간략한 추천평과 함께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동시 진열된다. 동종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나 진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추천서로 인기가 많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더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는 대형 금고를 활용한 도서 코너를 구성하고, 책으로 동굴 모양의 터널을 만들어서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절판된 책이나 희귀한 책을 진열하고, 저자의 초판 싸인본을 별도 장식장으로 만들어서 책의 새로운 발견을 제공하고 있다.

③ 커뮤니티(Community) : 독립서점은 미국의 지역주의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초로 채택한 산업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립서점은 지역 사회 가치에 대한 연대를 강조해서 아마존과 대형 체인형 서점들로부터 독자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 미국서점협회는 서점과 지역의 다른 사업체들의 사이에서 파트너십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독립서점에서 진행되는 특별한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서 협회는 전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사 중에서 지역 내의 커뮤니티를 모범적으로 운영한 사례를 공유하고, 독립서점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미국서점협회는 중요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포틀랜드 ‘문화의 허브’라고 불리는 파월스 서점(Powell's city of books)은 거리의 한 블록 전체를 차지하는 4층 건물에 100만 권 이상의 신간과 중고 도서를 판매하면서 지역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서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주변의 카페와 쇼핑 매장들도 상권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뉴욕에 있는 블루 스타킹스(Blue stockings)는 자원 봉사자들의 활동으로 운영되는 페미니즘 전문 서점이면서, 성소수자와 진보적 정치 성향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매달 페미니스트, 진보적 교육자들을 위한 북클럽, 레즈비언들이 모여 뜨개질을 하는 모임, 여성과 트랜스젠더를 위한 오픈 마이크도 운영된다. 블루 스타킹스는 다른 길을 걷는 외로운 개인들이 서로의 지성과 감성을 나누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세인트 마크스 서점(St.Marks Bookshop)은 2008년에 임대료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위기였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뉴욕의 시민들과 작가들의 청원으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다. 지역의 문화 커뮤니티를 지키는 독립서점이 사라지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 사례다.

독립서점의 커뮤니티는 독자들의 힘도 있었지만, 독립출판사와 독립출판물을 통해서 더 끈끈해질 수 있었다. 자본과 규모의 경제에서 벗어나 각자의 고유함과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독립출판의 생산물이 독립서점을 만나서 상생할 수 있었다. 1976년에 설립된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는 아티스트 도서 판매·연구·출판지원 등을 목표로 운영되는 자선단체로, 뉴욕에 독립서점을 적접 운영하고 있다. 서점 주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주변 상인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만의 차별화된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서점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독립서점들은 경기 불황의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출판 관련 단체와 정책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서점협회는 독립서점을 지원하는 인디 바운드(Indie Bound)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독립서점이 지역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정책과 정보를 제공한다. 지역의 독립서점 회원들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목록을 발표하는데, 일정 수준의 큐레이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몇몇 독립서점은 전국과 지역의 베스트셀러를 비교해서 별도의 큐레이션 도서 코너를 구성하기도 한다. 전자책 전문 회사인 코보(Kobo)와 제휴를 통해서 전용 디바이스 판매를 지원하고, 수수료를 통해 신규 매출 채널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제 국내 독립서점들도 보다 적극적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출판 산업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 함께 연대하면 거래 조건 개선과 차별화된 이벤트를 추진할 수도 있다. 물론, 출판유통 프로세스와 독자의 양상 등에서 미국 서점 생태계와 한국은 차이가 많다. 하지만, 미국의 독립서점들의 부활을 이끈 3C 분석은 한국의 독립서점들에게 지속가능한 전략과 실행의 방향을 보여준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서점을 통해 욕구를 채워간다. 독립서점에서 찾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친근감, 정서적 애착감은 시대가 변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물성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의 본성과 소비 욕구에 가장 근접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지역에서 사람과 책을 연결하는데 최선을 다하며 분투하는 수많은 독립서점들을 응원한다. 《끝》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