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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우울' 담은 하루키 신작… 日 서점가는 웃는다출판과 서점 이야기 2013. 4. 15. 11:16
또 한 꼭지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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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비공개됐던 '색채가 없는…' 공개 첫날, 구입하려는 독자 줄이어
"대학 2학년이었던 7월부터 이듬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루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다"(하루키 새 소설 '색채가 없는…'의 첫 문장)
출판 불황으로 울상인 일본 서점가가 '하루키 특수'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4)가 3년 만에 출판한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 판매가 12일 일본의 전국 서점에서 시작됐다. 이날 새벽 0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도쿄 다이칸야마 쓰타야 서점에는 150여명의 독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주요 서점들도 평소보다 이른 오전 7시부터 소설 판매를 시작했다.
출판사 분게이슌주(文芸春秋)는 지난 2월 무라카미의 새 소설을 조만간 발매한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책 내용은 물론 제목도 공개하지 않았다. 책 내용을 철저하게 숨겨 관심을 증폭시키는 전략은 일단 주효했다는 평가이다. 출판사가 선주문을 받아 인쇄한 책만 50만권이다. 출판업계는 무라카미 새 소설이 전작 '1Q84'(770만부 판매)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철도 회사 엔지니어인 36세 독신 다자키다. 그는 대학 2학년 때 고향의 고교 시절 친구 4명으로부터 갑자기 절교를 당한다. 고독한 나날을 보내던 다자키가 한 여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16년 전 절교 당한 이유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전작 '1Q84'처럼 살인청부업자 등 개성 넘치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스스로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공감의 폭을 넓힌다"고 전했다. "읽기 쉬운 대중적인 작품",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일본인을 의식한 듯 격려의 말들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책은 370쪽. 제목에 등장하는 '순례의 해'는 낭만파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작품집에서 따왔고, 책 표지의 그림은 미국의 색면추상 화가인 모리스 루이스(1912~1962)의 작품이다.
책 발매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트위터에도 속속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교보문고 류영호 신사업개발팀 차장은 "일본의 독서 열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 정도면 거의 애플 신제품 오픈데이와 맞먹는 수준이다. 부럽다"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도쿄=차학봉 특파원]'출판과 서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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