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로그 시대의 서점 (서점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출판과 서점 이야기 2015. 12. 10. 12:37


출처: http://real.tsite.jp/umeda/news



2000년대 중반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라는 의미로 디지로그(Digilog)라는 개념이 등장함. 2010년부터 모바일 환경이 확장되면서, 출판 유통 시장에 디지로그는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임. 시장 측면에서 서점을 보는 관점은 다양함. 오프라인-온라인, 종이책-전자책, 대형 체인-중소형/독립형, 수도권-지방, B2C-B2B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음. 구분되는 두 가지의 관점이 디지로그 형태로 어울리면서 서점도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음. 과연 서점은 출판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디를 바라봐야할지 현장 이야기와 미래 전략을 위한 키워드를 제시하고자 함.


세계 출판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떠한가

보더스(Borders)의 파산과 반스앤노블(Barnes&Noble)의 매장 철수 및 디지털 사업 축소 등 전반적인 오프라인 서점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음. 지역의 독립서점은 로컬에 적합한 이벤트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임. 상대적으로 온라인은 급성장하고 있는데, 아마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 아마존은 미국 출판시장에서 신간 유통의 40%, 전자책의 6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전자책이 종이책 판매량을 추월했음. 

PwC에 따르면, 세계 전체 출판시장은 2019년까지 매년 1~2% 성장하고, 전자책은 25~30% 정도 점유할 것으로 전망함. 참고로, 미국 독자의 도서구입 채널은 온라인이 가장 높고, 오프라인이 뒤를 이음. 북클럽과 도서전을 이용하는 독자의 수가 2014년에 전년대비 2배 올랐다는 점은 주목해야 함.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는데 영향을 많이 받는 채널로는 잘 아는 작가, 가까운 지인, 소셜리딩 커뮤니티 친구들이 주축으로 떠올랐다. 종이책의 주류인 페이퍼백과 하드커버의 판매량은 줄어들고, 전자책은 증가 추세에 있음. 전자책 이용 단말기는 다독가들이 선호하는 e-리더(전용 단말기)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많아진 상황임. 

전반적으로 글로벌 출판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는 시점에 있음. 일본 기노쿠니야(Kinokuniya)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초판의 대부분을 직매입한 사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대립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함. 


국내 오프라인/온라인 서점 상황은 어떠한가

도서만 판매하는 오프라인 서점은 2013년 기준 1,625개로 10여년 간 오프라인 서점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음. 2014년 11월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영향으로 지역 중소형 서점의 활로가 일정 수준 높아졌고, 독립형 오프라인 서점들의 확산은 최근에 나타난 고무적인 현상임.  

주요 온라인 서점의 2014년 전체 실적을 보면, 전년대비 예스24는 8.3%, 인터넷교보문고는 3.4%, 인터파크도서는 -17.1%, 알라딘은 21.6% 성장함.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매출은 소폭 성장했거나 유지한 수준이나, 할인율 축소로 인한 매출이익과 영업이익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음. 오프라인과 모바일을 연계한 O2O 서비스(교보문고 바로드림), 독서관련 굿즈(goods) 상품 판매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음.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1년을 넘기면서 나온 공급율 조정, 재정가 판매 등 여러 이슈들은 업계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임. 


서점은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가

오프라인 서점은 멀티-큐레이션(multi-curation, 하나의 주제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한 곳에 진열)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형태의 진열에 변화에 주력하고 있음. 전자책과 음원 등 디지털 컨텐츠와 각종 단말기를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구성도 활성화되고 있음. 전통적인 중소형 서점에서 벗어나 셀렉트 샵 형태의 독립 서점들도 독자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면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 

온라인 서점의 오프라인 진출도 눈여겨볼 현상임. 주요 거점별 중고서점 운영(알라딘), 전자책 체험과 종이책 픽업 공간 구성(예스24) 등을 들 수 있음. 아마존은 미국 시애틀에 최초의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북스(amazon books)를 오픈하면서, 온라인의 마케팅 역량을 오프라인에 접목하고 있음.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준쿠도서점의 밤샘 독서 이벤트와 교보문고의 5만년된 소나무로 만든 대형 독서 테이블 설치 등을 예로 들 수 있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서점이 주목해야할 키워드

①옴니채널(omni-channel) : 모바일 시대에 독자들의 출판 컨텐츠 접근성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되었음. 기노쿠니야와 교보문고 등 오프라인 매장 내 비콘(beacon) 활용은 대표적인 사례임. 출판유통 과정도 보다 체계적인 구조를 통해 비용 절감 및 고객관계관리(CRM) 방식에도 편리함이 더해질 수 있음. 어떻게 기획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서점의 가치와 수익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음. 

②소셜미디어(social media)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있음. 이제 개인들은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거나, 큐레이션을 받는 채널과 플랫폼으로 소셜미디어를 선호하고 있음. 서점도 보다 체계적인 관점에서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임. 

③디테일(detail) :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고객(독자)의 접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준비하고 즉각적인 개선이 요구됨. 온라인의 경우, 비대면 고객을 위한 인터페이스 설계는 텍스트와 이미지 표현 하나하나에 편의성을 극대화해야 함.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고객의 성향에 맞는 큐레이션과 검색-주문-결제-배송 과정에서 치밀한 설계와 대응이 필요함. 

④충성도(loyalty) :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은 제로섬(zero-sum) 게임에 돌입하고 있음. 여러 부분에서 독자를 늘리는 활동이 많지만, 성과는 미약한 수준임. 결국 경쟁사의 독자를 유입시키거나 자사의 독자를 대상으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임.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추가 요금을 내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충성 고객임. 객단가도 훨씬 높고, 바이럴(viral) 마케팅 관점에서 아마존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음. 

⑤협력(collaboration) : 지식문화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서점과 도서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함. 츠타야(Tsutaya) 서점을 운영하는 일본의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는 다케오 시의 도서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이용자 수를 획기적으로 높였고, 출판문화 공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함. 북콘서트, 독서 프로그램 등을 서점과 도서관이 공동 기획 운영한다면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


결국,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구분을 넘어 디지로그 시대의 서점은 플랫폼(platform)을 지향해야 함. 이는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 책과 책의 연결을 모두 포함하는 지식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임. 이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독자를 중심에 두고 명확한 서점 구성과 운영 컨셉을 선행적으로 수립해야 함. 합리적인 방향이 정해지면, 속도는 모바일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는 시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함. <지적자본론>에서 마스다 무네아키 CCC 대표는 “이제 고객의 고유한 취향을 충족해야 하는 서드 스테이지의 시대로 진전되었다.”말했다. 이를 현실화시킨 것이 플랫폼 서점의 대표적인 모델로 이야기되는 츠타야의 다이칸야마 T-SITE임. ‘연결’과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세계 출판시장에서 서점은 변화의 중심에 있음. 시장 내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상생과 협력이 가능한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투자가 지속되어야 함. <끝>


- 출판컨텐츠마케팅연구회, 2015년 12월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 요약 (발표: 류영호)




posted by 류영호

Small Demons

디지털 컨텐츠 2012. 8. 29. 11:40
프롤로그 :

오랜시간 책은 '종이'위에서 그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IT 산업의 발전에 따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매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점점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적어진다고 한다. 독서에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북미의 경우, 전자책 시장이 종이책을 넘볼 정도의 위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지만, 종이책이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책은 늘 함께할 것이다. 다만, 형태의 변화는 막기 힘들 것이다. 

대중이 원하는 책의 모습은 무엇일까? 저자와 출판사, 서점 등 출판유통 산업의 시장참여자들은 앞으로 어떠한 관점으로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적절할지에 대해 고민의 결과들을 하나씩 분석하고 풀어볼려고 한다.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현재 참신하게 서비스되고 있는 국내/외 출판 유통 및 디지털 컨텐츠 사업자(웹사이트 포함)들의 현황과 전략적 이슈를 벤치마킹하고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특히, IT와 책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서비스를 집중으로 보면서 디지털 생태계, SNS, 큐레이션, 빅데이터, 스마트 디바이스 등 산업의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출판과의 접점을 좀 더 디테일하고 이해하기 쉽게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업데이트는 매주 한 꼭지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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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알게된 스몰데몬즈(small demons)라는 사이트가 있다. 스토리벌스(storyverse)가 서비스 네이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사람, 공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책의 본문 내용과 사람들이 주변에서 발견한 키워드를 매칭해서 책을 추천받을 수 있게 구성했다. '책'을 중심으로 컨텐츠와 이야기의 흐름과 번짐이라는 아이디어에 접목했다는 점이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유명인들이나 캐릭터, 특정 상품과 물건, 장소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셋팅되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규정할 수 있다.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미술관에서 수많은 작품 중 테마나 키워드에 맞게 선별해서 추천해주는 사람인 큐레이터(curator)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간략하게 사이트 리뷰를 해보자. 우선, 로그인을 하면 개인별로 스토리보드(storybord) 페이지가 뜨는데 책의 시리즈와 저자, 검색 키워드가 마킹된 도서본문, 인물과 장소 등에 대해 개인별로 자신만의 스토리보도를 만들 수 있게 해놓았다. -> https://www.smalldemons.com/index

 

<스몰데몬즈의 프런트 페이지>

 

우선, 책(book) 카테고리를 보면...

시리즈물 책부터 메인에 올라있고, 신간과 다른 책에 멘션이 된 책들, 유명 음악과 관련된 책, 무대와 영화에 오른 책 들로 분류되어 큐레이션의 기반을 만들어 준다. 책 표지에 마우스 버튼을 올리면 제목과 저자명 그리고 선호도 파악을 위한 하트 표시가 뜬다. 큐레이션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이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그 데이터를 양적으로 많이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빅데이터로 쌓이게 되면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개개인의 이용자가 정말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와 커머스단과 연결되었을 때 마케팅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일련의 프로세스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인물(people) 카테고리를 보면...

어떤 특정한 상을 수상한 저자를 메인에 노출시키고 있고, 뮤지션과 밴드, 코미디언, 코믹북 캐릭터, 영화감독, 정치인, 과학자, 스포츠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개인, 그룹, 조직, 회사로 듀얼 체크도 가능하다. 예를들어, 앨비스 프레슬리의 인물 키워드를 클릭하면 그에 대한 약력과 선호도 하트 버튼, SNS 쉐어 프로그램이 메인에 뜬다. 하단에 그의 이름이 들어간 책의 중요 페이지와 출처가 명기되고, 그 외에 앨비스 프레슬리가 언급된 책들의 리스트가 하단에 슬라이드로 보여지는 패턴이다. 해당 내용에 오류가 있을 경우, 이용자가 운영진에 의견을 보낼 수 있는 클릭 배너도 중간에 표시되어 위키피디아의 느낌이 난다.   

 

 

<앨비스 프레슬리의 결과 페이지>

 

세번째, 장소(places) 카테고리를 보면...

많이 참고된 장소들을 구글맵을 이용해서 포인트별로 보여주는데 전형적인 매시업(mash up) 컨셉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 사용자들이 추가시킨 여러 장소들을 이미지 형태로 보여주는 것은 다른 카테고리와 동일한 패턴을 보여준다. 주요 도시, 가까운 곳, 레스토랑과 바(bar), 대학교 등 다양한 키워드를 등록할 수 있고, 운영자에게 제안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네번째, 다른 것(thing) 카테고리를 보면...

책, 인물, 장소 외에 음악과 앨범, 패션, 의류 브랜드, 자동차, 오토바이, 총기류, 스포츠, 기념일 등 크게 보면 media&arts, products&brands, event로 구분된다. 카테고리 네이밍 그대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키워드로 셋팅할 수 있는 공간이다.

  

끝으로,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공감과 협력을 바라는 관점에서 contribute and curate를 운영한다. 스몰데몬즈의 서비스 퀄리티는 결국 이용자들의 손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운영진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나 피드백 그리고 좋은 제안을 보내달라는 메세지를 지속하고 있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큐레이션 서비스는 더욱 강력해진다. 무엇보다 이 스몰데몬즈에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책'이 중심에 서서 파생된다는 점이다.

 

기계적으로 도서본문을 긁어서 채워가고 있지만, 저작권 이슈 등으로 디지타이징이 되지 못한 책들은 스몰데몬즈의 이용자들의 제안에 의해 새롭게 발굴될 가능성도 상당히 많다. 더불어, 이용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해당 컨텐츠의 가치가 웹이라는 공간에서 더욱 증가될 수 있다는 점도 책의 저자와 출판사 입장에서 플러스 요소가 더 많을 것이다.

 

<해당 책은 제휴된 오프/온라인 및 전자책 서점 사이트로 링크됨>  

 

교과서나 참고서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는 대부분의 도서 구입은 충동 구매가 많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것을 키워드화 해서 검색했을때 나의 선호도에 맞게 알아서 최선의 책 추천을 해준다면 구매욕구는 더욱 높아진다. 그런 측면에서 큐레이션은 감성지능을 매칭한 과학적 추천이라는 본연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책과 큐레이션의 색다른 만남은 그런 면에서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스몰데몬즈를 계속 주목해야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end>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