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살아남는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점인 '아마존(Amazon.com)'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1/4분기중 현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리만 브라더스의 보고서 이후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젯와 투자법인 레크 메이스의 매니저 윌리엄 밀러 등은 아마존의 현금흐름은 괜찮은 편이며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 역시 파이낸셜타임스(1일자)와의 회견에서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으며 해외 투자도 계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논란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닷컴(.com)주의 급락을 부추겼다. 온라인 소매점의 전형이자, 가장 적절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아마존이 무너질 경우 기업-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자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 이에대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일 발행)는 투자자들이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를 보다 분별있게 보기 시작한 증거이며, 닷컴들이 인터넷의 무한한 성장 기회와 규모의 경제 및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규모는 세계적으로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경제기업도 온라인 업체에 맞서 시장을 사수하기위해 이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온라인 거래는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소매점의 주가는 6개월전에 비해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잠재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 화장품부터 가구까지 다루며 월마트와 같은 슈퍼스토어가 된 아마존도 최근 1주간 주가가 20%가까이, 지난해 12월9일의 최고치(113달러)에 비해서는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마존 사태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것인가? "시장의 초점이 닷컴의 성장잠재력이 아닌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이윤으로 바뀌었다" 는 설명은 너무 단순하다.
또 "온라인 소매점은 애당초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지적은 너무 위험하다. 아마존의 현금흐름이나 운영방식이 전통적인 소매점과 다를 게 없다는 리만 브라더스 보고서를 인용, "온라인 소매점과 전통적인 소매점간 차이가 없다"는 혹평도 나오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다.
우선 온라인 상거래는 최근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태동단계이다. 성장기에 있는 아마존을 성숙기에 접어든 오프라인 소매점과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다. 물론 아마존은 신속한 배달 등 서비스를 강화하기위해 창고를 짓는 등 오프라인과 접목해야 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UPS와 같은 물류회사들에게 이 업무를 맡길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인구가 증가할 수록 전통적인 소매점은 아마존 등과 경쟁하기위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젯은 온라인 소매시장의 절반이상을 전통적인 소매점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아마존을 전통적인 소매점으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이며, 전통적인 업체가 변신에 성공할 경우 아마존과 같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온라인 소매점은 수익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며, 이미 아마존이 채택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성공적인 수익모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무튼 온라인 소매점으로 대표되는 B2C 분야는 월스트리트의 냉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전자상거래에서 그나마 성숙된 분야이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B2C에서 기업간(B2B), 기업-정부간(B2G) 상거래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지만 B2B만하더라도 1,000개의 업체중 매출을 올리는 곳이 200개 정도이고 상장된 곳도 30개에 불과할 만큼 걸음마 단계다.
상당수 인터넷 업체들은 초기에는 자금조달(funding)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당초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곤 한다. B2C가 월가의 외면을 받게 되면 B2C업체들은 B2B로 전환할 공산이 크고, 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보면 B2C, B2B의 영역은 무너지고 있다. About.com 을 보자.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포털(portal), 곧 B2C업체이지만, 보유기술이나 서비스를 다른 인터넷 회사에 팔고 있고 이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B2B업체다. 정작 이 회사의 CEO인 스콧 쿠르닛(Scott Kurnit)은 미디어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보는 눈에 따라 닷컴의 평가가 달라지곤 한다. 아마존에 대한 엇갈린 평가도 여기서 기인한다. 아마존은 미국 닷컴가운데 처음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에는 창의적인 자금조달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채권전문가의 평가 대상에 오르게 됐다. 채권 분석가인 라비 수리아가 작성한 리만 브라더스의 보고서가 단적인 예다. 인터넷 전문 애널리스트인 블로젯은 아마존의 성장가능성을 인정하지만 대차대조표 등 현금흐름을 꼼꼼히 챙기는 수리아는 그렇지 못하다. 실제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7월 10일자)도 이를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좀더 냉정해지면서 상당수 닷컴들은 현금 보유를 늘리고, 투자 및 마케팅을 줄이는 등 전통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B2B나 B2C 구분없이 닷컴들이 인터넷의 장점을 얼마나 활용하느냐, 경쟁업체와 얼마나 차별화하는냐, 브랜드 네임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 점에서 온라인 경매업체인 e베이는 거의 완벽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e베이는 그 자체로 움직인다. 소비자들이 팔 물건을 올리고 거래도 스스로 한다. 이 회사는 앉아서 돈을 모으고 있으며, 그 결과 이윤을 내고 있다. 물류시설과 종업원을 둬야 하는 아마존과 차별화된다.
결국 B2C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핵심사업분야에서 구경제 요소를 털어 버리고 인터넷의 진정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주)머니투데이 정희경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점인 '아마존(Amazon.com)'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1/4분기중 현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리만 브라더스의 보고서 이후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젯와 투자법인 레크 메이스의 매니저 윌리엄 밀러 등은 아마존의 현금흐름은 괜찮은 편이며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 역시 파이낸셜타임스(1일자)와의 회견에서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으며 해외 투자도 계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논란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닷컴(.com)주의 급락을 부추겼다. 온라인 소매점의 전형이자, 가장 적절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아마존이 무너질 경우 기업-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자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 이에대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일 발행)는 투자자들이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를 보다 분별있게 보기 시작한 증거이며, 닷컴들이 인터넷의 무한한 성장 기회와 규모의 경제 및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규모는 세계적으로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경제기업도 온라인 업체에 맞서 시장을 사수하기위해 이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온라인 거래는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소매점의 주가는 6개월전에 비해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잠재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 화장품부터 가구까지 다루며 월마트와 같은 슈퍼스토어가 된 아마존도 최근 1주간 주가가 20%가까이, 지난해 12월9일의 최고치(113달러)에 비해서는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마존 사태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것인가? "시장의 초점이 닷컴의 성장잠재력이 아닌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이윤으로 바뀌었다" 는 설명은 너무 단순하다.
또 "온라인 소매점은 애당초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지적은 너무 위험하다. 아마존의 현금흐름이나 운영방식이 전통적인 소매점과 다를 게 없다는 리만 브라더스 보고서를 인용, "온라인 소매점과 전통적인 소매점간 차이가 없다"는 혹평도 나오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다.
우선 온라인 상거래는 최근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태동단계이다. 성장기에 있는 아마존을 성숙기에 접어든 오프라인 소매점과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다. 물론 아마존은 신속한 배달 등 서비스를 강화하기위해 창고를 짓는 등 오프라인과 접목해야 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UPS와 같은 물류회사들에게 이 업무를 맡길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인구가 증가할 수록 전통적인 소매점은 아마존 등과 경쟁하기위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젯은 온라인 소매시장의 절반이상을 전통적인 소매점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아마존을 전통적인 소매점으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이며, 전통적인 업체가 변신에 성공할 경우 아마존과 같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온라인 소매점은 수익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며, 이미 아마존이 채택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성공적인 수익모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무튼 온라인 소매점으로 대표되는 B2C 분야는 월스트리트의 냉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전자상거래에서 그나마 성숙된 분야이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B2C에서 기업간(B2B), 기업-정부간(B2G) 상거래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지만 B2B만하더라도 1,000개의 업체중 매출을 올리는 곳이 200개 정도이고 상장된 곳도 30개에 불과할 만큼 걸음마 단계다.
상당수 인터넷 업체들은 초기에는 자금조달(funding)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당초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곤 한다. B2C가 월가의 외면을 받게 되면 B2C업체들은 B2B로 전환할 공산이 크고, 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보면 B2C, B2B의 영역은 무너지고 있다. About.com 을 보자.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포털(portal), 곧 B2C업체이지만, 보유기술이나 서비스를 다른 인터넷 회사에 팔고 있고 이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B2B업체다. 정작 이 회사의 CEO인 스콧 쿠르닛(Scott Kurnit)은 미디어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보는 눈에 따라 닷컴의 평가가 달라지곤 한다. 아마존에 대한 엇갈린 평가도 여기서 기인한다. 아마존은 미국 닷컴가운데 처음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에는 창의적인 자금조달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채권전문가의 평가 대상에 오르게 됐다. 채권 분석가인 라비 수리아가 작성한 리만 브라더스의 보고서가 단적인 예다. 인터넷 전문 애널리스트인 블로젯은 아마존의 성장가능성을 인정하지만 대차대조표 등 현금흐름을 꼼꼼히 챙기는 수리아는 그렇지 못하다. 실제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7월 10일자)도 이를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좀더 냉정해지면서 상당수 닷컴들은 현금 보유를 늘리고, 투자 및 마케팅을 줄이는 등 전통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B2B나 B2C 구분없이 닷컴들이 인터넷의 장점을 얼마나 활용하느냐, 경쟁업체와 얼마나 차별화하는냐, 브랜드 네임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 점에서 온라인 경매업체인 e베이는 거의 완벽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e베이는 그 자체로 움직인다. 소비자들이 팔 물건을 올리고 거래도 스스로 한다. 이 회사는 앉아서 돈을 모으고 있으며, 그 결과 이윤을 내고 있다. 물류시설과 종업원을 둬야 하는 아마존과 차별화된다.
결국 B2C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핵심사업분야에서 구경제 요소를 털어 버리고 인터넷의 진정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주)머니투데이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