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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외부 매체 기고

by 류영호 2015. 3.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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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세계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세계 전자책 시장은 전체 도서시장에서 평균 13% 정도 점유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은 이미 20%를 넘긴 상황이다. 미국의 시장 성장을 이끌어가는 근간은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투자에 있다. 전자책 기획과 제작에서 스토어, 단말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생태계는 독자들의 니즈를 채워준다. 미국은 2013년부터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편이지만, 이러한 현상은 본격적인 대중화를 위한 ‘캐즘(chasm)’ 단계로 해석할 수 있다. 

PwC(PricewaterhouseCoopers)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2013년 46억 달러(약 5조7천억 원), 2018년에는 87억 달러(약 9조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책만 읽는 독자는 6%, 종이책만 읽는 독자는 46%, 종이책과 전자책을 같이 보는 하이브리드형 독자는 47%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책을 주로 이용하는 독자충은 18~29세로 모든 전자책 독자의 37% 수준이다. 

미국의 전자책 독자들은 어떤 분야를 선호하고 읽고 있을까. 세계 전자책 판매량에서 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장르문학(로맨스, 판타지, 공상과학 등)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북스텟(bookstats)에 따르면, 성인용 소설은 성인용 논픽션 대비 3배 정도의 전자책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2012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헝거 게임> 등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있다. 2014년 닐슨(nielsen)에서 조사한 미국 10대 독자들의 분석 자료를 보면, 10대 독자의 48%가 모험(adventure)물 전자책에 관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로맨스와 SF 등 전형적인 장르문학이 인기를 얻었다. 성인 독자들의 전자책 이용 패턴이 대부분 청소년층과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다. 

전자책 독서 인구의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와 태블릿 등 단말기 보유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성인의 절반은 태블릿이나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1대 이상 가지고 있다. 2011년에는 2가지 단말기 중 하나라도 가진 사람이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현재 태블릿이 있는 사람이 10명 중 4명,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가진 사람은 10명 중 3명이다. 전자책 독자는 태블릿과 전자책 단말기로 전자책을 읽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보유 여부는 전자책 독서 지표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2014년 미국의 18세 이상 전자책 독자중에서 각 단말기로 읽은 비중을 살펴보면, 전용 단말기는 57%, 태블릿은 55%, 스마트폰 32%의 수준이다.(중복 응답 포함) 2011년의 동일한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전용 단말기는 16%, 태블릿은 32%, 스마트폰은 4%씩 증가했다. 전용 단말기는 독서량이 많은 헤비 리더(heavy reader)를 중심으로 몰입형 독서에 강점이 있다. 그에 비해 태블릿과 스마트폰은 멀티미디어형 전자책 이용 또는 휴대하면서 단시간 독서를 즐길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독자들은 대부분 텍스트 중심의 이펍(ePub)으로 제작된 전자책을, 멀티미디어 기능이 중심인 앱북(appbook)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통해 활용하는 편이다.    



시장을 이끄는 최강의 플랫폼 사업자들


미국의 전자책 시장 주요 사업자 점유율은 아마존이 60~70%로 가장 선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북미 지역 전자책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아마존은 초기에 적자를 보더라도 시장을 키우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었고, 전자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아마존으로 집중되길 원했다. 일단 초기 시장을 장악하면 그 다음은 콘텐츠 공급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콘텐츠 수량 확보와 수익 배분 구조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역마진 전략 외에도 책을 읽는 독자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아마존에게 마케팅과 기술의 연결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마존은 자사의 웹사이트를 온라인서점이 아닌 ‘플랫폼’이라고 재정의하면서 콘텐츠(C)–네트워크(N)–디바이스(D)를 킨들 플랫폼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아마존은 전자책 콘텐츠 확대를 위해 작가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 누구나 직접 만든 콘텐츠를 킨들 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아마존은 기존에 제조사가 주도했던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방식으로 유통사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단말기의 고도화만큼 서비스 강화에도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기울였다. 이는 아마존이 갖고 있던 콘텐츠 구매력을 기반으로 독자와의 연결 채널을 아마존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적 강화다. 

2014년에 인수한 세계 최대의 소셜리딩 플랫폼인 굿리즈(goodreads)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하고 밀도있는 책 추천을 구매와 연결해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와 출판 사업의 중심은 결국 플랫폼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마존은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동시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 투자력, 유통과 서비스 기술력, 탄탄한 고객층 등 어느 하나 쉽게 틈새가 발견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2014년 말, 반스앤노블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누크미디어(Nook media) 계약을 2년만에 폐기하고 결별했다. 2012년 반스앤노블은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인 누크(Nook)를 MS 윈도8 태블릿으로 제공하기 위해 MS와 파트너십을 맺고 '누크미디어'란 자회사를 설립했다. MS는 누크미디어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후 5년간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누크 전용 윈도우 태블릿PC를 양사가 공동 개발도 추진했다. 하지만, MS는 전자책 사업에 진출했으나 고전을 거듭하자 현금 및 주식을 포함 1억2500만 달러(약 1400억 원)에 되팔기로 했다. 이어서 누크미디어에 투자한 대형 출판사인 피어슨도 지분을 빼기로 했다. 이렇게 전자책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스앤노블은 전체 사업이 흔들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2014년 소니의 전자책 사업 철수 등과 겹쳐지면서 플랫폼 분야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판매 모델의 변화를 주도하는 서브스크립션


전자책 시장에서 단권 전자책 판매가 일반적이지만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모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은 정기 구독 형태로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오이스터(Oyster), 스크리브드(Scribd)를 선두로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 북메이트(Bookmate) 등 다수의 사업자들이 출시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월 10달러 정도에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대형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와 사이먼앤슈스터의 전자책이 오이스터와 스크리브드에만 공급되면서 아마존은 난관에 부딪혔다. 킨들 언리미티드에는 대형 출판사의 전자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책 시장이 커질수록 대다수의 출판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잠식효과)이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월별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단권 판매에 비해 실질적인 이익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초기에 출판사에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전자책 사용이 가능한 각종 디지털 디바이스의 확산과 콘텐츠 소비자들의 급증으로 인해 출판사들이 수익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형 출판사의 경우, 경영 리더십이 전자책을 종이책과 이분법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재무 구조 개선과 신사업 확대 측면에서 전략적 접근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출판계에 요구되는 사항


전자책 활성화에 대한 미래 전략 수립과 실행으로 분주하다. 아마존의 시장 독식을 우려한 애플과 구글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도 전자책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패러다임으로 산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출판 생태계도 밸류체인(value chain)에도 기존과 다른 판이 형성되고 있다. 퍼블리셔스위클리(publishers weekly)에 따르면, 미국 출판사의 80% 이상이 전자책 출간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대형 출판사들의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에서 전자책 성장률은 1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최근 ‘빅5’로 불리는 대형 출판사들의 전자책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아마존과의 가격담합 소송에서 벌금 부과 결정으로 부담을 덜어낸 뒤 출판사 중심의 판짜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 활성화와 수익 확보를 위해 국내 출판계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동시출간율을 높이는 것에서 시작되었으면 한다. 종이책의 디지털화가 기본이지만, 최초의 콘텐츠 기획부터 간단명료하고 저렴한 가격의 ‘디지털 싱글’ 출판도 주목해볼 사항이다. 출판사 관점에서 메타데이터(metadata) 관리는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책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 속성 관리는 그물처럼 엮여있는 웹 환경에 최적화된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책의 발견가능성을 높여주는데 큰 요소로 작용된다. 

책의 디지털화는 대세가 될 것이고 독자들의 독서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세대들이 성장하고 시대의 중심이 되면 전자책 독서가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그만큼 발견하지 못한 전자책의 새로운 가치와 장점들이 발견될 수도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무엇보다 출판계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종이책보다 더욱 독자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출판 외의 콘텐츠 시장과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기획과 생산의 주체가 되는 출판사의 전략적 방향과 실행은 전자책 생태계를 움직이는 핵심이다. 이제 전자책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미국과 유럽지역 및 일본, 중국 등 출판계의 동향에 더욱 주목해야할 시점에 접어 들었다. <끝>


__ 2015. 3월 <출판문화>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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