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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있는 네트워크로 경계를 허물고 있는 '오가닉 미디어'의 힘
    나름대로 북리뷰 2014. 3. 26. 12:54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 저 / 21세기북스 / 2014)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 교수의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 내가 미디어를 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문장이다. 그것은 모든 미디어가 우리 자신의 확장이며, 이 미디어의 개인적 및 사회적 영향은 우리 하나하나의 확장, 바꾸어 말한다면 새로운 테크놀로지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도입되는 새로운 척도로서 측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미 스스로가 미디어를 생성하고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와 모바일 네트워크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미디어의 정의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시대가 끝나면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컨텐츠를 중심에 두고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산업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렇게 미디어와 네트워크는 매우 밀접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한마디로 정의한 것이 바로 '오가닉 미디어'(Organic Media)다. 오가닉이라는 단어가 주는 역동성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 행태에 맞춰보면 아주 잘 어울린다. 그만큼 스스로 살아 움직이고 전파의 과정들도 연속적이기 때문이다.


    2013년 어느 날, '오가닉 미디어'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책의 저자인 윤지영 대표님의 인사이트 넘치는 포스팅을 하나씩 읽어갔다. 대표적인 전통 미디어인 책의 종말과 진화, 미디어의 3요소(컨테이너, 컨텐츠, 컨텍스트), 미디어 관점에서본 아마존닷컴에 대한 포스팅 등 미디어에 대한 문외한인 나에게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포스팅이 언제 올라오는지 기다리는 날들이 이어지곤 했다. 시간이 흘러 한 권의 책으로 업그레이드된 『오가닉 미디어』는 컨텐츠 비즈니스 업무를 하는 나에게 흥미와 통찰을 동시에 만나게 해주었다. 이 서평을 쓰기까지 2번을 완독했다. 처음 간독에서 정독으로 이어갔다. 기존에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읽어본 내용들도 있었지만, 종이라는 포맷위에서 각 챕터와 소주제들은 컨텍스트 관점에서 연결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한번 봐서 이해가 잘 안되는 체크해서 다음에 읽을 때 전후 맥락을 다시 되새기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만큼 미디어 공부를 하기 위해 좋은 교과서같은 책이었다. 어려운 주제와 단어를 간단명료하게 잘 풀어내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라고 본다. 저자는 이 책에 디지털 시대에 미디어의 새로운 정의를 그만큼 알차게 담아냈다. 각 챕터마다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은 페이지를 넘기는 몰입도를 높이는데 충분했다. 


    사회학자(파리 5대학커뮤니케이션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인 저자가 바라보는 미디어는 이론에만 치우쳐있지 않다. 각종 네트워크 연구 활동과 함께 미디어 전략 컨설팅, 포털회사에서 인터넷 미디어 책임자, 벤처에서 SNS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실제 현장의 경험을 융합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이 책이 가진 최대 강점 중의 하나다. 저자는 미디어와 컨텐츠를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의 관점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핀터레스트, TED, 아마존 등 친숙한 사례와 함께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사용성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컨텐츠 소비 자체보다 컨텐츠를 함께 즐기며 공감할 수 있는 컨텍스트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와 SNS 등을 통해서 컨텐츠 소비가 끊김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항상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컨텐츠는 필수인 시대다. 


    책의 중반부로 넘어가면, 시간과 공간의 관점에서 본 미디어의 역사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우편과 인쇄술의 결합은 매스미디어의 시작을 예고했다. 출판과 신문, 텔레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인 전기전신에서 전화로 발전되면서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본격적인 성장을 알렸다. 이후에 시청각 미디어는 공간을 통제하고 이동시키는 힘이 되었고, 유비쿼터스라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언제/어디서나 미디어와 컨텐츠 이용자들은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오가닉미디어는 시공간의 구속으로 되돌아왔다. 우리는 공간을 해체했지만 스스로 그 공간속에서 시간의 제약을 더 받게되는 현실을 접하고 있다. 연결되어 있을수록 더 빠른 피드백을 원하거나 제공해야 하는 등 인간의 조바심은 개인과 조직의 폐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효과적인 미디어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컨텍스트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개별적인 실체인 컨텐츠는 전달과정에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컨텍스트를 통해 보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예를들어, 각종 SNS 관련 서비스에서 '공유하기'(Share This) 버튼은 컨텐츠와 사람들을 매개하는 컨텍스트이자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환경이다. 상거래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 구매 이전에 최대한 많은 데이터(다른 구매자, 리뷰, 정보 등)에 연결되게 만들고, 구매 이후에도 고객의 매개 행위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사업자의 지속 성장한다. 결국 컨텍스트의 연결 주체는 바로 사용자(고객)이다. 아마존은 글로벌 상거래 업체에서 이 부분을 가장 치밀하게 운영하는 기업이다. 


    지난 4~5년 전부터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단턴 교수의 여러 책을 통해 출판의 미래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이 책에는 오가닉 미디어 관점에서 보는 출판이 가지고 있는 본질과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제대로 짚어준다. 플립보드, 웹북 등 저자가 직접 체험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제 출판은 컨텐츠(메세지)를 공개하는 행위를  일방적인 '전달'에서 인터랙티브한 '매개'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점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출판유통업계 종사자이면서 출판연구자 관점에서 크게 동감되는 부분이다. 책의 말미에 '매개'에 대한 이야기도 시선이 집중되었다. 매개는 중재(자)를 통해 어떤 '새로운 결과'가 발생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재창조-복제-소비라는 매개의 4가지 유형은 미디어가 단순히 메세지를 전달하는 도구라는 관점을 탈피시키는 키워드다. 즉, 사용자들의 다양한 변화에 따라 만들어지는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인터넷의 새로운 진화를 만들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서신공화국'(편지를 기반으로 형성된 지식 공유 네트워크)은 개방형 네트워크, 사용자 인터페이스, 매개 과정 등을 통해 '오가닉 미디어'에서 말하는 기준과 부합되는 측면이 많은 점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다. 


    끝으로, 저자는 SNS와 이용자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문답한다. 사용자 정체성은 크게 동일시와 차별화 욕구를 기반으로 하면서 각자 대립된 요소는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다. 팽팽한 긴장 관계를 통해 스스로 중심을 잡으면서 SNS를 활용해야 하는데 자칫 '허세'와 '유유상종'으로 이어져 가식적인 나와 파편화 현상에 갇히는 위험성에 대해 저자는 주의를 환기시킨다. 사회적으로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에 대한 경계와 공생을 통한 새로운 미디어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 타당성도 사례와 함께 주장한다. 이 책은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의 미래에 대해 유기적인 관계의 중심에 사람(스스로의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다. 내가 '오가닉 미디어'가 되고 시장과 비즈니스의 새로운 질서를 그려나가는 모습에서 성장과 발전은 병행해서 따라올 것이다. 사람이 만드는 수많은 생산활동은 상호 연결되어 빅데이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연결이 만드는 위기와 기회는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중요한 것 스스로의 마음 자세와 결정이다. 세상은 더욱 복잡하고 빨라지고 있다. 저자는 '오가닉 미디어' 시대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으로 '체득'을 이야기 한다. 수많은 만남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더 '자유롭게'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들린다. 미디어라는 단어가 이렇게 편안하고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내 머리속에 들어왔다. 이 책 『오가닉 미디어』 덕분이다. 디지털-미디어-컨텐츠-컨텍스트-스마트-네트워크라는 키워드 중 하나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일독을 적극 권한다.  [끝] 




    오가닉 미디어

    저자
    윤지영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2-2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왜 오가닉 미디어인가? 미디어 위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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