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Future of Publishing ; 전자출판의 진정한 미래

전자책 관련 이야기 2016. 3. 8. 14:22

전자출판의 진정한 미래 


(Digital Book World, 2016.01.27)


출판 불황이 이어지고 전자출판이 출판계의 주요 이슈로 대두하면서부터 출판업의 미래에 관한 예측이나 전망은 다소 비관적 이었다. 또한 2015년을 지나오며 전자출판의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의 전자출판 전문지 디지털 북 월드(Digital Book World)의 객원 필진이자 북샤우트(BookShout!)의 CEO 제이슨 일리언(Jason Illian)은 미디어 이론에 입각해 전자출판의 미래를 균형감 있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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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곱 살 난 아들은 굉장한 탐독가다. 이미 내가 무언가를 읽어주거나, 길거리의 유해한 단어들을 읽지 못하게 하기에는 늦었다. 요즘 나는 아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중이다. 바로 책으로 읽었던 모든 것이 진실이거나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는 점 말이다. 동시에 이는 출판의 미래라고 말해지는 것 또한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출판계의 상황에 대해 회자되고 있는 것들은 (비교적) 진실이다. 


하지만 그 전부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가 가리키는 바와 동향 등은 넓은 의미의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 나는 대형 출판사의 전자책 분야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점, 그리하여 지금은 출판사 수익의 20~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또한 출판계의 미래에 있어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할 것이며, 각각 수익을 창출하며 전체 판매고에 기여하리라는 것 또한 인정한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경향을 살핀다면, 이상하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거대한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가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의 증가’라는 이유로 자사의 가장 큰 유통 센터의 문을 닫았다. 출판사는 ‘전자책 판매가 11% 늘어난 반면 종이책 판매는 5% 감소했다’고 말하며 발표문을 끝맺었다. 


●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반스앤노블의 론 보이어(Ron Boire) CEO가 당사의 영업 방침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쇄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종이책 발간을 줄이고, 게임, 장난감 등 다른 상품 생산을 확대시켰다. 반스앤노블은 매년 같은 분기 판매량이 4.5% 감소하고 해왔으며, 주가는 20% 하락했다. 또한 내년에는 10개 이상의 지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 월마트가 2016년 디지털 사업을 20억 달러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아마존과 비슷한 속도의 혁신을 꾀함으로써 새로운 디지털 유통 경로 및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의 매체 형태에 반드시 영향을 줄 것이다. 


●‌ ‌ 2015년 독자들은 도서관에서 1억 6,900권 이상의 전자책을 대출했다. 이는 2014년에 비해 24% 증가한 기록적인 수치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Gartner)가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바로 전자출판에 대해 우리가 경험했던 성장 둔화에 대한 인식(slowed perceived growth)이 모든 미디어에 적용되는 과대 포장 주기(Hype Cycle)의 일부인, 이른바 “관심의 제거 시기 (trough of disillusionment)”라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회자된 후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을 때, 기술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변화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저 변화가 잠시 멈춰있을 뿐이다. 이 때 대부분의 기존 업체들은 혼란이 끝났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진정한 변화는 이제 막 시작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펭귄랜덤하우스의 마커스 돌(Markus Dohle) CEO는 최근 “기술 업체들은 출판사에 커다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고, 우리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기술 업체와 출판사는 대립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를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낙관과 경계, 두 가지 모두의 입장에 있어서 현명한 생각이다. 표상만 읽어 내거나 다음 분기의 수익에만 관심이 있는 출판사 및 저자는 이러한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다. 오직 전체적인 지형 변화를 주의 깊게 검토하는 자만이 완전히 새로워질 출판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섣불리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이메일, 대중교통, 카메라 같은 기존의 도구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페이스북, 우버, 아이폰 등의 새로운 기술에 의해 완전히 뒤집혔을 뿐이다. 디지털은 반드시 출판계를 변화시킬 것이며,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 원문 : http://www.digitalbookworld.com/2016/the-real-future-of-publishing/


- 출처 : 월간 웹진 <출판 이슈> 2016년3월호


posted by 류영호

2015년 국내 전자책 시장 동향 (출판문화, 2015년 12월호)

외부 매체 기고 2016. 2. 12. 15:43

2015년 국내 전자책 시장 동향



전반적으로 소강상태(小康狀態)를 보인 한 해였다. 단행본 중심의 전자책은 지속적인 독서율 감소, 개정 도서정가제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하지만, 전자책 시장의 외연은 상대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웹소설과 웹툰으로 대표되는 웹콘텐츠(web contents)는 전자출판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독자들과 확장된 관계를 만들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디스플레이 ‘읽기’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교차하면서 읽는 하이브리드(hybrid) 독서율도 높아지고 있다. 종이책이 있는 전자책에서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형태로 만들어진 콘텐츠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디지털 콘텐츠 유통은 ‘소유’에서 ‘소비’의 형태로 환경이 변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인 스낵컬처(snack culture)가 유행이다. 종이책과 전자책 읽기에 익숙한 독자들도 점점 스낵컬처로 이동하고 있다. 보다 짧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이제 생산자가 주도하던 시대에서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대로 콘텐츠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장르문학의 강세와 인문 분야의 높은 인기


본론으로 들어가서, 2015년 국내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보자. ‘교보문고의 2015년 상반기 전자책 판매 동향’에 따르면, 로맨스/판타지/무협으로 대표되는 장르소설 분야가 54.2%로 가장 높은 판매 점유율을 보였다. 장르소설에 일반 소설 분야를 합하면 64.1%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르소설 이외에 일반 분야 전자책 판매는 하락했는데, 이는 도서정가제로 인한 가격 할인이 제한되면서 평균 가격이 높은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구매력을 이끌지 못한 편이었다.


그리고, 종이책 베스트셀러의 영향으로 인해 인문 분야의 판매량이 높아졌다. 종이책 베스트셀러에서 인문 분야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전자책 판매에도 영향을 주었다. 종이책 베스트셀러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미움받을 용기》등 인문 분야가 상위권에 진입했다. 인문 분야는 전자책으로 읽기에는 다소 무거운 분야였지만, 20~30대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인문학 개론서가 출간되면서 전자책 독자들도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 전자책 판매량 1위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영화 개봉으로 인해 종합 1위에 올랐다. 《50가지 그림자 심연》, 《50가지 그림자 해방》 등 시리즈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전자책 시장은 장르소설을 주로 읽는 마니아층들이 많고, 19금(禁) 전자책은 종이책으로 구입하는 것보다 전자책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다.


장르소설을 제외한 전자책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영화화된 원작소설의 상위권 형성 등 종이책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동시출간율이 높아졌고, 종이책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읽는 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 분야와 미디어셀러(media seller) 전자책의 높은 인기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B2B 시장은 각급 전자도서관과 기업의 전자책 관련 예산 집행이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분위기다. 낮은 이용률과 개정 도서정가제에 따른 장서 구입량의 축소 등 여러 제약 요건이 있었다. 독서 인구 확대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도서관의 전자책 관련 투자는 거시적 관점에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전용 단말기 출시 등 새로운 도전


하반기에는 메이저 유통사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 출시가 주목되었다. 전자잉크(e-ink)의 품질이 개선되면서 스마트폰 등에 밀렸던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이퍼브가 ‘크레마 카르타’를 출시했다. 300ppi급 고해상도와 전자잉크 패널의 잔상 제거 기술인 리갈 웨이브폼(regal waveform) 적용으로 종이책과 같은 느낌을 구현했다. 리디북스는 자사의 첫 전용 단말기인 ‘리디북스 페이퍼’를 출시했다. 전용 단말기가 독서에 더 적합하고 전용 단말기로 콘텐츠 플랫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1년간 준비했다. ‘리디북스 페이퍼’는 300ppi급 페이퍼 모델과 212ppi급인 페이퍼 라이트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었다.


교보문고는 애플 아이패드, 삼성갤럭시 탭, LG Gpad, 소니 엑스페리아 등 태블릿과 회원제 콘텐츠 서비스인 샘(sam)을 결합해 판매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부가 서비스로 전자책 구독을 할 수 있는 ‘Sam for U+’를 출시했다. 이처럼, 전자책 서점들이 자사의 전용 단말기 출시하거나 제조사 및 통신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독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누가 더 많은 충성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가’, ‘이를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이는 전자책 유통 플랫폼들이 가장 깊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국내 전자책은 출판 시장에서 약 3% 정도 점유하고 있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었지만, 해외 시장의 점유율과 성장률을 보면 잠재력은 충분하다. 만약 아마존, 코보, 애플 등 해외 메이저 사업자들이 정식으로 진출한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지금과는 다른 구조로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판사를 통한 단행본 전자책 계약과 유통은 콘텐츠 부족에 대한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자책 서점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 연재와 공모전을 확대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기존의 작가 독점 연재 메뉴에 출판사 누구나 직접 등록하는 완결·미완결 콘텐츠 연재를 오픈했다. 9월에 진행된 제3회 스토리 공모전 시상식은 피칭 행사와 연계하여 드라마/영화/만화 등 미디어 콘텐츠 업계 관계자에게 호응을 얻었다. 예스24는 4컷의 일러스트에서 1컷을 선정하고, 일러스트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e연재 공모전을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지, 북팔, 조아라닷컴 등 콘텐츠 전문 플랫폼도 국내 작가 및 장르소설 출판사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했다. 종이책과 전자책 출간 지원을 통해 창작 역량이 높은 작가와 흥미로운 스토리 발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단행본 전자책의 판매 방식 변화도 주목해야할 점이다. 일반 판매를 통한 소유가 아닌 대여를 통한 할인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종이책과 동일한 도서정가제를 적용받는 관계로 할인율이 낮아진 영향에서 시작되었다. 대여 방식은 가격을 판매자가 저작권자와 합의하에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 최근 10년/24년이라는 파격적인 대여 기간을 내세운 이벤트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상 독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하는 것과 차이가 거의 없다. 국내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 대비 평균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종이책 가격의 절반 이하인 장기 대여는 구매력 상승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11월에 개최된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는 디지털 쉼표, 이북(e-Book)을 표어로 국내외 전자책 동향과 미래 전망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였다. 혁신적인 전자책 제작/유통 기술을 갖고 있는 여러 전문 회사와 기관이 참여해서 역량을 선보였다. 유명 출판 콘텐츠 기업의 관계자가 참석한 국제 콘퍼런스와 다채로운 저자와의 대화 행사 등이 열려 전자책의 가능성에 대해 살피고 소통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독자를 지향하는 시장 구조 강화 필요


전자책 독자들의 다수는 가격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격을 비교하고, 디지털 온리 콘텐츠도 저렴한 가격대를 선호한다. 이는 여러 국내외 전자책 소비 관련 자료에서 확인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제한된 형태의 대여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해외는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와 스크리브드(scribd) 등 월간 무제한 대여 형태의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모델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비디오와 음원 시장은 서브스크립션 모델이 콘텐츠 판매 방식의 주류가 되었다.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타 분야의 콘텐츠 서비스와 시간점유율 경쟁에서 맞설 수 있는 최적화된 구조로 평가된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전통적인 출판 강국은 이미 전자책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에 비해 아직 국내 시장은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업계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스마트 단말기의 높은 보급률과 모바일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는 환경은 든든한 성장 기반이다. 속도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시장을 더 어렵게 한 측면도 있다.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는 대부분 아마존의 진출 영향이 크다. 이에 자극을 받은 로컬의 기존 사업자들이 다양한 변화를 병행하면서 ‘판’이 커졌고, 이것이 독자들의 수요로 이어진 결과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강렬한 변화를 이끄는 요소들이 연속적으로 진행될 때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웹콘텐츠로 연결 및 확장을 거듭하는 최근 트렌드는 내재적인 콘텐츠 활성화 관점에서 중요하다.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양질의 출판 콘텐츠가 제작되고 유통될 수 있는 플랫폼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지금 세계 출판계는 큐레이션(curation), 발견가능성(discoverability), 빅데이터(big data), 옴니채널(omni channel) 등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핵심 트렌드와 연계해서 돌아가고 있다. 전자책은 포맷과 상품 관점에서 미래 출판시장의 큰 축을 차지할 것이다. 좀 더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는 생산과 유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모든 지향점은 독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2016년은 국내 전자책 시장이 새로운 역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과 도전을 기대해본다.



posted by 류영호

[북리뷰] <Day 1> :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초심

나름대로 북리뷰 2015. 12. 20. 13:27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1997년 주식 상장 후, 1998년 3월 30일 첫번째 주주서한(Letter to Shareholders)을 공개했다. 이후 매년 봄마다 애뉴얼 리포트와 함께 주주서한은 아마존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아마존은 특유의 비밀주의로 내부 사정을 알기 힘든 기업 중 하나다. 주주서한이 대표적인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었다. 그만큼 아마존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문서다. 킨들 디바이스 출시와 프라임 회원제 변경 등 마케팅 관련 빅이슈가 있으면, 아마존 사이트에 공식 레터를 올리는 것도 인상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다. 최근 제프 베조스의 트위터 활동 등 대중 매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부쩍 늘었다.


태생이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이제 세계 최대의 리테일 기업이 되었다. 물론, AWS(아마존웹서비스)와 자체 디바이스 사업 등 '세상의 모든 것을 판매'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월마트, 알리바바, IBM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아마존과 맞대응하고 있지만, 고전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 인수 후 디지털 미디어 매체로의 파격적인 변신, '블루오리진'을 통한 민간 우주항공산업 육성 등 제프 베조스의 개인 노력은 아마존의 혁신과 궤적으로 같이 하고 있다.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1994년 창업 이후, 늘 한결같은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벤처 버블이 한번에 꺼지던 시절, 천하의 거짓말쟁이로 비웃음을 사기도 했던 제프 베조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을 우선하는 기업'이 바로 아마존임을 주주들과 내부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은 무조건 지키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철저하게 찾아내고 미리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아마존은 대다수의 기업들이 '앞으로 1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을 먼저 찾아내고, 이를 가장 편리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발상은 경쟁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상품과 서비스로 탄생해서 고객을 열광하게 만든다. 연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겠다는 '프라임' 회원제는 아마존을 향한 팬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만큼 아마존의 강력한 고객 혜택과 만족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


<Day 1>(김지헌, 이형일 지음 | 도서출판 북스톤)이라는 신간을 완독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는 교수와 소셜커머스 기업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팀장이 편안한 '대화체'(인턴 학생도 등장)로 아마존의 고객중심주의를 밀도있게 들여다 본다.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가치창출을 우선하는 기업이 결국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아마존이 지난 20년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2015년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중 아마존은 북미의 전체 유통사의 거래액 중 약 40%를 점유했을만큼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오랫동안 아마존이 고객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매년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책(Day 1)이 관통하고 있는 고객우선주의는 인용된 총 7개(97년, 07년, 08년, 11년, 12년, 13년, 14년)의 주주서한 전문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아마존의 다양한 전략적 변화까지 확장해서, 그들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단단한 원칙', '우월한 전략', '무한한 상생'으로 정리한 아마존의 성공 전략은 충분히 공감된다.


기업에서 비전과 초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증명하는 기업인 아마존닷컴.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조스의 주주서한에 담긴 그의 경영 철학은 국내 기업들이 챙겨야할 사례로 가득하다. 물론, 직원들의 근무 여건 등 여러 사회적 논란이 있지만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순리적으로 풀어갈 것이다. 이 또한 아마존이 가장 무서워하는 '고객'들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마존의 랩실과 유통 현장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생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고객우선주의라는 원칙이 분명한 아마존을 믿고 찾는 고객들과 수많은 파트너들에게 아마존에게 오늘은 여전히 그들이 사업을 시작한 첫날(Day 1)의 마음일 것이다. 그들은 그래서 매일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끝으로, 졸저 <아마존닷컴 경제학>(에이콘출판)과 브래드 스톤의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21세기북스)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posted by 류영호

디지로그 시대의 서점 (서점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출판과 서점 이야기 2015. 12. 10. 12:37


출처: http://real.tsite.jp/umeda/news



2000년대 중반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라는 의미로 디지로그(Digilog)라는 개념이 등장함. 2010년부터 모바일 환경이 확장되면서, 출판 유통 시장에 디지로그는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임. 시장 측면에서 서점을 보는 관점은 다양함. 오프라인-온라인, 종이책-전자책, 대형 체인-중소형/독립형, 수도권-지방, B2C-B2B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음. 구분되는 두 가지의 관점이 디지로그 형태로 어울리면서 서점도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음. 과연 서점은 출판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디를 바라봐야할지 현장 이야기와 미래 전략을 위한 키워드를 제시하고자 함.


세계 출판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떠한가

보더스(Borders)의 파산과 반스앤노블(Barnes&Noble)의 매장 철수 및 디지털 사업 축소 등 전반적인 오프라인 서점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음. 지역의 독립서점은 로컬에 적합한 이벤트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임. 상대적으로 온라인은 급성장하고 있는데, 아마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 아마존은 미국 출판시장에서 신간 유통의 40%, 전자책의 6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전자책이 종이책 판매량을 추월했음. 

PwC에 따르면, 세계 전체 출판시장은 2019년까지 매년 1~2% 성장하고, 전자책은 25~30% 정도 점유할 것으로 전망함. 참고로, 미국 독자의 도서구입 채널은 온라인이 가장 높고, 오프라인이 뒤를 이음. 북클럽과 도서전을 이용하는 독자의 수가 2014년에 전년대비 2배 올랐다는 점은 주목해야 함.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는데 영향을 많이 받는 채널로는 잘 아는 작가, 가까운 지인, 소셜리딩 커뮤니티 친구들이 주축으로 떠올랐다. 종이책의 주류인 페이퍼백과 하드커버의 판매량은 줄어들고, 전자책은 증가 추세에 있음. 전자책 이용 단말기는 다독가들이 선호하는 e-리더(전용 단말기)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많아진 상황임. 

전반적으로 글로벌 출판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는 시점에 있음. 일본 기노쿠니야(Kinokuniya)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초판의 대부분을 직매입한 사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대립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함. 


국내 오프라인/온라인 서점 상황은 어떠한가

도서만 판매하는 오프라인 서점은 2013년 기준 1,625개로 10여년 간 오프라인 서점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음. 2014년 11월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영향으로 지역 중소형 서점의 활로가 일정 수준 높아졌고, 독립형 오프라인 서점들의 확산은 최근에 나타난 고무적인 현상임.  

주요 온라인 서점의 2014년 전체 실적을 보면, 전년대비 예스24는 8.3%, 인터넷교보문고는 3.4%, 인터파크도서는 -17.1%, 알라딘은 21.6% 성장함.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매출은 소폭 성장했거나 유지한 수준이나, 할인율 축소로 인한 매출이익과 영업이익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음. 오프라인과 모바일을 연계한 O2O 서비스(교보문고 바로드림), 독서관련 굿즈(goods) 상품 판매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음.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1년을 넘기면서 나온 공급율 조정, 재정가 판매 등 여러 이슈들은 업계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임. 


서점은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가

오프라인 서점은 멀티-큐레이션(multi-curation, 하나의 주제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한 곳에 진열)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형태의 진열에 변화에 주력하고 있음. 전자책과 음원 등 디지털 컨텐츠와 각종 단말기를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구성도 활성화되고 있음. 전통적인 중소형 서점에서 벗어나 셀렉트 샵 형태의 독립 서점들도 독자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면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 

온라인 서점의 오프라인 진출도 눈여겨볼 현상임. 주요 거점별 중고서점 운영(알라딘), 전자책 체험과 종이책 픽업 공간 구성(예스24) 등을 들 수 있음. 아마존은 미국 시애틀에 최초의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북스(amazon books)를 오픈하면서, 온라인의 마케팅 역량을 오프라인에 접목하고 있음.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준쿠도서점의 밤샘 독서 이벤트와 교보문고의 5만년된 소나무로 만든 대형 독서 테이블 설치 등을 예로 들 수 있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서점이 주목해야할 키워드

①옴니채널(omni-channel) : 모바일 시대에 독자들의 출판 컨텐츠 접근성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되었음. 기노쿠니야와 교보문고 등 오프라인 매장 내 비콘(beacon) 활용은 대표적인 사례임. 출판유통 과정도 보다 체계적인 구조를 통해 비용 절감 및 고객관계관리(CRM) 방식에도 편리함이 더해질 수 있음. 어떻게 기획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서점의 가치와 수익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음. 

②소셜미디어(social media)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있음. 이제 개인들은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거나, 큐레이션을 받는 채널과 플랫폼으로 소셜미디어를 선호하고 있음. 서점도 보다 체계적인 관점에서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임. 

③디테일(detail) :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고객(독자)의 접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준비하고 즉각적인 개선이 요구됨. 온라인의 경우, 비대면 고객을 위한 인터페이스 설계는 텍스트와 이미지 표현 하나하나에 편의성을 극대화해야 함.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고객의 성향에 맞는 큐레이션과 검색-주문-결제-배송 과정에서 치밀한 설계와 대응이 필요함. 

④충성도(loyalty) :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은 제로섬(zero-sum) 게임에 돌입하고 있음. 여러 부분에서 독자를 늘리는 활동이 많지만, 성과는 미약한 수준임. 결국 경쟁사의 독자를 유입시키거나 자사의 독자를 대상으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임.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추가 요금을 내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충성 고객임. 객단가도 훨씬 높고, 바이럴(viral) 마케팅 관점에서 아마존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음. 

⑤협력(collaboration) : 지식문화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서점과 도서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함. 츠타야(Tsutaya) 서점을 운영하는 일본의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는 다케오 시의 도서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이용자 수를 획기적으로 높였고, 출판문화 공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함. 북콘서트, 독서 프로그램 등을 서점과 도서관이 공동 기획 운영한다면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


결국,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구분을 넘어 디지로그 시대의 서점은 플랫폼(platform)을 지향해야 함. 이는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 책과 책의 연결을 모두 포함하는 지식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임. 이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독자를 중심에 두고 명확한 서점 구성과 운영 컨셉을 선행적으로 수립해야 함. 합리적인 방향이 정해지면, 속도는 모바일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는 시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함. <지적자본론>에서 마스다 무네아키 CCC 대표는 “이제 고객의 고유한 취향을 충족해야 하는 서드 스테이지의 시대로 진전되었다.”말했다. 이를 현실화시킨 것이 플랫폼 서점의 대표적인 모델로 이야기되는 츠타야의 다이칸야마 T-SITE임. ‘연결’과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세계 출판시장에서 서점은 변화의 중심에 있음. 시장 내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상생과 협력이 가능한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투자가 지속되어야 함. <끝>


- 출판컨텐츠마케팅연구회, 2015년 12월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 요약 (발표: 류영호)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