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

아마존닷컴 경제학 2020. 10. 2. 22:48

오래만에 외부 발표한 자료를 공유합니다. 

https://www.slideshare.net/pageraum2/ss-238665815?fbclid=IwAR1mxX7y7889xyCp-2oAxbjQILY2yD2d07O3Zb46XdiIUGhgnGzirh-jxrM

 

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_류영호

지난 8월 20일에 진행된 '2020 디지털출판세미나'(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아마존의 주요 현황, 콘텐츠 사업 개요 및 채널/포맷 등 상생 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했습��

www.slideshare.net

 

1. 아마존은 어떤 기업인가?

 

아마존의 비전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온라인에서 시작해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음. 1994년 창업, 1997년 IPO(기업공개), 2007년 킨들 출시, 2015년 아마존북스 런칭 등 현재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함. 

제프 베조스는 1964년 1월, 미국 뉴멕시코 앨버커키 출생 양아버지의 지원, 어린 시절부터 우수한 재능을 보였음.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입학 후 물리학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공학으로 전과했고 최우등 성적으로 졸업함. IT 벤처 <Fitel>에 입사해서 경력을 쌓은 후, 헤지펀드 <D.E.Shaw>에서 4년 만에 선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990년대 초반, 인터넷 사업에 대한 무한한 기대 온라인 도서 유통 사업 결심(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접목) 후에 1994년 미국 시애틀에서 창업함. 당시 시애틀에는 베이커앤테일러와 인그램 등 대형 도서도매상이 위치하고 있어서 온라인 서점 창업에 유리한 조건이었음. 

아마존은 손익 추세는 1997년 IPO 이후, 2007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과 비교적 완만한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 장기적 성장에 대한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끊임없는 관심과 투자 추진과 직결되고, 온라인 소매 업체로서의 탄탄한 입지+업계를 선도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음악과 비디오 스트리밍 + 급성장하는 스마트 스피커 분야의 주요 업체로 성장함.

수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함으로써 오늘의 실적 달성했고, 지난 2년 동안 순이익은 1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음. 분야별 매출 실적을 보면,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매출이 절반 차지, 3자 판매는 20% 수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 부문은 12.5%로 이익의 상당수 차지하고 있음.

2019년 역대 총매출액 최대 규모,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도약, 온라인 판매 및 제3자 판매 서비스의 수익은 약 300억 달러 증가, AWS(Amazon Web Services)와 Amazon Prime은 약 150억 달러 매출 증가,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월마트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으로 성장 둔화 상황임. 

아마존의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은 온라인 비즈니스의 원칙이며, ‘Get big fast(빠르게 실행해서 크게 키우자)’ 전략으로 연결됨. 

즉, 성장(Growth)은 낮은 가격구조 (Lower Cost Structure)와 낮은 가격 (Lower Price)에서 나오고, 이는 곧 훌륭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으로 순환되며, 훌륭한 고객 경험은 곧 홈페이지 트래픽 증가(Traffic)로 이어지고,이를 통해 판매자들(Sellers)을 유입 가능함. 궁극적으로 판매자가 늘어난 만큼 고객경험의 질도 한층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

최근 아마존은 커머스와 콘텐츠에 이어 클라우드-수요공급망-미래산업 등 아마존의 플랫폼 전략은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확보한 데이터(data)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음. 

아마존은 클라우드(cloud)를 기술 플랫폼으로 활용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기업에 제공하고, 신기술을 자사 비즈니스에 접목해 기존 산업에서의 지각변동을 촉발시키고 있음. 

 

2. 아마존의 콘텐츠 사업 구조

 

아마존의 포맷별 디지털 생태계를 보면, 콘텐츠 산업의 3대 포맷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기반의 vertical chain 구축이 큰 강점임. 도서 유통 사업을 보면, 아마존은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으로 종이책은 전체의 42%, 전자책은 89% 시장점유율 차지, 온라인 상품 판매 카테고리 중 도서의 점유율은 15.9%로 최상위권 유지, 여름 휴가와 겨울 연휴 시즌에 도서 판매량이 월등히 증가하는 추세임.

아마존닷컴(온라인)은 온라인 서점의 대표적인 모델로, 세계 최대의 서점을 표방하며, 다양한 운영 기술을 접목해서 고객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음. 1995년에 온라인 서적 판매, 연간 수익 51만 달러 달성했고, 1999년에 연간 수익 17억 달러 달성, 이떄 도서 판매 종수를 공격적 확대함. 도서 별점 표시를 가장 먼저 시행한 아마존닷컴은 2001년에 도서 미리보기(Look inside)를 도입하면서 실물 확인이 어려운 점을 해소함. 2008년에는 중고 및 희귀서적을 취급하던 에이브북스(AbeBooks) 인수했고, 2012년 대학교재 대여 사업 시작함.

2015년 말,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1호점을 오픈한 아마존북스(오프라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상호 연결한 옴니채널(Omni channel) 모델이며, 각종 데이터 및 프라임 회원 확보가 핵심 목적임. 

아마존북스는 샌디에이고/뉴욕 등 미국 내 주요 거점 도시(20개 이상)에 200~300평 규모로 출점 중이며, 향후 200~300개의 매장 출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음.

온라인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적용(전면 진열 방식 적용), 아마존의 각종 디지털 제품 체험 공간,아마존 프라임 고객 확보와 지역 내 물류 거점 등의 목적으로도 운영됨. 

아마존의 전자책 사업은 킨들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에 첫선을 보이면서, “A service, not a device”이라는 컨셉으로 전자책 시장의 전략 모델을 혁신한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음. E-ink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용 디바이스(ereader), 컬러 태블릿pc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빌트인(built in) 스토어와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함. 

현재 단행본 전자책은 6백만 종 이상, 서브스크립션(kindle unlimited) 서비스는 1백만 종 이상 서비스 중이며, 전자도서관 방식의 Kindle Owners' Lending Library도 운영하고 있음. 

아마존은 내부 출판 사업인 아마존 퍼블리싱을 운영중이며, 강력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자체 출판 사업의 영향력을 높이면서 우수 작가 발굴, 역량있는 중소형 출판사 인수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

로맨스, 미스테리, 범죄, 어린이, 문학 픽션/논픽션, 번역, 코믹, 그래픽노블, SF, 판타지, 청소년, 크리스천 픽션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기획/출간하고 있음. Montlake, Thomas & Mercer, 47North, Amazon Crossing 등 총 16개의 인수/임프린트(imprint) 운영 중이며, 전 세계에 9개의 사무실 운영, 1백만 부 이상 판매 달성한 36명의 작가와 협력하고 있음. 

아마존은 2007년 직접 출판을 원하는 개인을 위한 출판 플랫폼인 KDP(Kindle Direct Publishing)을 통해 다수의 개인 작가와 직접 계약 추진, 마케팅 및 유통까지 일원화된 시스템 지원하고 있음. KDP로 eBook을 제작시 ISBN 대신 10자리 ASIN (Amazon Standard Identification Number)을 할당하고, 페이퍼백 제작시 무료 ISBN 제공하고 있음. KDP 계약 작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브라질 등의 고객에게 최대 70%의 로열티 확보 가능함. eBook 로열티는 35%와 70%의 옵션 제공, 페이퍼백 로열티는 60% 제공(판매 정가 기준)하며, 해당월의 로열티는 60일 후 지불함. 

작가가 더 높은 로열티를 얻고 싶으면, ‘KDP Select’에 독점적으로 작품 등록하면 가능하며, KDP Select 혜택은 고객이 ‘Kindle Unlimited’ 및 ‘Kindle Owners’ Lending Library’에서 책을 읽을 때 KDP Select Global Fund의 지분 확보 가능함.(2020년 7월, 32.3백만 달러 규모)

아마존의 오디오북 사업은 오더블을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시장 내 1위 플랫폼으로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주력으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각종 오디오 콘텐츠 개발/유통으로 확장하고 있음. 오더블은 2008년 아마존이 인수한 오디오북 전문 플랫폼임(당시 인수액 3억 달러). 현재 총 40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했고, 월 14.95 달러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이용시 무료 1개월 평가판, 오디오북 1편+오리지널 오디오북 2편 이용, 독점 가이드 프로그램(유명 저널 등 오디오 요약본 서비스) 사용이 가능함.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월 2편의 오디오북 자유 이용 가능, 단편 구입 및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오디오 콘텐츠 제작 플랫폼 ‘ACX’를 운영함. 

오디오북 음성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한 ‘오더블 캡션 서비스’ 제공, 저작권 분쟁으로 출판사와 대립으로 서비스 중단 조치함. 오디오북은 각종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성장에 따른 이용채널 확대 등 성장 기반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 

아마존 스튜디오는 2010년 설립한 영화/드라마 제작 계열사로,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등 영상 및 OTT사업자들과의 경쟁을 예상하고, 본격적인 자체 영상(영화/드라마) 제작 사업과 IP 사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200개 이상의 국가별 고객에게 대담하고 혁신적인 시리즈와 영화를 최고 등급의 제작자로 운영, 배급사 제공 등을 진행하고 있음. 2017년 <반지의 제왕> 제작권 및 배급권 확보하면서 원작 소설 판매량도 증가함. 아마존 스튜디오는 외부 소싱 외에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3. 아마존의 콘텐츠 상생 전략

 

1)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 아마존닷컴(온라인)과 아마존북스(오프라인) 간 콘텐츠/상품의 교차 판매와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통한 고객 마케팅 추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 판매/고객 데이터 기반의 베스트셀러, 인기/추천도서 진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 지역별 오프라인 판매 데이터 등을 온라인 진열에 반영

예) 아마존북스 : 아마존닷컴에서 가장 많이 위시리스트에 선택된 도서 리스트 평대 운영

예) 아마존차트(amazon charts) : 종이책과 전자책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과 판매된 책을 종합한 베스트셀러 리스트

2) 아날로그와 디지털 콘텐츠 간 : 막강한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자책과 종이책 출간이 편리하게 넘나들 수 있는 프로세스 구축과 외부 출판사 협력 추진

전자책에서 종이책으로 : KDP을 통해 제작된 전자책을 종이책으로 출간되도록 오픈 계약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 내/외부 출판사를 통해 종이책 출간시 작가 수익 증대, 유입 효과 강화

예) <The Martian> (Andy Weir)은 KDP를 통해 전자책 출간, 종이책은 Penguin Random House 자회사에서 출간

예) 킨들 스카우트 : KDP를 통한 전자책 출간 여부를 독자투표를 통해 결정, 종이책은 타 출판사에서 출간 가능(2014~2018년 운영)

3) OSMU-IP 사업화 : 자사가 확보한 IP를 기반으로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확대 재생산하여 연결 사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협력

아마존 IP에서 영상 콘텐츠 제작으로: 아마존 스튜디오의 영상화를 위해 원천 스토리 IP 제공/판매

영상 콘텐츠제작에서 아마존 IP로 : IP 사용료 지급, 버티컬 체인 구축에 따른 안정적인 IP 확보

예)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 아마존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 2015~2019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독점

예) 가스 에니스의 연재 만화 <더 보이즈>, 2019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실사화, 2020년 시즌2 방영 예정

 

4. 결언

 

아마존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콘텐츠의 상생을 대표적으로 실행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함. 도서 유통에서 시작해서 자체 출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영상 콘텐츠까지 경계를 넘어 확장하고 있음. 

포맷/채널/IP 등 사업 간 자체 성장 및 연결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선진화된 콘텐츠 제작 기술과 기획/유통 역량이 결합하면서, 개인과 조직별 출판 콘텐츠 상생의 모델이 계속 나올 것으로 전망됨. 

posted by 류영호

독립출판 활성화를 만든 개인출판 플랫폼 (기획회의, 459호)

외부 매체 기고 2018. 2. 27. 19:47

독립출판 활성화를 만든 개인출판 플랫폼 


류영호(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채널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연결된 모든 미디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출판 생태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출판 기획과 제작·유통도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들은 기성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종이책과 전자책 출간할 수 있다. 물론, 출판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콘텐츠의 수준과 상업적 성공 여부는 기성 출판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출판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미디어의 생성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출판 모델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출판 콘텐츠 포맷이 확장되고 출판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작가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출판 콘텐츠의 유통과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비용 효율성이 강화되고 있다.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거리를 단축시키면서 작가에게는 높은 인세를, 독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플랫폼 사업자간의 가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제책의 구조는 동일하나 기성 출판사와 서점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는 출판 활동을 흔히 ‘독립출판(Indie publishing)’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인 독립출판물은 개인과 소수 그룹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스스로 또는 전문가의 지원을 통해 펴내는 콘텐츠다. 기본적으로는 상업성을 떠나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것을 다루는 인디(Indie)문화의 범주에 속한다. 즉, 출판계의 인디문화가 독립출판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독립작가와 제작자는 자신의 주제 의식을 표현할 수 있는 대안적이고 새로운 출판물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독립출판을 선택한다. 독자들은 관습적이고 일관된 형식의 콘텐츠가 아닌 소장 가치가 있는 한정판이란 측면에서 독립출판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독립 출판을 위한 법적인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종이책의 경우, 개인이나 소수 그룹이 특정 원고를 가지고 인쇄 제작사를 통해서 바로 만들어진다. 소량 인쇄가 가능한 전문 인쇄소를 이용하면 종이와 판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500부 제작시 100~200만원 내외로 가능하다. 초기 독립출판물은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없이 출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헌적 보존 기능과 일반 도소매 유통 과정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와 우리들만의 출판이라는 철학에서 보면, 그리 필요하지 않은 관행으로 보였다. 그러나, 상업출판으로 진입을 원하거나 매스마켓(Mass market) 진출이 쉬운 중대형 서점과 플랫폼을 원하는 독립작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독립출판의 산업과 문화적 가치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지금부터는 독립출판이 ‘개인출판(Self publishing)’이라는 제작 관점에서 어떻게 제작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개인출판을 통한 제작 프로세스(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해당)는 상업출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가 ‘스스로’ 많은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편리함과 복잡함이 공존한다. 개인출판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출판 제작 기술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개인과 소수 그룹의 창작물을 책의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원고 편집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어도비 인디자인(Adobe InDesign),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 등 전문적인 출판 프로그램도 있고, 아래아한글, MS워드 등 일반 문서 제작 프로그램도 원고 편집에 사용된다. 일반인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이 향상되면서 초급 수준은 개인이 직접 다룰 수 있다. 중급 이상의 출판 편집을 원하면 시중의 여러 출판 편집 디자인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출판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저작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을 종이책과 전자책을 제작해주는 전문 대행사들도 여러 곳이 있다. 그리고, 소량 인쇄를 가능하게 만든 주문형 인쇄(Publish on demand, POD)의 수준 개선과 제작 원가 절감도 개인출판 활성화의 핵심 요인이다. 

2000년대부터 개인 작가들을 위한 출판 서비스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독립출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세계 출판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아마존은 크리이에트 스페이스(Create space)를 통해서 자체 출판사업을 시작했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블로그북, 사진과 글을 결합한 포토북, 여행 후기를 엮은 가이드북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출판물이 제작되었고 아마존 스토어에서 판매되었다. 초기에는 개인 만족을 위한 출판 서비스가 주력이었지만, 상업성이 높게 평가된 타이틀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기성 중대형 출판사에서 연락해서 직접 계약하는 경우도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이책 제작과 유통에 따른 비용과 관리 부담을 아마존의 POD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중소형 출판사도 늘어났다. 이후, 개인출판이 상업출판의 성격까지 포함하면서 아마존은 킨들 전자책 사업으로도 개인출판 모델을 접목시켜갔다. 이렇게 등장한 아마존의 KDP(Kindle Direct Publishing)은 개인 작가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높은 인세율 보장, 강력한 마케팅 지원 등으로 전자책 시장으로 다수의 작가들이 활발하게 플랫폼에 들어오고 있다. 아마존 킨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의 40% 정도는 KDP로 제작되고 있다.

개인 작가는 KDP 프로그램에서 작가 등록을 마치면 30분 정도 만에 킨들 버전의 전자책을 만들고, 개인 출판사 및 ISBN 등록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종이책이 있는 전자책의 경우, 판매시 수익 배분율은 아마존이 통상 65%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출판사와 작가가 양분하는 구조다. 아마존과 직접 계약하는 KDP를 통하면 작가는 70%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앱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수익 배분율과 동일하다. 개인 전자책 출판의 수익 구조를 앱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한 것이다. 최근 KDP는 판매 내역(sales data)를 고객의 구매시점과 동 시간대에 작가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셀프 퍼블리싱 작가는 아마존의 세일즈 대시보드(sales dashboard)를 통해 매출과 정산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들에게 투명하고 인세 정산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국내에도 개인출판 플랫폼이 여러 곳이 서비스 중이며, 종이책과 전자책 서점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종이책 소량 주문 제작, 전자책 이펍 제작 대행을 하는 전문 사업자와 프리랜서도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2011년부터 시작한 교보문고의 퍼플(PubPle)은 누구나 손쉽게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개인 출판 서비스다.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의 상당수가 거절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인 작가, 파워블로거, 전문 학술서 저자 등이 퍼플 서비스를 통해 직접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판하고 있다. 퍼플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작가등록 계정을 만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리자의 승인을 통해 등록이 완료되면, 마이 퍼플(MY Pubple)을 통해 전용 디자인이 적용된 자체 저작툴을 이용해서 PDF 파일로 출판 원고를 완성할 수 있다. 

퍼플 POD 방식으로 출간되는 종이책은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매장과 제휴 채널에서 검색, 진열 및 판매가 가능하다. POD 판매단가는 판매신청 승인 후 선택한 템플릿 옵션(제작사양)에 따라 정해진다. 종이책 판매에 따른 수익 배분시 작가는 20%의 인세를 보장받는다. 정산 내역은 요일별로 작가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전자책 제작과 유통은 제휴 사이트인 e퍼플(epubple)을 통해서 진행되고, 작가는 전자책 판매시(10개 이상의 국내 전자책 서점 유통) 정가의 20%를 인세로 받을 수 있다. 

2014년부터 시작한 부크크(Bookk)는 온라인 출판 플랫폼으로 개인 창작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책만들기(종이책과 전자책)와 전문 작가를 위한 작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만들기’의 순서는 원하는 책 형태 선택, 원하는 규격/표지 재질/날개 여부 선택, 페이지 수 입력 후 가격 책정, 원고 등록(표제/부제, 저자명 작성, 도서 제작목적 선택, 표지 디자인 선택, 소비자 가격 입력, ISBN 등록(무료 대행), 책 정보 확인 및 카테고리 선택, 5일 내로 전체 원고 사항 확인/편집 및 승인 여부 결정, 출판 완료의 순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작가 서비스’는 출판 관련 외주 업체들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작가가 원하는 업체를 선정해서 책을 만들 수 있다. 일정 금액을 내면 고급표지, 표지 디자이너, 내지 디자이너, 교정교열 관련 고급 템플릿 사용 및 전문가들과 협력할 수 있다. 작가 서비스 순서는 상품 목록 확인, 작업 기준 확인, 상품 선택 후 선 결제, 작가서비스 구매, 진행 상태 확인, 시안 확인, 판매자와 조율(분쟁조정), 조율 후 최종 결정, 책만들기 클릭, 구입한 디자인에서 상품 선택, 출판 완료의 순으로 진행된다. 홈페이지에 있는 서점 코너를 통해서 부크크에서 제작한 책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6천여 명의 작가가 활동 중이고, 승인된 도서는 6천여 개가 있다. 부크크는 카카오 브런치(Brunch)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채널을 확장시키고 있다. 브런치 작가는 30개 이상의 글을 발행하면, 이를 출판 양식에 맞는 원고 형식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을 가지고, 부크크에 접속해서 브런치 작가임을 인증하면 출판 신청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전문 개인출판 플랫폼과 대형 포털사의 협력은 출판 생태계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아마존, 교보문고, 부크크 이외에도 개인출판 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저작툴 포함)은 반스앤노블 프레스(Barnes&Noble press), 애플의 아이북스 오써(iBooks Author), 코보의 라이팅 라이프(Kobo Writing Life), 룰루닷컴(Lulu), 이슈(Issuu) 등 해외 서비스와 한글과컴퓨터의 위퍼블(Wepubl), 에스프레소북(Espressobook), 북랩(Booklab) 등 국내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개인출판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온 에스프레소북머신(Espresso Book Machine)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속 프린터와 제본기를 결합한 소형 인쇄장치로 즉석에서 5~10분 내에 일반 단행본 책 한권을 제작할 수 있다. 본체와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원하는 종이책 PDF 파일을 선택하거나 직접 원고를 등록하고 제작 버튼을 누르면, 이후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진행된다. 서점에 책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것보다 재고 관리 부담이 낮아지고, 품절판 복간을 원하는 독자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개인 작가도 신선한 출간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소량 주문 제작으로 독자들의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디문화 컨셉의 독립출판 정신과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 기반의 개인출판 모델은 갈수록 미래 출판의 대안이 되고 있다. 출간 경험을 갖고 싶거나 출판업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접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문 업체들도 생기고 있고, 누구나 쉽게 독립출판의 길을 걸을 수 있게 알려주는 《스스로 독립 출판의 모든 것》(2013), 《처음학교-편집자되기》(2015), 《텀블벅으로 독립출판하기》(2016), 《독립출판 제작 스터디》(2016), 《인디자인 독립출판 워크숍》(2018) 등 전문 강좌와 《지금 여기 독립출판》(프로파간다, 2013), 《우리, 독립출판》(북노마드, 2016) 등 가이드북도 다수 출간되고 있다.  


개인출판 방식으로 독립출판 정신을 지향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디지털 미디어 발전에 따른 텍스트와 이미지의 수용 능력이 익숙한 층이다. 독립출판의 자생력은 규격을 깨는 다양성에서 나온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많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립출판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출판의 문외한으로 어렵게 책을 만들던 시대는 끝났다. 대부분의 개인출판 플랫폼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출판 전문가와 매칭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전문 서점과 서울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 행사 등 각종 독립출판 커뮤니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넘나들며 각자의 개성을 살린 출판물은 작가의 만족에만 그치지 않고, 독립출판 제작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 생산과 수용, 전파는 마이크로(micro)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시대로 진입했다. 독립 작가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겨한다. 이를 통해 독립출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끌어낼 것이다. 기성 출판사도 독립 작가를 현재의 시선으로 보지 말고,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출판계에서 담아내기 어려운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새로운 기획 출판을 위한 실험과 도전의 영역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끝. 

posted by 류영호

전자책 시장의 주요 흐름과 출판 생태계의 방향 <출판문화-2017년 10월호>

외부 매체 기고 2017. 9. 21. 11:16

전자책 시장의 주요 흐름과 출판 생태계의 방향

 

류영호 (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2007년 아마존이 킨들을 출시하면서 매년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던 전자책은 미국 출판시장의 25%, 영국은 15%, 일본은 10% 내외로 출판 시장 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성장률에 정체 신호가 들어왔다. 미국출판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 AAP) 집계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도서 판매에서 전자책 매출은 18.7% 감소하고, 종이책은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출판협회(Publishers Association, PA)도 2016년 영국의 전자책 판매가 17% 감소, 종이책은 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e-reader) 판매도 201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간 약 40% 정도 감소했다. 해외 전자책 시장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용자들의 디지털 피로도 현상과 메이저 출판사들의 전자책 가격 인상이 있다.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다수 독자들이 느끼는 전자 기기를 통한 장문 읽기의 부담감과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용률의 증가가 정체의 원인으로 찾을 수 있다.


메이저 출판사들도 종이책 판매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자책에서 수익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전자책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실질적으로 페이퍼백(paperback)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대다수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들은 전자책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메이저 출판사가 아닌 개인(독립) 저자들이 자가출판(self publishing)을 통해 제작한 전자책은 시장의 약 40% 정도를 차지하면서 시장 내에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자책보다 오디오북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선호하는 출판 독자층이 넘어간 측면도 있다. 2017년 초 퍼블리셔스 마켓플레이스(Publishers Marketplace)가 발표한 유통 플랫폼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미국 전자책 시장에서 아마존은 71%, 애플은 14%, 코보는 9%, 구글은 2%, 기타 4% 정도다. 시장에 매우 큰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아마존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면, 한국 전자책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자. 한국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의 점유율은 수년 째 3% 내외로 추정된다. 단행본 전자책은 출판사의 동시출간율이 높아지면서 콘텐츠 종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웹소설을 중심으로 하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형 콘텐츠가 급성장하면서 텍스트 읽기를 즐겨하는 독자들이 몰리고 있다. 웹툰과 웹드라마 등으로 연결되는 스낵 컬처는 이제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에서 대세가 되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2016 출판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자책 유통사 매출은 1,258억원으로 전년보다 25.4% 증가했다. 전체 출판산업에서 전자책유통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2%에서 2015년에는 1.6%로 0.4%포인트 증가했다. 진흥원은 주요 통신사와 포털사이트 업체에서 유통되는 전자책까지 포함할 경우 전자책 시장 규모가 1,500억∼1,6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전자책 매출의 72%는 로맨스소설과 판타지, 무협 등 이른바 장르문학에서 나왔다. 이 중 웹소설 형태의 전자책 매출이 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어났다.


최근 2017년 말에 재개정될 도서정가제가 주요 관계자간에 현행 유지로 잠정 합의되었다. 따라서, 종이책 대비 전자책의 가격 책정은 현재 수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사립·기업 등의 전자도서관도 대대적인 추가 예산 집행이 없는 이상, B2B 시장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각종 스토리 공모전과 웹소설 연재 서비스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매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양대 포털사와 각종 출판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적극적인 투자와 해외 진출 추진은 국내 전자책 사업 확장에 적지않은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전자책의 본격적인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기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외 출판사들은 디지털 전문 임프린트(imprint)를 조직화하거나 외부 인력 영입에 적극적인 추세다. 북테크(book tech)를 접목시키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유통사도 자체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위해 채팅형 전자책 콘텐츠인 '래피즈(Rapids)'를 선보였다. 웹소설 전문 플랫폼인 왓패드도 채팅형 앱인 ‘왓패드 탭(wattpad tap)’을 출시하면서 모바일에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된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전자책은 종이책이 있는 타이틀보다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방식의 개인 출판 콘텐츠의 공급과 소비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판매 가격면에서도 일반 단행본 전자책보다 저렴하고, 미스터리·로맨스·SF·판타지 등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하다. 일부 콘텐츠는 내용을 보완해서 종이책으로 출간하거나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의 소재로 판권 판매가 이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독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가 전자책 시장의 판도 변화를 만들었다. 전자책은 출판 산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만큼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결된 융복합형 콘텐츠다. 전자책은 종이가 아닌 다양한 스크린과 플랫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야 완성되고 소비된다.


전자책은 모빌리티(mobility) 환경에서 집중력을 요구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소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 이는 읽기 시간이 많이 필요한 단행본 전자책이 장르문학이 주도하는 웹소설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유통 관점에서 보면, 단행본은 회원제 방식의 서브스크립션 판매 모델이 수요자에게 좀 더 매력적이다. 일정 금액의 회비를 지불하면 특정 수량 또는 스토어 내 전량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아마존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는 140만 개의 전자책 타이틀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오디오북도 서브스크립션 모델로 전자책 플랫폼에서 카테고리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출판 업계는 독자들이 영화/게임/음악 등 경쟁 콘텐츠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에 적합한 전자책 사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시장 참여자들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지만, 콘텐츠 제작-유통-소비의 큰 축이 균형을 맞추고 협력해야 한다. 이해 관계자 간의 불협화음으로 콘텐츠 시장 내 대응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정책과 전략도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 오디언소리, 에스프레소북 등 17개 전자출판사의 신규 회원 가입을 승인한 것은 국내 출판 산업 전체의 상호 협력을 위한 의미있는 결정이다. 한 국가와 언어권의 지식문화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책의 본질적 가치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디지털 시대일수록 체계적이면서 포괄적인 아카이빙과 유통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실제 산업 현장의 속도를 맞춰가는 법과 제도의 정비와 균형이 중요하다.

 

국내 전자책 시장,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


최근 출판사와 유통사를 중심으로 전자책 사업에 대한 재도약과 확장의 신호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황금가지의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와 위즈덤하우스미디어그룹의 ‘저스툰’ 등 출판사의 콘텐츠 사업의 확장에서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사례다. 시공사는 아시아 최초로 마블코믹스(Marvel comics) 전자책을 국내에 출시했다. 이어서 유통사를 보면, 교보문고는 본격적인 웹소설 사업 추진을 위해서 '톡소다(Toc soda)' 플랫폼을 오픈했다. 리디북스도 연재 전용 ‘리디스토리’에서 웹툰과 만화 콘텐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예스24는 와일리(WILEY)의 해외 원서와 EBS의 학습서를 결합한 태블릿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전자책 앱에서 외국도서를 읽을 때 실시간 한글 번역을 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온라인 도서 플랫폼인 밀리(Mille)의 서재는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전자책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선보였다. 이렇게 전자책 사업자들은 출판 콘텐츠 시장에서 소구력이 높은 콘텐츠 제작과 일반 독자들의 사용자 경험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와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전자책 마케팅에도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자책 유통사들은 대부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독자의 접점을 강화시키고 있다. 독서 인구도 줄어들고, 다른 산업의 콘텐츠와 시간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전히 출판 생태계는 종이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동안 전자책으로의 급속한 변화를 예견한 곳도 많았지만, 세계 출판 시장은 답보 상태에 있다. 전자책의 성장이 출판 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전자책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종이책 출판 전략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고민과 도전이 필요하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작업들이 여러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독자를 고객이라는 단어로 치환하면 더욱 매력적이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전자책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자책 제작 기술과 뷰어의 기능 개선 등 유통 플랫폼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단행본 전자책의 동시출간율을 현재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선택부터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자책 판매를 올리는 측면도 있지만, 종이책을 포함한 해당 타이틀과 출판사에 대한 발견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수 있다. 전자책은 독자의 구입과 독서 활동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종이책에 비해 훨씬 편리하다. 각종 전자책 이용 통계와 분석 등을 통한 데이터 전략 수립과 추진에 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책의 지식문화적 가치가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빛을 낼 수 있도록 진정한 상생과 실천적 협력을 기대한다. <끝>

posted by 류영호

The (Real) Future of Publishing ; 전자출판의 진정한 미래

전자책 관련 이야기 2016. 3. 8. 14:22

전자출판의 진정한 미래 


(Digital Book World, 2016.01.27)


출판 불황이 이어지고 전자출판이 출판계의 주요 이슈로 대두하면서부터 출판업의 미래에 관한 예측이나 전망은 다소 비관적 이었다. 또한 2015년을 지나오며 전자출판의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의 전자출판 전문지 디지털 북 월드(Digital Book World)의 객원 필진이자 북샤우트(BookShout!)의 CEO 제이슨 일리언(Jason Illian)은 미디어 이론에 입각해 전자출판의 미래를 균형감 있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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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곱 살 난 아들은 굉장한 탐독가다. 이미 내가 무언가를 읽어주거나, 길거리의 유해한 단어들을 읽지 못하게 하기에는 늦었다. 요즘 나는 아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중이다. 바로 책으로 읽었던 모든 것이 진실이거나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는 점 말이다. 동시에 이는 출판의 미래라고 말해지는 것 또한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출판계의 상황에 대해 회자되고 있는 것들은 (비교적) 진실이다. 


하지만 그 전부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가 가리키는 바와 동향 등은 넓은 의미의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 나는 대형 출판사의 전자책 분야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점, 그리하여 지금은 출판사 수익의 20~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또한 출판계의 미래에 있어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할 것이며, 각각 수익을 창출하며 전체 판매고에 기여하리라는 것 또한 인정한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경향을 살핀다면, 이상하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거대한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가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의 증가’라는 이유로 자사의 가장 큰 유통 센터의 문을 닫았다. 출판사는 ‘전자책 판매가 11% 늘어난 반면 종이책 판매는 5% 감소했다’고 말하며 발표문을 끝맺었다. 


●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반스앤노블의 론 보이어(Ron Boire) CEO가 당사의 영업 방침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쇄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종이책 발간을 줄이고, 게임, 장난감 등 다른 상품 생산을 확대시켰다. 반스앤노블은 매년 같은 분기 판매량이 4.5% 감소하고 해왔으며, 주가는 20% 하락했다. 또한 내년에는 10개 이상의 지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 월마트가 2016년 디지털 사업을 20억 달러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아마존과 비슷한 속도의 혁신을 꾀함으로써 새로운 디지털 유통 경로 및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의 매체 형태에 반드시 영향을 줄 것이다. 


●‌ ‌ 2015년 독자들은 도서관에서 1억 6,900권 이상의 전자책을 대출했다. 이는 2014년에 비해 24% 증가한 기록적인 수치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Gartner)가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바로 전자출판에 대해 우리가 경험했던 성장 둔화에 대한 인식(slowed perceived growth)이 모든 미디어에 적용되는 과대 포장 주기(Hype Cycle)의 일부인, 이른바 “관심의 제거 시기 (trough of disillusionment)”라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회자된 후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을 때, 기술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변화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저 변화가 잠시 멈춰있을 뿐이다. 이 때 대부분의 기존 업체들은 혼란이 끝났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진정한 변화는 이제 막 시작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펭귄랜덤하우스의 마커스 돌(Markus Dohle) CEO는 최근 “기술 업체들은 출판사에 커다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고, 우리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기술 업체와 출판사는 대립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를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낙관과 경계, 두 가지 모두의 입장에 있어서 현명한 생각이다. 표상만 읽어 내거나 다음 분기의 수익에만 관심이 있는 출판사 및 저자는 이러한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다. 오직 전체적인 지형 변화를 주의 깊게 검토하는 자만이 완전히 새로워질 출판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섣불리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이메일, 대중교통, 카메라 같은 기존의 도구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페이스북, 우버, 아이폰 등의 새로운 기술에 의해 완전히 뒤집혔을 뿐이다. 디지털은 반드시 출판계를 변화시킬 것이며,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 원문 : http://www.digitalbookworld.com/2016/the-real-future-of-publishing/


- 출처 : 월간 웹진 <출판 이슈> 2016년3월호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