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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IM 마케팅클래스 연재] 스마트한 출판 마케팅 전략(1)
    외부 매체 기고 2013. 5. 13. 13:43

    디지털 시대, 출판유통 시장의 현주소


    필자는 12년동안 출판유통 현장에서 신규사업 전략과 마케팅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미디어로 알려진 책(book)은 신문과 잡지 등 텍스트와 이미지 포맷의 전형이다. 이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유통망의 변화에 따라 책은 더 이상 종이만을 위한 컨텐츠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저자와 출판사, 서점, 독자, 관련 산업 참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이제 출판 유통업계의 생존과 지속을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몇몇 사람과 기업들은 변화의 선두에 서서 성공과 실패를 몸으로 경험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꿈꾸기도 한다. 불황속에서 마케팅의 역량은 더욱 발휘된다고 한다. 앞으로 총 3회동안 ‘스마트한 출판 마케팅 전략’에 대해 현장과 사실 그리고 벤치마킹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사점과 전망을 짚어갈 예정이다. 스마트한 미래형 출판 마케팅을 위한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디지털 시대, 출판유통 시장의 현주소>를 시작한다. 


    사례1. 오프라인 서점체인 보더스(Borders)의 몰락

    2011년 7월 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점 체인인 보더스가 최종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그해 2월 경영난을 이유로 뉴욕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회생을 위한 매수자를 찾았지만 불발된 것이다. 당시 보더스의 CEO였던 마이크 에드워드는 전자책 성장 압박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들면서 전자책 혁명과 경제 위기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이 2007년 11월, 킨들(kindle)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전자책 시장을 장악했다. 보더스와 같은 오프라인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의 경우, 다소 늦었지만 누크(nook)로 맞대응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서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더스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대응하지 못한 채 악성 부채 누적과 인수자 물색 실패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다. 


    사례2. 개인 출판의 시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블로그,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컨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일이 매우 편리해졌다. 출판업계에도 기존의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저자가 직접, 혹은 출판사를 통해 소규모로 자기 책을 발행할 수 있는 셀프 퍼블리싱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다. 편집이나 레이아웃 작업이 어려워서 출판을 하지 못했던 개인이나 출판사가 웹(web)상에서 간단한 작업을 통해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된다. 아마존의 KDP(Kindle Direct Publishing), 반스앤노블의 펍잇(Pubit), 애플의 아이북오써(ibook Author)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각종 인터넷 매체로 생산된 원고(텍스트, 이미지 등)들은 과거에 비해 수월하게 출판되고 있다. POD(Publish On Demand) 기술 도입으로 출판 단위는 기본 1천 부 정도 되던 것이 50부, 10부 단위로 줄어들었고, 제작비도 최소 400만~500만 원에서 100만 원대로 낮아졌다. 


    사례3. 초대형 출판사의 탄생

    세계 1위 출판그룹인 영국 피어슨과 독일 베텔스만이 자사 브랜드인 펭귄그룹과 랜덤하우스를 합병했다. 새 회사 이름은 '펭귄랜덤하우스'로, 이 회사 지분 53%는 랜덤하우스 모회사인 독일 베텔스만이 갖고, 나머지 47%는 펭귄그룹의 모회사인 피어슨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합병 대상인 랜덤하우스와 펭귄 그룹은 2011년 영업이익은 약 4,500억원으로, 양사는  출판유통업계에 불어닥친 디지털 컨텐츠 열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점유율이 20% 수준으로 올라온 북미 출판유통시장을 리딩하는 주체는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처럼 서점이 중심에 있다. 랜덤하우스와 펭귄그룹 합작으로 피어슨그룹과 베텔스만이 손을 맞잡았다. 이는 앞으로 전자책 등 디지털 컨텐츠 시장에 있어 유통 플랫폼에 의존된 시장 구조를 탈바꿈시키겠다는 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세 개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과 모바일 시대가 가져온 출판유통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다. 과거의 강자가 오늘의 강자가 될 수 없고, 오늘의 약자가 미래의 약자가 되라는 기준은 이제 없어졌다. 스마트(Smart)와 모바일(mobile)이라는 키워드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뀐다는 말처럼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도 디지털(Digital)은 일반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으로 대표되는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와 모바일 네트워크의 급속한 확장은 각 산업별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업, 금융업 등 아날로그에 디지털로의 변화는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생태계와 업체별 경쟁 순위까지 바꾸고 있음을 주변에서 목격할 수 있다. 


    이제 출판유통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종이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점이 아닌 손 안에 든 스마트폰에서도 몇 번의 클릭으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종이로 된 매체가 지식정보를 만들과 전달하던 독보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제 전자적 형태로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삽시간에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환경이 익숙해져 있다. 다수의 대중 독자들이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는 소비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독서를 하는 시간과 방법에 있어서도 소셜 리딩(social reading) 등 기존과는 다른 패턴들이 생겨나고 있다. 책은 이제 디지털 모바일 시대의 험난한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음악, 게임, SNS 등과의 치열한 시간점유율 싸움을 해야 한다. 


    글로벌 출판유통 현장에서 있어서 ‘전자책’(ebook)은 이제 간과해서는 안 될 컨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컨텐츠, 인터넷서점이라는 플랫폼과 e-Reader,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종이 매체를 떠난 읽기와 쓰기 방식이 등장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밸류체인 관계자들은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자책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보자. 


    세계 각국의 출판사와 전자책 관련 업체들의 활발한 노력 속에 점차 전자책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북미지역 전자책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자책 1위 기업이다. 아마존 전자책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든 언어로 된 서적과 인쇄물을 60초 내에 구해볼 수 있게 한다.”는 장기 비전으로 킨들(kindle)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킨들은 디바이스를 넘어선 서비스, 그 자체가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킨들을 이야기할 때마다 전자책을 종이책의 대체품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정보전달 수단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끊임없이 밝혔다. 아마존 웹사이트를 온라인 서점이 아닌 플랫폼이라고 재정의하면서 콘텐츠-네트워크-디바이스를 킨들 플랫폼을 중심으로 모두 연결시키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아마존은 기성 출판사와의 파트너십으로 수백만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사업 확장과 콘텐츠 중심의 가치사슬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원천 콘텐츠 생산자인 저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이 출판사 지원 없이도 자신의 저작물을 일반 독자에게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킨들 전자책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긍정적 검증이 병행되었고, 아마존의 임프린트나 POD(Publishing On Demand) 시스템을 통해 종이책 출판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액과 인세 수익도 증가했다. 


    최근 아마존 킨들에서 주목해야할 카테고리는 바로 ‘싱글즈(Singles)다. 주로 경제경영, 정치적 견해, 일러스트, 과학 논문, 에세이 등 현재 출판할 수 있는 모든 카테고리에서 킬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3만 단어 수준으로 종이책으로 100페이지 이내의 분량으로 2~3시간 정도면 완독할 수 있는 분량이다. 킨들 싱글즈는 신문, 잡지 등의 가벼운 글보다는 무겁고, 단행본보다는 가벼운 읽을거리라는 틈새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현재 킨들 싱글즈는 300여개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위 종수당 매출액은 일반 단행본 전자책보다 높은 편이다. 


    2012년 9월, 아마존은 e-ink 전자책 디바이스의 종결자로 불리는 킨들의 5세대 버전인 킨들 페이어화이트(Paperwhite)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태블릿 인 킨들파이어HD를 공개했다. 당시 제프 베조스는 소비자들이 우리의 디바이스를 구입할 때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디바이스를 직접 사용할 때 돈을 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바로 아마존 콘텐츠 사업의 핵심이다. 특히, 아마존은 킨들 페이퍼화이트에 하드웨어적인 스펙만을 올린 것이 아니라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측면을 강화했다. 전자책을 읽을 때 남은 페이지수가 아닌 사용자의 독서 시간을 파악해서 해당 책을 완독하기 위해 예상되는 시간도 계산해서 제공한다. 


    더불어 아마존의 강점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동기화한 교차 서비스도 지원한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최상의 독서환경을 원하는 고객들을 향해 킨들만의 차별성과 우월함을 확실하게 보여준 모델로 진화시켰다. 아마존의 치밀한 전략과 시장에서의 적절한 마케팅 실행을 통한 성과 창출은 고객들의 충성도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어서 애플, 구글, 반스앤노블, 코보, 소니 등이 전자책 시장의 중심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아마존과 함께 전자책 산업의 ‘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전자책 사업 현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애플은 전자책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아이북스(iBooks)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기존의 디지털 콘텐츠 유통 마켓인 아이튠즈(iTunes)에서도 전자책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 음원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비해 전자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멀티미디어 기반을 충분히 지원하는 앱북(App book)이라는 점에서 사용 만족도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애플은 기존 출판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전자책 유통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NBC퍼블리싱 등 캐릭터와 언론사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멀티미디어 전자책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분은 아마존보다 더 강력한 경쟁 무기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2004년부터 시작된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 사업의 연장선으로 구글북스(Google books) 채널을 만들면서 전자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제작된 전자책 컨텐츠 중에서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이 약 3백만종 등 총 1천만종 이상의 유무료 전자책 컨텐츠 풀이 구축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2012년에 구글플레이(Google Play)를 통해서 전자책 서비스 채널을 일원화하였다. 구글은 도서본문검색까지 확장하고 저작권자와 계약 체결을 통해 검색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검증된 지식정보라는 관점에서 책 컨텐츠의 가치는 웹 세상에서 더 크게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를 통한 전자책 마케팅과 검색을 통한 책과의 만남을 구글 특유의 창의성이 아이디어로 나온다면 시장의 패러다임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컨텐츠 산업을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과 생태계의 관점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제, 디지털 시대와 국내 출판유통 시장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의미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출판시장의 정체기는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출판계와 서점계가 장기간 불황에 빠져 있다. 최근 동네서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2년 11월 온라인서점 5위권 대교리브로가 간판을 내리면서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숫자상으로도 출판업계 불황이 확인된 셈이다. 올해 역시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전자책도 국내에서 아직 큰 수익을 낼만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전자책 사업자들의 다양한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대중 독자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전자책 시장에 청신호가 들어오는 원인으로 약 3,200만대 이상 보급된 스마트폰과 200만대 이상 팔린 태블릿PC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의 화면이 커지고 선명해지면서, 종이책을 선호했던 사람들도 호기심으로 구입하면서 전자책 독서 경험이 예전보다 많이 진행되면서 재구매 독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전자책 시장이 제대로 일어설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책을 활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 중 하나인 스마트폰이 보편화됐고, 불법 복제 우려 때문에 진출을 꺼려왔던 출판사가 속속 전자책 출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 전자책 사업자들이 선보인 컨텐츠와 플랫폼 기반의 마케팅 케이스를 보자. 


    2013년 1월, NHN은 장르소설을 창작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를 오픈했다. 기존 네이버 ‘웹툰’이 한국 만화에 활력을 가져온 것처럼 매니아들이 중심인 장르소설을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장르소설을 연재하고 싶어하는 신인작가들은 누구나 웹소설 내에 '챌린지 리그'를 통해 작품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작가와 협의를 통해 연재 작품보다 먼저 볼 수 있는 '미리보기'나 연재 후 전편을 볼 수 있는 '완결보기' 등 유료 보기도 제공하고, N스토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장르소설 특성상 영화나 게임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서 네이버는 연재 작가들의 2차 저작권을 작가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작가들의 계약 과정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13년 2월, 교보문고는 국내 최초의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인 ‘샘(sam)’ 출시했다. 기존에 낱권으로 구입하던 전자책을 기본 6개월 동안 빌려볼 수 있는 월간 회원제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흑백 e-ink 기반의 6인치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읽을 수 있다. 샘의 특징은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독서 취향과 패턴을 분석해 독서 활동을 관리해주는 ‘독서노트’ 서비스, 분야별 전문가와 머천다이저(MD), 출판사가 함께 책을 추천하는 ‘샘통’ 서비스도 제공한다. 패밀리 회원으로 가입하면 온 가족이 매달 12권의 이북을 공유하며 읽을 수 있다. 전자책 매출을 2009년 60억원에서 2011년 120억원, 2012년 150억원으로 늘려온 교보문고는 올해 ‘샘’을 통해 전자책 매출을 전년대비 2.5배 늘어난 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전자책 종수를 현재 약 13만종에서 2015년까지 30여만종으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 오픈 후 1개월 간 총 8천명 이상이 샘 서비스를 유료 구입했으며, 1000만명 이상의 북클럽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교보문고가 전자책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전자책 등 디지털 시장의 이동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자책 전문업체 ‘북잼’과 출판사 ‘열린책들’이 앱으로 내놓은 ‘세계문학’이 출시 3일 만에 앱스토어 전체 매출 1위에 오른 것도 국내 출판유통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온 사례다. 대형 출판사인 ‘열린책들’이 앱 방식 전자책으로 세계문학전집을 선보였는데, 총 150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명작을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세계문학’은 현재 50권까지 나왔고, 올해 말까지 모두 150여권이 나올 예정이다. ‘열린책들’이 종이책으로 발간한 고전문학(208권) 가운데 전자책으로 낼 수 있는 저작권을 확보한 작품들을 매주 10권씩 앱으로 출간한다. 특히, 이번 마케팅의 핵심은 작품 전체를 저가에 판매하는 ‘오픈파트너’ 모집 행사와 SNS 연계 프로모션이었다. 아이패드 미니를 경품으로 걸고 기한을 정해놓은 초반 마케팅이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세계문학 앱을 다운받은 뒤 유료로 책을 구매한 사람들의 80% 가량이 작품 전체를 산 오픈파트너일 만큼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러한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앱의 성공 사례는 우선 타이틀이 언제 읽더라도 읽을 고전 명작이라는 점과 신년을 맞이해서 지식문화 컨텐츠의 소구력이 높았던 시즌적 특징이 잘 결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컨텐츠의 퀄리티와 적정한 가격이 연계되면 전자책 앱도 독자들의 유료 구입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은 아니지만, 종이책 시장의 침체에 따라 국내 출판유통사들은 글로벌과 중고책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위탁에서 직영방식으로 바꾼 ‘알라딘US’에서 이어, 인터파크는 2011년 10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반디앤루니스도 ‘반디북US’를 열고 미국과 캐나다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일 운영되는 항공편을 통해 2∼3일안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교포를 대상으로 한 전자책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은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시행하던 중고책 유통을 2~3년동안 오프라인 서점 오픈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강남점 등 1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등 기존에 오프라인 서점이 온라인 서점을 내던 방식과 반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결론이다. 출판유통 시장은 생산자인 저자와 출판사 도매상과 소매상인 서점 그리고 소비자인 독자로 이루어진 밸류 체인에 고정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었다. 디지털 디바이스와 모바일 네트워크가 사람과 비즈니스 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시대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는다는 것은 경쟁에서 영원히 밀릴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로 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미래가 매우 불안정해진다. 출판유통 시장에서도 오프라인의 맹주였던 보더스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의 흥망성쇠의 이야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디지털 소비자들이자 독자들에게 기존의 출판 마케팅인 밀어붙이기(Push)식의 방법은 의미와 성과가 약해지고 있다. “우리가 만들면 당연히 오겠지?”라는 암묵지에 의존하는 출판 마케팅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들이 소구하는 방식에 맞는 플랫폼 만들면 더 많이 오겠지?”라는 끌어당기기(Pull) 방식의 출판 마케팅이 소비자의 지갑을 많이 열게 할 것이다. 비록 출판유통의 현주소가 침체와 불황의 길을 여전히 걷고 있지만, 디지털 시대는 새로운 기회의 땅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만들어 가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도전 사례들은 난관을 통해서 희망과 성공이라는 보상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다. 총 3호 중 이번 회는 출판 유통 시장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것에 주력했고, 다음 2호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마케팅 성공 사례와 하이브리드 출판 마케팅 등 본격적인 케이스 스터디 컨셉으로 이어가겠다. <끝> 


    - 2013년 5월호 (원고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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