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펭귄-랜덤하우스의 합병을 보는 시각
    출판과 서점 이야기 2012. 10. 31. 10:37

    이번 '합병'의 핵심은 이게 아닐까? 


    1. 아마존과의 전자책 헤게모니에서 출판사 중심의 자체적인 디지털 컨텐츠 플랫폼을 만들겠다. 

    2. 몸집을 키워 향후에 상장(IPO)을 목표로 해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만들겠다. 

    3. 출판 뿐만아니라 교육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닦겠다. 


    이 세가지의 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 반스앤노블은 출판과 교육 시장의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할 것이다. 결국 그 중간에는 '플랫폼'이 있다. 이 판에서 나는 출판사가 중심이 된 컨텐츠 플랫폼은 어떤 모습을 가질지 궁금하다. 최종적으로는 컨텐츠의 원천 생산자인 '저자(작가)' 확보에 승부의 키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저자들이 배부를 수 있는 세상은 과연 올 것인가? 하지만, 판이 커지더라고 저자의 수익 곡선은 '빈익빈 부익부'의 형태로 흘러갈 것 같다.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


    펭귄-랜덤하우스 합병…출판공룡 탄생

    By JEFFREY A. TRACHTENBERG

    European Pressphoto Agency
    런던 서점에 놓여있는 펭귄그룹과 랜덤하우스 도서

    약 5개월 전 출판업체 피어슨의 대변인은 미디어그룹 베텔스만에 연락해 랜덤하우스를 피어슨 계열사 펭귄그룹과 합칠 의향이 있는지 타진했다.

    29일(월요일) 양사는 펭귄그룹과 랜덤하우스를 합병해 펭귄 랜덤하우스를 창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출판업계 디지털화라는 대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출판업계에 있어 중요한 시점에 발표된 결정이다. 몇 주 전 미 법무부는 펭귄그룹을 포함한 5대 출판사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소송을 제기했다. 전자책 가격을 담합한 혐의이다. 이 중 3사는 법무부와 합의를 했지만 펭귄그룹 등 2개 회사는 아직도 소송에 휘말려 있다.

    법무부는 합의조건으로 출판사들이 전자도서 할인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7년 전자책리더 킨들을 출시한 아마존은 전자도서 할인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5대 출판사는 2010년 할인정책을 폐지했다. 할인이 재개될 경우 아마존의 주요 경쟁사인 반스앤노블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출판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인쇄와 운반비용이 들지 않는 전자도서가 출판사 이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할인이 재개될 경우 아마존이 출판사들에게 추가 할인압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출판사 6곳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 출판시장에서 합병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외형을 키울 경우 아마존을 포함한 판매업체들과 더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피어슨이 우위를 확보하려는 생각으로 다른 출판사보다 먼저 합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피어슨과 베텔스만은 다음 성명을 발표했다.

    “출판업계의 장기적인 추세와 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변화상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양사의 출판업의 상업적 성공을 유지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 국제적인 출판사와 파트너십 형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막판에 출판사 하퍼콜린스의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이 펭귄그룹을 인수하는 데 관심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정식 제안을 하지 않았다. 일요일 양사 이사회는 이번 합병계획을 승인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본지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피어슨 이사회는 현금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끝에 베텔스만과의 합작투자에 만장일치로 표를 던졌다.

    펭귄그룹을 매각했다면 자본이득세 부담이 너무 컸을 것이라고 내부관계자는 전했다.

    양사는 2013년 하반기까지 합병이 완수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규제기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펭귄 랜덤하우스 경영진은 양사 출신으로 구성된다. 랜덤하우스의 마커스 돌 CEO(44)가 CEO직을, 펭귄그룹의 존 매킨슨 CEO(58)가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빠른 확장세를 보이는 전자도서가 출판업계에서 변화를 불러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계약이다. 출판사 일반도서 매출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6.3%에서 2011년에는 14.8%로 뛰어올랐다. 한 출판사 임원은 전체 소설 매출의 30~50%를 전자책이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책으로의 전환은 출판사들에게 있어 이론상으로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생산 및 운송비가 줄어들뿐 아니라 재고가 출판사로 돌아오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베스트셀러의 경우에도 안 팔려서 돌아오는 비율이 출판된 물량의 30~40%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종이도서 비중이 감소하더라도 인쇄시설과 창고유지비와 같은 고정비는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이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출판사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하퍼콜린스는 미국에 두고 있는 창고 4개 중 2개를 폐쇄했다. 펭귄그룹과 랜덤하우스의 미국 내 창고는 합쳐서 4개이기 때문에 일부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양사가 운송비와 창고유지비, IT 관련 비용 등 합병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최근에야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돌 CEO는 “당장의 시너지가 아니라 미래의 성장을 위한 계약”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매킨슨 CEO는 양사가 합병 덕에 소셜미디어 등 신기술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프라인 서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작가를 새로 발굴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어졌다. 독자층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소셜미디어가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에이전트들은 합병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매킨슨 CEO는 양사가 출판 인쇄수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작가수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밝혔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미국작가협회 회장인 스콧 터로우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기업이 출판업에 진입하면서 출판사들은 새로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들이 외형을 키우려고 하는 이유는 십분 이해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 아직 알 수 없다.”

    몇 주 전 피어슨의 마조리 스카디노 CEO는 연말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후임자인 존 팔론이 피어슨의 일반도서 사업을 접고 자신이 맡은 교육도서 사업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는 추측이 퍼지고 있다.

    피어슨과 베텔스만은 3년 동안 펭귄 랜덤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그후 피어슨은 타인자본조달을 통한 배당금 지급을 요청해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 양사는 5년 후 주식상장을 요구할 수 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