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폰 출시에 대한 단상

아마존닷컴 경제학 2014. 6. 21. 08:10


링크한 사진은 이번 파이어폰 이벤트 중 최고의 컷이다. 외신과 국내 매체를 통해 아마존 파이어폰 출시 관련 뉴스와 SNS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약 90분 정도의 이벤트 풀영상을 보면서 관전평을 위해 중간중간 메모도 이어갔다. 호평과 악평이 있지만 70% 정도는 호평이다. 물론 악평이 눈에 더 잘 보이긴 한다.


암튼,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벤트를 이끌었다. 말미에 AT&T 모바일사업 대표가 파트너십 축사 겸 파이폰을 선물받는 것도 제프 베조스가 모두 챙겨가면서 진행했다. 연초에 병원에 급히 실려간 일도 있었지만, 컨디션 회복은 다 된 것 같다. 시연할 때 안경을 쓴 모습은 처음 봤지만 나름 잘 어울렸다. 


파이어폰이 생각보다 1)차별성이 떨어진다 2)가격이 싸지 않다 3)이용가능한 앱이 부족하다 4)애플,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 등 여러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100% 혁신을 이끌어가기에는 파이어폰의 스펙과 가격에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아마존이 애플, 삼성, 샤오미, 모토롤라 등 기존의 하드웨어 전문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각의 링에서 권투도 하지만 킥복싱도 할 수 있다. 


아마존은 e-커머스가 핵심 사업이자 미션이다. 그래서 아마존이 만드는 디바이스는 실물 상품(일반 상품)과 비실물 상품(컨텐츠, 서비스 등)을 PC를 통해서 이용하던 고객에게 웹과 모바일 기반의 모든 디바이스 라인업을 통해서 아주 간편하고 빠르게 지원하는데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 디바이스 자체만을 개발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달성하는 대부분의 시장경쟁자들과는 셈법이 다른 것이다. 이 부분을 이해해야 아마존의 디바이스 전략을 이해하는 첫 단추를 꿸 수 있다.      


90분동안 진행된 제프 베조스의 프리젠테이션은 넥스트 스티브 잡스라는 평가가 틀린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동일 레이어에 있는 최고의 혁신을 이끄는 경영자로 봐야한다는 생각이다 1964년생인 제프 베조스는 20년동안 아마존을 이끌고 있고 앞으로도 롱런하면서 글로벌 최강의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 갈 것이다.


- Gorgeous

- We seek to be renewal worthy.

- Patience, persistence, and obsessive attention to detail.

- Earn trust with customers.

- How would it be different?


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 사용된 주요 단어와 문장을 통해서 아마존이 강조하는 파이폰의 핵심 전략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 제프 베조스는 아주 멋진, 새로운 가치, 인내심, 디테일, 집중, 고객, 차별화 등 파이어폰이 철학적으로 기술적으로 고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구현해야하는지.. 고민과 해결책을 끝없이 묻고 답했을 것이다. 


아마존의 파이어폰은 하드웨어 스펙은 기본이다. 더 높여서 원가를 높일 필요가 없다고 봤다. 스마트폰이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 것이 그들의 일상에서 높은 가치와 이용률을 높일지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대표적으로 선명도를 높인 사진 촬영 기능과 무제한 클라우드 지원, 다양한 상품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파이어플라이'는 아마존의 20년 커머스 노하우가 집결된 서비스다. '다이나믹 퍼스펙티브'는 입체적인 그래픽 환경과 유저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이제 파이어폰 고객은 터치도 필요없다. 손목을 까딱거리면 앞으로 뒤로 위로 아래로.. 자유자재로 인식해서 이동한다. 


아마존의 신사업은 '병렬과 직렬의 연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컨텐츠가 따로 또 같이 연결되어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시장을 향해 불꽃(kindle)과 화염(fire)을 발사한다. 파이어폰 구입자는 1년간 연간 99달러(미국 기준)의 프라임 회원제가 기본 제공된다. 이미 이 금액을 세이브하고 수백만건의 전자책, 비디오, 오디오 컨텐츠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앱이 부족하다고 해도 매년 그 성장세는 가장 빠르고 SDK 공개를 통해 개발자들이 아마존 앱스토어로 몰리도록 여러 인센티브를 가동시킬 것이다. 이는 전자책 킨들의 확장을 위해 KDP 셀렉트 모델을 보면 개념이 떠오를 것이다. 


파이어폰은 아마존의 업의 본질인 e-커머스를 가장 말단에서 확장시켜갈 최상의 고객 접점이 될 것이다. 전화나 메시징 기능은 이미 필수다. 같은 레이어에서 애플이나 삼성 등 기존 강자들과 1:1 대결은 아마존이 애초에 원했던 방향은 아닐 것이다. 제프 베조스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영감을 얻은 동화책이 한 권 있다. <소나무 씨 뭐하세요?(번역)>는 모든 집에 모양과 색깔이 같은 동네에서 보라색으로 집을 칠한 집이 자신만의 특징을 갖추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있다. 차별화의 중요성에 대해 동화의 눈높이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는 보라색으로 칠한 집을 만든 것이다. 당장은 부족하거나 동떨어져 보일지 몰라도 결국 주변에서 간판 가게 주인인 소나무 씨를 따라갔다. 2007년 킨들을 출시하면서 제프 베조스가 강조한 말이 있다. "킨들은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다." 파이어폰 역시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라는 문장이 그대로 적용된다. 아마존의 다양한 컨텐츠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파이어폰과 연결되고, 파이어폰은 다시 각종 앱들과 연결된다. 이는 곧 고객과 연결되고 고객은 또다른 고객과 연결된다.


아마존의 고객들은 스스로 원하거나 추천받은 상품과 서비스의 모든 것을 아마존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하면 된다. 결국 아마존이 만들어 가는 지향점은 '라이프 플랫폼'이라고 본다.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아주고 구입할 수 있는 간결하고 최적화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킬 것이다. 글로벌 메이저 경쟁사들이 아마존을 껄끄러운 상대로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멀티플레이어'라는 것이다.


파이어폰이 프리 오더를 받는 수량과 향후 1년동안의 1차 성적표는 매우 중요하다. 킨들과 킨들파이어를 통해 기초 체력을 많이 다져놓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흐름이 전혀 다를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성도 높은 프라임 회원을 중심으로 아마존이 글로벌 시장으로 공격적인 진출과 행보를 동시에 펼칠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실행시킬 것이다. 아마존의 'Get big fast' 전략과 리더십 원칙을 통해 내부의 힘이 외부의 고객과 연결되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고객은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저 아마존을 즐기면 된다.   


아시아에선 일본과 중국이 가장 먼저 출시될 것이다. 이미 지역 기반 고객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고 각종 컨텐츠와 앱스토어의 활동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커머스 또는 컨텐츠 서비스가 오픈한다면 파이어tv와 함께 파이어폰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쇼핑의 과학을 이끄는 아마존의 파이어폰.. 커머스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물론, 아마존 플랫폼적 진화는 매일 변화를 수용하고 성장의 핵심엔진이 되어 관련 산업 전체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렇다! 아마존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이제 파이어폰 다음은 뭘까? 아마도 교육 관련 산업이지 않을까!


posted by 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